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카이, 계한희가 그리는 젊음의 초상

지금 가장 동시대적인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카이. K패션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카이의 디자이너, 계한희를 소개한다.

20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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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잔은 Kye, 발레복과 토슈즈는 Repetto 제품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최연소 입학 및 졸업, 2011년 런던 패션위크 신인상, 2013년 CFDK 신인상 수상, 2014년 LVMH ‘세계 영 패션 디자이너 프라이즈’ 준결승 진출, 2014년 동아일보 선정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 선정, 2014년 SFDF 수상, K-POP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카이의 디자이너 계한희를 수식하는 화려한 문구들이다. 그녀가 이제 갓 서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놀라움은 커진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은 말한다. 운이 정말 좋은 사람 같다고. 그건 디자이너 본인도 인정하는 점이다. 하지만 모두가 안다. 기회는 그것을 손에 거머쥐는 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1 디자이너 계한희의 작업 공간 2 카이 포 슈에무라 컬렉션의 광고 비주얼을 담당한 계한희와 모델 배윤영

 

실제로 계한희는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카이의 이름으로 이제껏 진행해온 컬래버레이션을 꼽자면 양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 얼마 전 문을 연 두타면세점의 유니폼을 제작하는가 하면, 스포츠와 캐주얼 브랜드인 플락, MLB, 스케처스와 캡슐 컬렉션을,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나 프로젝트 프로덕트와는 실험적인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선보인 데다, 서울 패션위크 기간에는 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과 패션쇼를 열었으며, 디저트 쁘띠첼의 패키지를 디자인하고, W 호텔의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브랜드와 장르의 벽을 뛰어넘으며 카이의 DNA를 다양한 형태로 진화시켜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진화는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어, 최근 슈에무라와 함께 선보인 화장품 컬렉션은 흔히 볼 수 없는 총천연색 브로 섀도, 마스카라, 펜슬과 립스틱 등으로 카이의 기존 팬뿐 아니라 ‘코덕’들 사이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디자이너 계한희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대림미술관의 프로젝트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인스톨레이션을 진행하고, 디자이너 지망생들을 위한 책 <좋아 보여>를 출간하는가 하면,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을 공부하던 시절 연을 맺은 온스타일 채널에는 디자이너가 된 지금도 정기적으로 출연한다. 화면 속, 낮은 목소리로 시니컬한 농담을 건네는 그녀의 모습은 SNS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6만6000명의 팔로어를 둔 파워 인스타그래머이기도 한 계한희의 페이지에는 자신이 디자인하는 의상은 물론 가족, 반려견 휘남,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상뿐만 아니라 평소 팬을 자처해온 ‘어드벤처 타임’ 또는 ‘파워퍼프 걸’ 이미지, 노아 바움백의 새 영화 스틸 컷 등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이렇듯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이야기할 것도 너무 많은 그녀. 하지만 디자이너 계한희가 브랜드 카이를 통해 말하는 것은 하나다. 바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지금 무엇을 좋아하고 고민하는지다. 실제로 카이 컬렉션엔 폭력과 소외, 청년 실업, 성형 중독, 환경오염 같은 주제가 스트리트 문화에서 영감 받은 의상에 어우러진다. 주제만 들으면 언뜻 무겁고 비관적일 것 같지만, 디자이너 특유의 낙관적이고 유머러스한 뉘앙스가 깃들어 있다.

 

 

 

1 비이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컬렉션 2 W 서울 워커힐과의 협업에선 스타일리시한 디너 뷔페가 탄생하기도 했다.

 

2016년 봄, 여름 시즌 컬렉션을 위한 카이는 믿음과 사랑에 반대되는 개념인 ‘증오’를 주제로 선택했다. 진정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하나의 놀이로 증오를 인식하며, 서로 쉽게 상처를 주는 따돌림 문화. 디자이너는 이들 두고 ‘Hate’ 글자 자수와 화살 모양 금속 장식에 달콤한 파스텔 색상과 뱀피 프린트, 시퀸 장식 등을 뒤섞어 컬러풀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런가 하면 욕망과 본능으로 가득한 현대인들을 좀비에 비유한 2016년 가을, 겨울 시즌 컬렉션은 아이언 메이든의 ‘에디’ 패러디 그래픽을 전면에 세운 뒤 이를 빨강, 노랑, 보라 등 강렬한 원색과 페이크 퍼, 벨벳 등 화려한 소재로 채워 넣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사회적 이슈, 하이패션의 디테일과 스트리트 웨어의 실루엣, 그리고 디자이너 개인의 낙관주의로 완성되는 카이 컬렉션.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카이의 의상이 대체 불가한 매력을 품는 건 당연지사다.
지난 2011년 카이를 론칭한 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계한희는 올 3월 ‘아이아이(Eyey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새로운 명함을 추가했다. 보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스타일링의 재미를 선사하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한 아이아이. 하지만 브랜드를 관통하는 젊음의 에너지는 여전하다.
계한희는 말한다. “서울은 작지만 모든 것이 넘쳐나는 데다 다이내믹하다. 열심히 살고 싶어 하는 나에게 맞는 빠른 도시다.” 지칠 줄 모르는 서울만큼이나 열정적인 디자이너 계한희. 그녀의 디자인이 가장 동시대적인 것으로 손꼽히는 것은 서울의 에너지와 계한희의 에너지가 ‘젊음’이라는 공통점을 가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카이의 의상은 오프닝 세레모니, 브라운스, VFILES 등 전 세계 유명 편집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서울에서는 분더숍, 마이분, 보이플러스, 레어마켓 등에서 만날 수 있다.  
T 070-7523-2870
W www.kyefashion.com

CREDIT

EDITOR : 이선영(프리랜스)PHOTO : 김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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