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시간과 물이 일러주는 지구의 위기

<시간과 물에 대하여>는 아이슬란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이 과학자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위기를 자신만의 시적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2021.02.05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지난해 여름에는 물폭탄을 맞았다. 그 전해 여름은 열지옥이었다. 무엇이든 너무 많거나 너무 적어졌다. 최고점과 최저점을 수시로 찍었다.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땅에서 몇 개월 뒤 물을 뿌리면 공중에서 얼어 우수수 쏟아져 내리는 한파를 겪는다. 기후위기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바로 지금의 일이다. 


그런 상황인데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의가 보이지 않는다. 소수의 개인들이 과자 봉투까지 뒤집어가며 쓰레기 줄이기에 고심하지만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는 턱도 없다.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궁금하다. 어째서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수치가 증명하는 이 절박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터져나오는 경고음이 너무 커 화산 폭발음같이 느껴지는 걸까. 


화산 폭발음은 굉장하지만 녹음하면 소리가 뭉개져 백색 잡음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너무나 거대하고, 삶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기에 오히려 우리 뇌가 감당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저자는 이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자신의 삶으로 가지고 와 가느다란 실타래 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낸다. 따라가다 보면 어느순간 기후위기가 피부에 절실히 와닿는다. 그는 말한다.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유일한 방법은 그 너머로, 옆으로, 아래로, 과거와 미래로 가는 것. 개인적이면서도 과학적인 태도로 신화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해 쓰지 ‘않음’으로써 써야 한다. 뒤로 돌아감으로써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는 우리에게 남은 미래가 얼마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개인적인 삶을 보여준다. 신혼여행으로 빙하 탐사를 떠난 할머니와 할아버지. 샤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와 앤디 워홀과 핵폭탄을 개발한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수술한 할아버지. 악어 연구에 헌신하며 수많은 악어를 멸종에서 구해낸 삼촌, 톨킨 가족의 아이들을 돌보며 톨킨에게 아이슬란드의 신화와 언어를 가르쳐준 고모할머니…. 역사와 신화 이야기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에 녹아든다. 문득 달라이 라마를 인터뷰한 이야기나 인도의 파티 장면, 바다와 빙하를 여행한 이야기가 섞이기도 한다. 지리적 시간적 경계가 사라지며 위기는 현실이 된다. “아이슬란드어 단어 중에는 힌디어에도 있는 단어가 있다. ‘삼반드(samband)’와 ‘삼반드(sambandh)’, 둘 다 ‘연결’을 뜻한다. 만물과 만물이 연결되고 모든 것이 서로 들어맞는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 집단은 해결책을 크게 네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음식물 쓰레기와 식단 변화. 둘째, 태양과 풍력 에너지, 전기 동력 운송. 셋째, 숲 보전, 숲 가꾸기, 습지 및 우림 복원. 넷째, 여성 권리 신장. 그중 마지막 해결책이 눈에 띈다. 여성 권리 신장은 과연 어떤 연결고리를 지녔을까.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교육은 가족의 안녕을 보장하며 인구 증가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자녀를 낳을 것인지, 낳는다면 언제 낳을 것인지의 결정권을 여성에게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등은 미래 환경 문제에 대한 가장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변화가 일어난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저자에 따르면, 예수가 태어난 것이 할머니, 할머니의 할머니…로 소급해가도 고작 스물한 명의 할머니 전이다. 그들은 남편까지 동승하더라도 버스 한 대에 다 탈 수 있다. 심지어 지금의 위기는 겨우 지난 10년간 미친 듯이 빨리 진행되었고, 노력을 기울이면 자연은 생각보다 금방 복원된다. 그러니 지금 멈추어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 비로소, 화산의 폭발음이 들린다.  

※ 이 글을 쓴 박사는 북 칼럼니스트이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북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성현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