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부산의 또 다른 여름

부산, 그리고 여름. 어쩌면 식상한 이 조합이 결코 빤하지 않은 이유는 부산에 흐르는 미묘한 바람 때문이다. 기장, 영도 등 해운대 밖에 펼쳐진 부산의 또 다른 여름. 그곳엔 거친 파도가 남긴 고요한 낭만이 흘렀다.

2017.07.17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파  도   위  의   휴  식
WAVEON COFFEE 

해운대, 광안리 해변의 왁자지껄함과는 거리가 먼 이곳. 부산에서도 가장 위쪽 끝에 위치한 기장. 개발 뒤편에 있던 기장이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서는 등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 관광단지에서도 조금 더 떨어진, 해운대보다 울산이 지척인 한적한 이곳에, 요즘 매일 줄을 서는 사람들의 진풍경이 연출된다. 임랑해수욕장을 끼고 자리한 웨이브온 카페 때문이다. 오픈한 지 반년 남짓. 웨이브온은 SNS의 바람을 타고 주말과 평일 구분 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바다, 그리고 파도 위의 공간을 콘셉트로 한 이곳. 그 콘셉트처럼 카페 바로 앞에는 철썩이는 파도와 파도에 침식된 바위, 임랑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캠핑, 바비큐 파티가 가능한 인근의 캐러반은 그 운치를 더한다. 해변과 바다, 그리고 바다 위에 유유히 뜬 거대한 콘크리트 카페. 더 무엇이 필요할까. 더구나 이곳은 장동건, 고소영의 별장으로 세계 건축상을 수상한 건축가 곽희수의 작품이다. 3층 규모의 웨이브온은 마치 바다 산책길을 걷듯 지그재그로 이어진 구조다. 그 덕분에 어느 곳에서든 각기 다른 바다가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다. 특히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루프톱과 야외 공간의 빈백 소파는 이곳의 낭만을 완벽히 채워준다. 파도를 음악 삼아 소파에 누워 있노라면 이곳이 발리인가 싶어진다.

 

 

역  사   속   공  장
F1963
주소가 맞는 걸까? 의심이 최고조에 이를 무렵, 내비게이션은 우리를 주택가 한가운데로 안내했다. 수영구 망미동 497번지.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F1963이다. 외관만 보면 영락없는 공장 건물이다. 실제 주변에는 공장 건물 몇 채가 자리하고 있으니. 원래 이곳은 부산에 뿌리를 둔 고려제강의 첫 공장이 있던 자리로,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 동안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곳이다. 생산 공장이 모두 시 외곽으로 이전한 후 와이어 창고로 남아 있던 이곳은 작년 9월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된 이후 그린, 예술, 문화,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옛 공장의 역사를 기억하듯, 이름 역시 F1963이라 붙였다. 당연히 그 전체 틀은 옛 공장의 구조를 그대로 되살렸다. 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중정을 중심으로 전시장, 카페, 맥주 브루어리 겸 펍, 산책로 등으로 이루어진 이곳. 특히 거대한 공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테라로사 커피숍은 평일에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기다. 뻥 뚫린 하늘이 최고의 인테리어가 되는 직사각형의 중정은 공연, 세미나, 파티, 음악회 등으로 채워진다. 와이어의 곧고 유연한 속성을 닮은 대나무숲길을 걸으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도 좋겠다. 기계 소음의 빈자리는 사람들의 생기와 여유로 채워졌다.

 

 

수  영  장  이   있  는   풍  경
PORT 1902 
바다와 수영장. 리조트인가? 송정리해수욕장 앞에 자리한 ‘포트 1902’는 다름 아닌 복합 문화 공간이다. 배들의 안식처인 항구(Port)라는 이름처럼 지친 하루를 끝낸 사람들의 안식처를 꿈꾼다. 한데 왜 1902냐고? 1902는 커피 문화가 우리나라에 퍼지기 시작한 해로,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 콘셉트처럼 이곳은 단순히 커피,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다. “수영장은 6월부터 개장하는데 비치웨어만 착용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수영은 물론 풀파티도 가능하며, 성인 전용 공간이다. 1~4층 공간에 루프톱까지 더해진 포트 1902에서는 전시, 공연, 파티 등 모든 게 펼쳐진다.

 

 

바  다  와   생  태  길
다대포해수욕장
부산의 끝자락 사하구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 낙조로 유명한 이곳 다대포에 길 하나가 들어섰다. 고우니생태길이 그것. 강과 바다가 합쳐지는 지리적 특성상 다대포에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그 드넓은 자연 습지 위에 나무로 연결된 산책로를 만들었고, 길이만 653m다. 자연 습지와 백사장, 모래 갯벌이 어우러진 최고의 생태 탐방로다. 발아래로 흐르는 해수천, 수풀, 아름다운 일몰 등을 바라보면 걷는 것만으로 행복감이 찾아온다.

 

 

알  록  달  록   팔  레  트
감천문화마을
사하구 감천동. 해운대 바다를 넘어 새롭게 뜬 감천문화마을이다. 원래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비탈진 산자락을 끼고 자리한 계단식 집들이 이색적이다. 지붕 색도 제각각이지만 그 어울림이 여느 화가의 솜씨 못지않다. 도시 재생 사업과 함께 이곳 마을에는 집을 개조한 전시장, 카페, 벽화가 들어섰고, 컬러를 더한 새로운 풍경 하나가 더해졌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삶이, 그리움이 열린다.

 

 

쇼  룸  의   변  신
CARIN YEONGDO PLACE
영도구 청학동로 16. 지난 5월 26일, 주택가인 이곳에 특별한 공간 하나가 들어섰다. ‘카린영도플레이스’다. “20년이 넘은 다세대 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자세히 보면 각층 문마다 벨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카린의 감성과 철학처럼 모던 레트로를 지향했죠.” 스웨덴에 뿌리를 둔 모던 레트로 감성의 아이웨어 브랜드 카린. 간혹 이곳을 카페로 오해하는 이도 있는데, 정확히 말해 카린영도는 카린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이다. 그런데 왜 영도였을까? “영도는 솔직히 접근성은 떨어져요. 한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카린의 감성을 찾아내는 것이었죠. 부산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예테보리를 닮은 영도를 발견했죠.”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스웨덴 항구 도시 예테보리. 그곳은 카린의 감성과 정확히 맞닿았고, 영도의 정취는 예테보리와 사뭇 닮았다. 결국 영도를 경험하는 것은 카린을 경험하는 것. 지하 1층은 집을 콘셉트로 한 스웨덴 가구 전시장이, 1층과 3, 4층은 카페, 2층은 카린 쇼룸이다. 클래식카, 가구, 조명 등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재현한 공간은 그 어디든 편안함이 흐른다. 시원한 사각 창 너머로 보이는 영도 바다와 송도해수욕장의 풍경은 덤이다. 또 하나! 탁 트인 영도항과 화이트, 스카이블루의 아카폴코 체어가 어우러진 루프톱은 감성의 끝을 보여준다.

 

 

언  덕   위  의   컨  테  이  너
신기산업

낙후된 동네, 판자촌. 부산 시민에게 영도는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이런 영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카린영도플레이스에서 산꼭대기 쪽을 향해 바라보면 보이는 이곳. 바로 신기산업이다. “광안리, 해운대의 바다도 아름답지만 이곳 영도는 지극히 부산스러운 곳이죠. 부산의 무역을 책임지는 자랑스러운 곳이기도 하고요. 부산항이 보이는 데는 이곳 영도뿐이에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무역 회사인 신기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성민 대표. 그는 32년 역사의, 그리하여 낙후된 사옥을 새로 짓기로 마음먹었고, 작년 12월 새 사옥을 열었다. “외관을 독특하게 짓고 싶었고, 무역과 딱 떨어지는 컨테이너를 떠올렸죠.” 두 개 동의 화이트 컨테이너를 차곡차곡 쌓은 듯한 신기산업은 2, 3층 카페와 4층 사무실, 루프톱으로 이루어진다. 카페 곳곳에는 기계 도면, 직원 사진 등 이곳이 사옥임을 짐작게 하는 소소한 단서들이 가득하다. 원래 카페 용도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재미난 공간도 있다. 3층의 2인용 공간은 원래 디자인 사무실인데 카페로 탈바꿈, 의도치 않게 프라이빗한 2인 공간이 탄생했다. 부산항이 내다보이는 루프톱도 빼놓을 수 없는 핫 스폿. “카페 앞에 265m2(약 80평) 규모의 신기팩토리 아웃렛이 오픈해요.” 무민, 카카오프렌즈 등 다양한 캐릭터 아이템을 만날 기회까지 더 주어진 셈이다.

 

 

드  라      
죽성드림성당 

실제 성당은 아니다. 죽성항 근처에 새 단장한 죽성드림성당. 죽성마을 방파제 해안에 자리한 죽성드림성당은 2009년 방영된 SBS 드라마 <드림>의 촬영지로, 주변 세트장과 연계한 투어 코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건물 안전상 문제로 재건축이 불가피했고, 재공사를 거쳐 지난 3월 모습을 드러냈다. 내부는 오픈이 안 되지만, 운치 있는 외관만으로도 가볼 만하다. 마을 어귀 바닥에선 여름 해풍에 기장 멸치가 말라갈 것이고. 

 

더네이버, 부산, 여행, 핫플레이스

CREDIT

EDITOR : 설미현PHOTO : 박우진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