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친구들에게 말하기 너무 부끄러워서 에디터스 팁으로 질문합니다. 사실 요즘엔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부터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연애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부끄럽게도 대학교에 온 후에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 만난 지는 네 달 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남자 친구는 제가 연애를 처음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요. 너무 인기 없어 보일까 말을 못했거든요. 남자 친구는 저 이전에 두세 명 정도의 여자를 사귄 것 같아요.

처음 손잡은 날도 엄청 부끄럽더군요. 진짜 손을 잡기 전에도 몇 번 신호(!)가 느껴졌었는데 애써 모른 척했어요. 연애 시작하고 한 달쯤 되어서야 잡았으니 요즘 추세로는 느린 편이죠. 뽀뽀는 손잡고 나서 2주 후에 하게 됐고 그 이후로는 진도가 쑥쑥 나가더군요. ‘스킨십에는 후진이 없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스킨십 없는 데이트를 하려고 해도 남자 친구는 자꾸 사람이 없는 곳으로만 가고 싶어하네요. 일부러 대낮에 만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어두운 곳으로만 가려고 해요. 머릿속엔 온통 스킨십에 대한 생각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 남자, 정상인가요? 스킨십은 연애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게는 전부인 것처럼 보여지거든요. 저는 남자 친구를 많이 좋아하지만 스킨십에만 빠져 있는 남자라면 사절하고 싶어요. 왠지 비정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 남자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K씨, 21세, 서울 서대문구, 대학생)

A. 흔히 연애를 할 때 여자들은 정서적인 부분에서 교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반면, 남자들은 스킨십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미친 연애>의 저자인 연애 전문가 최정 씨는 스킨십에 대한 남자의 입장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의 연락처를 얻었을 뿐인데, 혼자서 별의별 생각을 다 한다. 상상 속에서는 거의 연인 수준일뿐더러 아직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상태에서도 마음속으로 성관계를 떠올린다’고요.

남자는 여자에 비해 훨씬 더 외모에 집착합니다.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대부분 “예뻐?”라는 질문부터 나오지요. 외모는 바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예쁜 여자를 발견해서 드디어 사귀게 되었다면 이제 또 다른 매력을 찾게 되는 것이죠. 그건 대부분의 경우 스킨십을 통해 드러나는 매력일 것이고요. 그래서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저 여자와의 스킨십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라고요. 그 여자와의 연애를 시작한 순간 남자는 여자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당연히! 스킨십을 통해서겠지요.

여자의 매력을 찾고 싶은 것 외에도 남자의 이유는 존재합니다. 사랑을 몸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이죠. 남자는 여자와 깊은 스킨십을 나누게 되면 ‘이제 내 여자다’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게 됩니다.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갈까 두려워 무조건 여자에게 충성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한 관계가 되는 것이죠. 또 연애 초창기에 여자에게 공들였던 만큼 여자에게 보상 받으려는 심리도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연애 초반에는 여자에 비해 남자가 훨씬 충성을 다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원리는 연애에서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남자들은 그러더군요. 여자들은 스킨십을 하고 난 후 남자와 친밀해지면 도도하게 튕기려던 태도에서 벗어나 그제서야 먼저 연락도 더 많이 하고 사랑한다는 고백도 하게 된다고요. 자신이 ‘그의 여자’라고 느끼게 되면 남자가 자신에게 무조건 맞추기만을 바라던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이 남자에게 맞춰주기 시작한다고요. 남자들이 스킨십을 늦출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K씨의 남자 친구는 지극히 정상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연애의 주도권을 계속해서 자신이 갖고 있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스킨십을 역으로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남자가 완전히 떨어져나갈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첫사랑 중인만큼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사랑을 해보세요. 지금의 순수한 고민들이 몇 년 후엔 사랑스럽게만 느껴질 테니까요. 연애가 곧 열애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행운을 빌어요! 

+ 어떤 질문도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bykim@kayamedia.com으로 질문을 보내주세요. 에디터 T가 정성껏 답변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