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결혼한 지 1년 2개월이 되어가는 직장인 새댁입니다. 신혼 살림은 친정 근처에서 시작했고 저희 시댁은 구미에요. 저희 집과 시댁이 거리가 좀 있다 보니 명절 때 말고는 시댁 갈 일이 별로 없더군요. 그런데 다음 주에 시어머니가 서울 저희 집으로 일주일간 와서 지내고 가신다고 하네요. 오시는 건 상관 없는데 제가 살림을 잘 못해서 잔소리 폭탄을 맞을까 좀 걱정스럽습니다. 아무리 맞벌이하는 며느리라고 해도 예전 우리 어머니들 세대는 살림에 대해서는 엄격하시잖아요. 또 저희 시어머니께서 예전에 식당을 하셨던 경험이 있어서 자신의 음식 솜씨나 살림 노하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십니다. 혹시 제가 어머니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살림 팁 같은 게 있을까요? 대단하지 않더라도 ‘우리 며느리가 그래도 허당은 아니네’라고 인정하실 만한 살림 노하우 있으면 알려주세요! (K씨, 30세, 서울 구로구, 회사원)

A. 시어머니의 일주일 방문이라니, 이래저래 많이 긴장되실 것 같네요. 하지만 그만큼 시어머니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 그 시간을 충실히 보내시길 바라요. 또 최선을 다해서 대해드리면 시어머니도 잘못된 것을 지적하려는 마음보다는 ‘회사 다니랴, 살림하랴, 기특하다’고 생각하시게 될 것입니다.
일단 시어머니들이 며느리에 대해 가장 경악하시는(!) 부분이 냉장고 관리인 경우가 많아요.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는 음식들을 상하면 안 된다는 명목으로 넣어두는 경우가 많잖아요. 대표적인 음식이 토마토, 감자, 꿀, 올리브 오일, 마늘, 양파 등이 있습니다. 냉장고는 토마토가 익는 것을 방해합니다. 익을수록 본래의 맛을 내는 토마토가 익지 못한다면 맛있게 먹기 힘들겠죠. 감자나 양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양파는 냉장고에 들어가면 훨씬 빠른 속도로 곰팡이가 피지요. 올리브 오일은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면 딱딱해지고 버터처럼 변하게 되지요. 꿀은 뚜껑을 잘 닫아서 실온에 두면 평생을 먹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냉장고에 들어가면 딱딱해지고 본래 맛을 잃게 됩니다.
또 하나의 살림 포인트를 알려드릴게요. 바로 채소 관리입니다. 마음 같아서야 매일 싱싱한 야채를 사다 먹고 싶지만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이럴 때는 채소를 싱싱하게 보관하는 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파리가 있는 채소를 냉장실에 보관할 때는 비닐 봉지에 넣어서 공기를 불어 넣어 입구를 꼭 묶어두면 신선도가 더욱 높아지고 냉장고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냉동실에 채소를 넣으면 안 된다는 건 알고 계시죠? 채소와 수분이 분리되어 오히려 금방 상할 수 있지요. 또 채소가 이미 시들어버렸다면 각설탕 두어 개와 식초를 약간 넣은 물에 담그면 다시 싱싱하게 살아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음식 버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시잖아요. 냉동실에 넣어둔 음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여름철 냉장실에 보관한 음식은 신경 써서 관리하셔야 합니다.
또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했는데 밥이 남는다면 매우 곤란하실 거예요. 이럴 때는 밥을 냉동실에 넣어주세요. 나중에 볶음밥을 해먹을 때 요긴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식은 밥을 버리다가 어머니에게 지적 받는 일도 면할 수 있고요.
간단한 팁 몇 가지를 알려드렸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살림이 조금 어수룩해도 늘 웃는 얼굴로 시어머니를 대한다면 며느리에게 후한 점수를 주실 테니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어머니를 맞이하도록 하세요! 평생 친근한 사이로 지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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