LIFESTYLE 어떤 가죽 시트에 앉고 계세요?

자동차 실내 디자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바로 시트다. 가죽으로 고급스러운 시트를 뽐내는 자동차가 많아졌다. 다양한 가죽과 컬러, 퀼팅 등 시트 소재의 이유 있는 선택.

2019.08.30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볼보 S90과 V90에 탑재된 앞좌석 시트. 스웨덴에서 제조된 고급 나파 가죽을 사용한다.  

 

디자인과 기능으로 무장한 의자. 그냥 의자가 아니다. 자동차 시트 이야기다. 자동차 디자인이기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기본, 과거보다 성능 좋은 시트 폼으로 제작해 착석감은 더욱 좋아졌다. 운전자의 등에 땀이 차지 않도록 통풍 기능을 넣고, 추운 겨울을 대비해 뒷좌석까지 열선을 배치하는가 하면, 강도 조절이 가능한 안마 기능까지 추가하는 추세이니, 최상의 기능성 의자가 아닐 수 없다. 시트 내부가 이토록 촘촘하게 기능을 추가하는 동안 이를 감싸는 외피 또한 드라마틱하게 변신하고 있다. 블랙과 그레이 직물 일색이던 과거에 비하면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 시트는 소재도 컬러도 무척 스타일리시해졌다. 편의를 높이는 기능을 통해 브랜드의 기술력을 뽐낸다면, 눈에 보이는 시트를 통해 브랜드의 디자인 감각을 드러낸다. 여기에 운전자의 개성까지 고려해 시트 컬러와 소재를 직접 고를 수 있게 하고 있으니 같은 차종이라도 내장재를 달리할 수 있는 것. 따라서 시트에 사용하는 소재와 제작 기법 등을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BMW 뉴 7시리즈의 꼬냑 컬러 나파 가죽 시트. 

 

가죽 시트는 주로 고급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용돼왔다. 직물 소재에 비해 신축성이 뛰어나 태생적으로 착석감이 좋은 소재다. 과거에는 직물 시트가 주를 이뤘는데, 이는 가죽에 비해 다양한 패턴의 디자인 구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죽의 가공 기술은 요즘 같지 않았다. 디자인 제약이 컸던 것은 물론 운전자가 사용하는 동안 변형도 잦았다. 현재는 가죽 가공 기술이 놀랍게 발달해 다양한 질감 구현뿐 아니라 다채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가죽 시트가 대중화되는 추세다. 해외 운전자들에 비해 국내 운전자들은 자동차의 내부 디자인과 옵션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듯, 국내 브랜드 중 중형급 이상에는 가죽 시트를 적용한 모델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좀 더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함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요소들이 추가되고 있다. 


자동차 시트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가죽은 나파 가죽이다. 본래 나파 가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지역에서 제조한 양가죽을 지칭했으나, 지금은 부드러운 천연 가죽을 통칭한다. 가죽에 화학 염료를 써서 무두질하여 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기법으로 탄생했다. 당시에는 토끼, 사슴, 염소, 말, 캥거루, 돼지, 타조, 양, 뱀, 악어 등 다양한 가죽이 베이스로 사용되었는데, 요즘 자동차에 쓰이는 가죽은 대부분 소가죽이다. 소는 다른 가죽에 비해 충분히 넓은 면적의 소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상처가 나 있거나 공정상 손상이 된 부분을 제외하고 가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면적 확보가 용이하고 경제적인 소가죽을 주로 쓰게 된 것. 소가 자라면서 생긴 주름은 물론 털이 나 있던 소가죽을 가공한 그레인은 내구성과 통기성이 우수하다는 장점까지 있다. 여기서 이런 질감을 최대화하는 공정을 거치면 좀 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얻게 된다. 나파 가죽 외에 더 고급스러운 아닐린 가죽을 자동차 시트에 적용하기도 한다. 이는 천연 소가죽에 아닐린 염료를 사용해 자연 그대로의 가죽 상태를 확보한 것이다. 별다른 코팅 처리를 하지 않은 아닐린 가죽은 스스로 수분과 유분을 흡수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멋이 표현되기도 한다. 길들여 사용하는 가죽이다.

 

마이바흐 S-클래스에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디지뇨 익스클루시브 레더 시트. 

 

또 가죽 시트에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퀼팅 처리한 경우도 있는데 바느질로 견고함을 높임과 동시에 통풍 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시트가 몸에 밀착되었을 때 달라붙지 않고 사이사이 틈을 두게 한 것이다. 가죽에 미세한 구멍을 낸 시트도 볼 수 있다. 이른바 통풍 시트다. 주로 몸이 닿는 등받이와 엉덩이 부분에 미세한 구멍이 나 있는데, 시트에 탑재된 송풍 기능에 따라 바람의 통로가 된다. 타공 시트에 퀼팅 처리를 한다면? 구멍 사이사이로 실이 빠지지 않도록 이를 피해 퀼팅 처리하는 작업이 관건이다. 이러한 섬세한 공정은 시트 디자인에 기능뿐만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배가하는 요소가 된다. 벤츠, BMW, 푸조와 시트로엥 등 웬만한 수입 브랜드 자동차에서 이런 디자인이 적용된 시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BMW 뉴 7시리즈의 구매자가 6가지 나파 가죽 컬러 중 코냑과 모카 색상을 선택할 경우 좀 더 넓은 면적으로 퀼팅 처리한 시트가 제공된다. 몸의 굴곡을 따라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시트는 고급스러움을 물론 견고함을 높였다. 볼보의 신형 크로스컨트리 V60의 가죽 커버 컴포트 시트는 통풍 기능이 추가된 나파 가죽을 사용해 뛰어난 마감과 디테일이 적용된 예다. 또 XC40에 장착된 R 디자인 시트 커버에는 나파 가죽 및 누벅을 사용, 화이트 스티칭과 파이핑을 적용했다.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오렌지색 펠트까지 추가했는데, 이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다.  


 

 프리미엄 SUV 2019년형 링컨 MKC 내부에 사용된 브리지 오브 위어 사의 가죽 시트 클로즈업.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가죽 시트 
나파 가죽과 아닐린 가죽 외에 좀 더 고급스러운 소재도 있다. 바로 알칸타라(Alcantara®)다. 알칸타라 가죽은 알칸타라 사가 제조하고 판매하는 피복 마이크로 섬유로 제작된 소재로 동물성 가죽인 천연 스웨이드의 대체물로 발명되었다. 일종의 고급 인조 가죽인 셈이다. 폴리에스터 68%와 폴리우레탄 32%로 구성된 섬유로 제작된다. 머리카락 굵기의 400분의 1인 미세 섬유로 제작되기 때문에 공정이 복잡해 단가 또한 높다. 알칸타라 가죽은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과 고급스러운 느낌이 특징이며, 천연 스웨이드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긁힘이나 찢어짐이 거의 없고 쉽게 변형되지도 않는다. 또 얼룩과 열에 강해 쉽게 오염되지 않고 세척 및 관리가 용이하다. 통풍성이 뛰어나고 마찰력이 적당하여 자동차 내장재로 사용하기엔 두루두루 좋은 조건을 갖췄다. 단점은 바로 가격이다. 알칸타라를 시트 전체에 시공하면 차량 가격은 엄청 높아진다. 슈퍼카 브랜드에서 애용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재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우수한 밀착감 때문인데, 운전자의 몸이 자주 쏠리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주도하는 포르쉐 911, 카레라 GTS,  애스턴 마틴의 DBS 슈퍼레제라나 발키리 등에서 알칸타라가 적용된 시트를볼 수 있다. 알칸타라는 자동차 시트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휠이나 기어 노브 등에도 사용되어 운전자에겐 안정감을,  디자인에는 고급스러움을 높인다. 인기에 힘입어 알칸타라 사도 고급 브랜드와의 협업을 자주 해왔는데, 자동차 브랜드별로 고급 레인지의 차종을 통해 이의 다양한 쓰임을 선보이고 있다.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한 기어 노브. 애스턴 마틴 전 차종에 선택 주문할 수 있다. 

 

최고급 자동차에서 최상급 가죽 시트를 제작하기 위한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마이바흐 S-클래스에 선택 사양으로 디지뇨 익스클루시브 레더 시트를 제공하고 있다. 가죽은 독일 남부에서 공수한 최고급 나파 가죽을 사용한다. 질감은 물론 색상도 균일하고 섬세한 시트를 만들려면 최상의 가죽을 공수하는 것은 기본이다. 좌석 커버 하나 만드는데, 그들의 기준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부분을 제외하고도 약 5제곱미터의 가죽을 사용한다. 정교한 맞춤 패키지로 고객의 스타일은 물론 메르세데스-벤츠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품질의 최상을 보여주려는 일환이다. 링컨은 스코틀랜드의 광활한 녹초 지대에서 방목해 키운 소만을 사용하는 브리지 오브 위어 사가 제작한 최상급의 가죽 베네치안 레더를 시트는 물론 내장재로 쓴다. 명인의 손길로 가공되어 탄생한 가죽은 매우 부드럽고 탁월한 내구성을 갖췄다. 링컨의 스티어링 휠에는 중부 유럽 알프스 지방에서 생산된 볼스도프 사의 최고급 소가죽이 감싸져 있다. 또 브랜드의 하이 레벨인 링컨 블랙 레이블에는 전 세계 1% 미만의 최고급 가죽을 사용한다. 이는 1865년 설립된 이글 오타와의 전통을 잇는 제3대 장인이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알칸타라 가죽을 링컨 블랙 레이블의 헤드라이너와 선바이저, 필라 상단 부위에 적용하고 있다. 

 

가죽과 알칸타라를 매치한 애스턴마틴 밴티지 AMR V12 내부 시트.  

 

지난해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아름다운 인테리어로 선정된 바 있는 DS의 SUV DS7크로스백의 내부 디자인도 언급하고 싶다. 오트 쿠튀르에서 영감을 받아 고안한 디자인이었다.  푸조와 시트로엥, DS사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방목된 소가죽을 내부 시트 제작에 활용한다. 가죽 표면에 벌레 물린 자국이 없고 고산 지대에서 방목된 소에서 취한 우수한 소재를 선별해 가죽 시트를 제작하고 있다.  자동차 시트에는 물론 곳곳에 사용된 가죽과 독특한 퀼팅 스티치가 돋보이는 디자인이었다.   


이제 고객이 차를 주문할 때 조금 긴장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카 시트의 소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슈퍼카처럼 많은 부분을 오더메이드할 수 있는 브랜드는 드물지만, 보통 몇 가지 선택지를 건네고 자신의 뜻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한다. 디자인에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이전보다 럭셔리해졌음을 의미한다. 조금 다른 차이들이 모여 럭셔리를 만드는 법이니까. 

 

 

 

더네이버, 자동차, 자동차 가죽 시트

CREDIT

EDITOR : 한지희PHOTO :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