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한 마디의 위로

한국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그의 소설은 늘 단골 손님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연극으로 찾아온다.

2018.09.25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한국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작가라면 아무래도 무라카미 하루키라 답해야 할 듯싶다. 그러나 한국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일본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라 답해야 할 것이다. 하루키에 대해 유보적 표현을 사용한 것과 달리 게이고에 대해 단정적 표현을 쓴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에서 게이고의 소설이 등장하지 않은 적은 없다. 그것도 한 작품이 아니었다. 늘 두세 작품이 순위권에 들어 있었다. 자기계발서, 심지어 초중고 학습서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종합 순위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적어도 한 편은 톱 10 안에 위치해 있었다. 그 한 권의 책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게이고가 월간지에 연재한 소설을 묶어 2012년 발행한 소설로, 국내에서는 2012년 12월 출간됐다. ‘미스터리의 제왕’이라는 별명처럼 게이고는 범죄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하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계보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일종의 타임워프 판타지로, 다른 소설에서 익히 보았던 살인사건 등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잡화점 주인 유지가 있다. 그의 또 다른 일은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인데, 고민의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생선가게 집 아들 카츠로는 음악가의 길과 가업인 생선가게를 물려받는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 처자식 있는 남자의 자식을 잉태한 미도리는 아이를 낳을지 말지 번민한다. 고아인 자신을 거두어 키워준 친척에게 보답하고픈 하루미는 호스티스 바에서 알게 된 사장의 후원을 받아야 하나 갈등한다. 그 외에도 올림픽 출전과 남자친구의 간병 사이에서 고민하는 펜싱 선수와 패가망신 후 부모를 버린 비틀스 마니아 등 다양한 인물의 사연이 등장한다. 그리고 3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이 잡화점에 숨어든 좀도둑 아츠야, 쇼타, 코헤이가 있다. 이미 주인인 유지는 사망하고 없는 이 잡화점으로 고민을 담은 편지가 날아들고 좀도둑들이 그 편지에 답장을 보내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번에 대학로에 문을 여는 나미야 잡화점은 연출가 나루이 유타카가 각색한 연극 버전을 가져온 것이다. 유타카는 일본 극단 카라멜 박스의 대표로, 이 작품 외에 <용의자 X의 헌신>과 <골든슬럼버> 등의 게이고 소설을 각색해 무대에 올린 바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그가 2013년 각색해 초연한 작품으로, 2016년 재공연했다. 
원작이 450여 쪽이 넘는 분량의 장편이라, 유타카는 5개의 에피소드 중 카츠로와 미도리, 그리고 하루미의 에피소드만 취해 각색했다.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을 것이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퍼즐처럼 하나의 조각을 빼면 다른 조각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어쩌면 소설보다 나은 점도 있을 듯싶다. 세리라는 인물이 노래하는 장면이다. 작품에는 생선가게 집 아들 카츠로가 자신의 재능을 증명하고자 들려주었던 ‘리본’(재생)에 세리가 가사를 붙여 노래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노래만큼은 아무래도 소설보다 무대 공연이나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 아닐까. 
게이고의 많은 작품이 그러하듯,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또한 돌고 돌아 결국은 선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33년의 시간은 한 점의 시간으로 모이고, 제각각 다른 고민을 토로하지만 바라는 것은 하나인 듯하다.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토닥임과 응원, 그리고 격려. 소설이 (국내에서만) 100만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런 위로 때문은 아니었을까.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8월 21일부터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9월에는 청룽(成龍, 성룡)이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중국어 버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또 하나의 이야기>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더네이버,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CREDIT

EDITOR : 김일송PHOTO : PR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