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ESPRIT OF CREATION

인테리어 데커레이션 방송 프로듀서이자 진행자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프랑스 셀레브리티 센드린 도밍게즈가 직접 꾸민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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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거실은 센드린이 오랜 시간 수집한 이탈리아 무라노 글라스 컬렉션으로 연출했다. 유리의 투명한 반짝임을 강조하기 위해 거실 벽면과 천장은 밝게 처리하고, 글라스 컬렉션을 전시할 수납장은 거울로 만들어 벽난로 양쪽에 대칭이 되도록 배치했다. 파리와 런던 등 여행을 다니며 발견한 가구 그리고 방송을 진행하며 키운 인테리어 디자인 안목으로 선택한 파리의 유명 디자이너 하이엔드 패브릭 브랜드 등을 믹스 매치한 점도 특징. 벽난로 위 원형 거울은 프랑스 럭셔리 인테리어 디자인을 이끄는 앙드레 푸트만, 커튼은 피에르 프레이 제품이다.

 

파리 생제르맹데프레(Saint Germain des Prés)에 자리한 인테리어 방송 진행자 센드린 도밍게즈(Cendrine Dominguez)의 아파트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정교함과 단순함, 그리고 특별함과 평범함의 대비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공간과 공간을 조화롭게 채우고 있다고 말이다. 


“저는 이 집을 진지한 것들과 보잘것없는 존재를 조합해 이른바 생제르맹 보헤미안 스타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센드린이 목표로 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집이 위치한 지리적 특징과 센드린과 동네의 인연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파리 6구에 있는 센드린의 아파트는 145㎡ 규모에 전형적인 오스만 양식으로 화려한 아르데코 장식은 기본, 맨 꼭대기 층에 자리해 파리의 아름다운 전망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집을 나서면 몇 걸음 가지 않아 생제르맹데프레 성당과 유서 깊은 카페 레두마고(Les Deux Magots)와 카페 드 플로르(Café de Flore)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들 카페는 헤밍웨이, 피카소, 사르트르 그리고 자코메티 등 시대를 풍미한 작가와 철학가들이 예술과 자유를 논하던 곳으로 오늘날 생제르맹데프레가 명실공히 파리의 문화 심장이 되게 한 구심점이나 마찬가지다. “제가 고향을 떠나 파리에 처음 왔을 때 내린 지하철역이 이곳과 인접한 오데옹(Odeon)이었어요. 역을 나와 생제르맹데프레까지 이어지는 길에 즐비한 서점과 화랑을 구경하는데 낯설기보다는 창조적 에너지와 친근한 느낌을 받았죠. 심지어 이곳을 거닐면 카페 어디선가 담소를 나누는 마르셀 프루스트와 프랑수아 사강 같은 소설가를 만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젊은 시절 한눈에 반한 생제르맹데프레에 입성한 센드린은 자신이 이곳으로 이사 온 의미를 집 안에 들여놓기 위해 <NRF>(Nouvelle Revue Française, 신프랑스 평론의 약칭으로 특정 사상적 입장에 편중되지 않고 자유롭게 문학을 논하는 문예지로 1909년 앙드레 지드를 중심으로 창간)와 같은 서적과 주변에 즐비한 갤러리에서 독보적인 창의성이 돋보이는 사진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며 공을 들였다. “오스만 양식 아파트를 위트 있게 재해석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도전장을 냈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것이 우리 집의 개성을 담보하는 키워드입니다.” 

 

과감한 색상 대비를 우아한 클래식 스타일로 연출한 거실 창가. 야자수잎 패턴의 붉은 커튼은 프랑스 패브릭 브랜드 피에르 프레이 제품, 초록색 벨벳 암체어는 런던 포토벨로 마켓에서 구한 것으로 천갈이를 해서 사용하고 있다. 벽면의 브론즈 거울과 암체어 사이에 놓인 사이드 테이블은 모두 프랑스 디자이너 위베르 르갈(Hubert Le Gall) 작품이다.

 

센드린의 드레스룸. 별도의 옷장을 마련하기보다는 벽면에 오픈형 수납 선반을 만들어 옷과 액세서리를 찾기 쉽게 정렬해두었다. 대리석 콘솔이 놓인 벽면에는 거울이 있을 법하지만 남편이 수집한 유화 한 점을 걸어두어 드레스룸에 여유를 선사했다.

 

앤티크 숍과 벼룩시장에서 사 모은 빈티지 대나무 조명과 볼록 거울로 자연스러운 프렌치 감성을 연출한 침실.

 

복도와 작은 TV 라운지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센드린은 체코 디자이너 인드르지흐 할라발라(Jindrich Halabala)의 장식적인 파티션 선반을 설치하고, 여기에 자신이 여행하며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오래된 책과 소품을 전시했다. 옆 벽면에는 나폴레옹 3세 스타일의 볼록 거울이 작품처럼 걸려 있다. 

 

집주인이 ‘영혼의 라운지’라 명명한 이 공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책, 사진 작품과 무라노 글라스 컬렉션으로 정갈하게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선반 크기는 이곳에 놓을 소품과 책, 작품 등에 맞춰 제작했다. 소파와 테이블처럼 사용하는 벤치, 그리고 카펫은 센드린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컬러 조합이다. 

 

파리 동남부에 있는 오브(Aube)주 트루아(Troyes) 출신인 센드린은 그래픽 아트를 전공한 후 모델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워낙 에너제틱하고 다재다능한 그는 1992년 방송계에 진행자로 입문한 후 다양한 게임쇼를 진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 1996년 테바(Téva) 채널에서 홈 데커레이션 프로그램인 테바 데코(Téva Déco) 쇼를 기획하며 프로듀서이자 진행자로서 지금까지 20여 년간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테바 데코 프로그램은 인테리어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되 생활에 도움이 되고 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데커레이션 아이디어와 전문가의 조언을 소개한다. 센드린 또한 직접 취재에 나서며 홈 데커레이션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덕분에 지금까지 제가 쓴 인테리어 관련 서적이 12권이나 돼요. 그만큼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진행하며 배운 게 많다는 뜻입니다.” 센드린은 프랑스 앤티크 딜러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들렌 카스탱(Madeleine Castaing)부터 초현실주의 시인 장 콕토(Jean Cocteau)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들의 디자인적,  시적 언어를 자신의 집 데커레이션에 결합하고자 했다. “한마디로 속물적인 것과 평범한 것을 초현실적으로 정교하게 조화시키는 게 관건이었죠.” 센드린의 집은 속물적이다 할 만한 그 무엇 하나 눈에 띄는 것 없이 화려하다가도 담담하고 차분한 이성적인 분위기가 적절한 곳에 쉼표처럼 펼쳐진다.    


센드린의 표현을 따르자면 그는 자신과 남편이 오랜 시간 수집한 가구와 오브제를 스크램블하듯 자연스럽게 마음 가는 대로 섞었고, 이는 한 공간에서 하나의 통일된 언어로 구사될 수 있도록 맺고 끊는 것을 확실히 했다. “거실과 TV 라운지, 다이닝룸, 침실 어느 하나 같은 테마와 컬러로 꾸미지 않았어요. 각자 떼어놓고 보면 다른 공간 같지만 재미있게도 이들은 하나의 주제 아래 탄생한 것입니다.” 


센드린은 생제르맹데프레 보헤미안 스타일을 시각화하기 위해 떠올린 이미지를 1940년대 프랑스 나이트클럽 장식 문화라 했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선택한 건 거실의 커튼 색상. 빨간색 바탕에 야자수 패턴이 있는 화려하고 이국적인 원단을 고르고 이 느낌을 방해하지 않는 가구와 소품이라면 무엇이든 매치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다행히 남편과 함께 모아온 1930~40년대 무라노 글라스 컬렉션과 벼룩 시장에서 사 모은 중국 도자기는 패브릭의 이국적인 화려함과 맥락을 이어갔고, 이는 새로운 데커레이션 스타일로 명명될 만큼 부부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남편과 저는 이를 모디아네스크(Modianesque) 스타일이라고 했어요.” 강렬한 색채를 내세운 로마네스크(Romanesque) 스타일을 세계적(Modialement)으로 재창조했다는 뜻이란다. 

 

오랫동안 인테리어 데커레이션과 디자인 분야의 콘텐츠를 진행한 센드린의 서가에는 관련 서적과 소품이 많다. 

 

어둠을 뚫고 환히 피어난 꽃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벽지로 꾸민 다이닝룸. 과감하고 그로테스크한 꽃무늬 벽지와 금장의 앤티크 거울을 배경으로 톰 딕슨 조명과 심플한 우드 테이블, 유럽의 대중적 의자인 키아바리 체어를 매칭한 점은 센드린의 심미안이 얼마나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화려한 꽃무늬 벽면에 브라스 튜브와 유리로 만든 선반을 설치해 오랜 시간 모아온 컬러풀한 빈티지 무라노 글라스를 정리해둔 다이닝룸.

 

인테리어 데커레이션 콘텐츠를 방송을 통해 대중적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프로듀서 겸 진행자 센드린 도밍게즈.  

 

거실이 밝고 화사한 ‘모디아네스크’ 스타일을 보여준다면 다이닝룸은 이와 대비되는 색채로 표현해 ‘어두운 화려함’이라는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마치 네덜란드 고전 정물화를 보듯 어두운 배경에 하얗게 피어난 꽃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벽지로 마감한 다이닝룸에는 의외로 짚풀을 엮어 만든 좌판이 있는 의자가 심플한 우드 테이블과 짝을 이루고 있다. “이 의자는 남편과 베니스를 여행하면서 발견한 키아바리 체어(Chiavari Chair)로,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 것을 구했어요.” 키아바리 체어는 1807년 이탈리아 북서부 해안 키아바리라는 지방에서 한 신부가 만든 의자로, 프랑스 스타일의 장식적인 의자를 소박하고 간결하게 재해석해 만든 것이라고. 이 의자가 사랑받으면서 키아바리와 그 주변에서 의자를 제작하는 공방이 생겨났는데, 산업화 시대 대량 생산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해 시나브로 사라져갔다. 그러나 대중은 이 의자가 이탈리아 건축가 지오 폰티가 1950년대 제작한 그 유명한 슈퍼레게라(Superleggera)의 원형이라는 건 잘 모르는 바. 인테리어 데커레이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진행하며 쌓아온 지식과 경험은 이렇듯 센드린에게 예민한 심미안을 선사했고, 이를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음에 행복하단다. 센드린의 남편 파트리스 도밍게즈 (Patrice Dominguez)는 프랑스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 출신이자 프랑스 테니스 연맹 국가 기술 감독을 지낸 인사로 지난 2015년 지병으로 작고했다. 30년간 함께한 배우자를 보낸 슬픔은 컸지만 센드린은 여전히 남편과 함께 수집한 소품과 아트워크로 소신 있게 꾸민 집에서 가치 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건축과 디자인은 시대를 대변하고 이를 공유하게 하는 힘이 있죠. 저는 이를 이성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열정이 가득하거든요.” 
WRITER LEE JUNG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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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설미현PHOTO : Julie Ansi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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