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일본 건축가의 힘

일본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단게 겐조를 필두로 마키 후미히코, 요시오 다니구치, 구로가와 기쇼, 안도 다다오, 이토 도요, 구마 겐고, 반 시게루, 아오키 준까지. 왜 일본 건축가는 세계 시장에서 강세인가. 지금 만날 단 3명만 보아도 답은 보인다. 일본의 건축을 말해주는, 색깔 있는 건축가들.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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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고 심플한 최소의 집. 안도 다다오의 초기작인 아즈마 하우스로, 주인장 ‘아즈마’ 부부의 이름을 땄다. Maison Azuma a Sumiyoshi, 1976 Row House, Sumiyoshi-Azuma House, 1976 ⓒ Photo by Shinkenchiku-sha

 

대표작인 ‘빛의 교회’ 안의 안도 다다오. Portrait Tadao Ando ⓒ Photo by Nobuyoshi Araki

 

나오시마에 위치한 안도 다다오 뮤지엄. Ando Museum, Naoshima, 2013 ⓒ Photo by Shigeo Ogawa

 

차가운 건축물에 빛과 바람을 끌어들인 상하이 폴리 대극장. Shanghai Poly Grand Theater, 2014 ⓒ Photo by Shigeo Ogawa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 위치한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자연, 건축, 아트의 공생을 이뤄냈다.  Benesse House Museum, Naoshima, 

 

조각가 쿠바흐-빌름젠 & 쿠바흐-크롭 부부의 재단 건물로, 빛과 물이 만들어낸 또 다른 조각품이다. Fondation Kubach-Wilmsen, Stone Sculpture Museum,  2010 ⓒ Photo by Shigeo Ogawa

 

위대한 도전가 TADAO ANDO
일본 건축의 토대를 닦은 게 단게 겐조라면, 일본 건축의 대중화를 이끈 이는 바로 이 사람, 안도 다다오일 것이다. 일본을 넘어 현대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안도 다다오. 부드러운 콘크리트의 사용, 심플한 기하학적인 볼륨의 탁월함, 빛, 물과 같은 자연적인 요소의 융합. ‘빛과 콘크리트의 건축가’라는 단 하나의 수식어로 그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안도 다다오는 자신만의 명확한 건축 세계를 구축했다. 그 인기와 성공을 입증하듯 퐁피두센터에서 12월 31일까지 대규모 회고전 <TADAO ANDO, THE CHALLENGE>가 열린다.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건축가 단독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일. 그는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수상했고,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에 그려진 그의 건축 지도만도 300개가 넘는다. 이번 전시에는 180여 개의 드로잉, 70개의 오리지널 모델, 다수의 슬라이드 쇼 등 50가지 주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특히 그의 초기작 ‘아즈마 하우스(Azuma House, 1976)’, 대표작 ‘빛의 교회(Light of Church, 1989)’, 2019년 가을 오픈할 ‘파리상공회의소(La Bourse)’ 등 안도 다다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아우른다. “건축이 사람들에 의해 사용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것은 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건축은 인간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몸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인간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 안도 다다오는 건축의 뿌리 깊은 본질을 작품을 통해 증명한다. www.centrepompidou.fr

 

 

스코틀랜드 던디 해안가에 오픈한 디자인 박물관 V&A Dundee(www.vam.ac.uk). 구마 겐고는 스코틀랜드 북동쪽 해안가 절벽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수평과 수직이 켜켜이 쌓인 구조로 파도 같기도, 배 모양을 닮은 듯도 하다.

 

구마 겐고의 기술과 공법으로 완성된 나무를 지그재그로 쌓아 만든 코에다 하우스(Coeda House), © Photo by Kawasumi·Kobayashi Kenji.

 

주변과 건물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 주변 경관과의 어울림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코미코 아트 뮤지엄 유후인(Comico Art Museum Yufuin) 

 

약함을 넘어서다 KUMA KENGO
안도 다다오, 이토 도요가 3세대라면, 구마 겐고는 일본 건축을 잇는 4세대 건축가다. 구마 겐고의 그간 이력을 읊을 것도 없이, 그는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될 2020년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설계를 맡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약한 것들은 변화에 잘 적응하고 바로 그 약함 때문에 살아남는다.” 그의 건축은 일명 ‘약한 건축’, ‘가벼운 건축’으로 통한다. 그는 기존의 팽배해진 노출 콘크리트에 대한 저항으로, 나무처럼 약한 의외의 소재를 건축에 끌어들였다. 철도 재벌인 네즈 가문의 컬렉션을 전시한 네즈 미술관, 코미코 아트 뮤지엄 유후인 등만 봐도 그렇다. 얼마 전 오픈한 코에다 하우스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8cm 각목 모양의 히바(편백, 히노키)를 임의로 조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나무와 같은 건축을 만들었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절벽 위에 위치한 코에다 하우스의 특성상 바닷바람에 너무 취약하지 않겠냐고? 강도가 철의 7배에 달하는 탄소 섬유를 조합해, 형태는 나무지만 그 어떤 재료보다 강하다. 지진에도 끄떡없을 만큼. 지난 9월 스코틀랜드에 구마 겐고의 또 다른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스코틀랜드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 ‘V&A Dundee’다. 3년 반에 걸쳐 탄생된 V&A 던디는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이 런던 밖에 오픈한 첫 뮤지엄으로 구마 겐고를 건축가로 낙점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스코틀랜드 북동쪽의 극적인 해안가 절벽에서 영감을 받아 강렬한 힘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전혀 새로운 뮤지엄을 탄생시켰다. 남들과는 다른 시선.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2004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재탄생한 모마. 요시오 다니구치는 이 건축물 하나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The Museum of Modern Art, Designed by Yoshio Taniguchi. Entrance at 53rd Street. Photo © 2011 Timothy Hursley

 

웨스트 54번가에서 바라본 데이비드 & 페기 록펠러 빌딩의 외부 경관. The Museum of Modern Art, Designed by Yoshio Taniguchi. Photo © 2011 Timothy Hursley

 

일본다운 미니멀리즘  YOSHIO TANIGUCHI
앞의 두 건축가보다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그는 그들에 앞선 2세대 건축가다. 요시오 다니구치, 그는 원래 기계 공학을 전공했다. 건축가인 아버지의 권유로 하버드 건축학과로 유학을 떠나 뒤늦게 건축에 발을 디뎠다. 미국에서의 영향일까. 그의 건축은 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연의 단순함과 소박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그만의 색깔로 풀어낸다. 심플하지만 차가움과는 거리가 먼,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더니즘에 가깝다. 지극히 일본적이다. 일본의 관광지로 인기 있는 도쿄국립박물관 호류지 보물관, 겐이치로 현대미술관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그러나 요시오를 대표하는 작품은 정작 일본이 아닌 미국에 있다. 1997년 그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다. MoMA 리모델링 설계 공모전에 응모해 당당히 1위로 뽑힌 것. 물론 여론은 차가웠다. 뉴욕의 손꼽히는 미술관 재건축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일본인 건축가라니.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일본에서는 알려졌지만 미국 무대에서는 신인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의 무모한 도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요시오 다니구치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딱 떨어지는 간결함과 담백함, 자연스러움이 강조된 미술관. 2004년 모마가 오픈했을 때 사람들의 의구심은 경이로 바뀌었다. 근엄한 미술관에서 탈피해 아이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 모마의 철학과 그것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의 건축을 돌아보며 문득, 건축가로서 대표작 하나만 거창하게 남기는 것도 그 나름 멋진 성취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네이버,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 구마 겐고, 요시오 다니구치

CREDIT

EDITOR : 설미현PHOTO : 각 건축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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