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Stephen King
그가 헌신적인 집사였다니. 호러, 공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이 자신의 고양이와 이토록 밝게 웃고 있는 사진은 왠지 낯설다. 하지만 그의 소설 속 단골손님인 고양이와 공포는 어딘지 모르게 잘 어울린다.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캣츠 아이>, <별도 없는 한밤에> 등 그의 작품 속 고양이 혹은 동물은 차갑고 무서운 존재로 등장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Murakami Haruki
“온 세상 고양이를 다 좋아하지만, 지상에 사는 모든 종류의 고양이 중에서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를 가장 좋아한다.” 세계적인 작가 하루키의 고양이 사랑은 <후와 후와>만 봐도 차고 넘친다. 작가로 데뷔 전 운영하던 재즈 바의 이름 역시 ‘피터 캣’이었으니. 무릎 위에 고양이를 두고 맥주를 마시며 글을 쓰는 하루키. 그의 삶에 고양이가 함께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루이스 어드리크 Louise Erdrich
시, 소설, 아동 도서 등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작가 루이스 어드리크. 원주민계 미국 작가로, 백인 문화에 대한 저항과 비판을 깊은 페이소스와 유머로 담아낸다. 2014년 재미있는 단편소설 <The Big Cat>을 출간했다. 잠잘 때 코를 고는 여성 가족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드리크는 코를 골며 자는 그녀들을 큰 고양이로 묘사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문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묘인. 그는 고양이 30마리를 키울 만큼 고양이에 남다른 사랑을 보였는데, 특히 발가락을 6개 가진 다지증 고양이 덕에(?) 전 세계에 애묘인임을 커밍아웃했다. 사진 속 애묘는 크리스토벌 콜론으로,
그는 자신의 고양이에 유명인의 이름을 붙이곤 했다. 지금도 헤밍웨이 기념관에는 그가 키우던 고양이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

마크 트웨인 Mark Twain
한때 고양이 19마리를 기른 마크 트웨인. 아폴리나리스, 버펄로 빌, 사우어 매시 등 그의 고양이들은 모두 환상적인 이름을 갖고 있었다. ‘고귀하고 매력 있지만 세련되지 않았고 신학과 예술에 거의 관심도 없었던 그녀’, 바로 마크가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 매시였다. <톰 소여의 모험> 속 피터 등 그의 유명 작품에는 고양이들이 카메오로 수시로 등장한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Gloria Steinem
“작가의 가장 논리적이고 기분 좋은 동반자는 고양이다.” 저널리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고양이 친구들과 집을 나눴다. 그중에서도 그레이 컬러의 페르시안, 마그리트를 특별히 좋아했는데, 심지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마그리트의 매력 앞에 녹아내렸다고. 현재 그녀의 동반자는 카이로 거리에서 구조한 그레이 컬러와 화이트 컬러의 이집션 마우. 이름은 펜디다.

닐 게이먼 Neil Gaiman
소설가 닐 게이먼 역시 많은 고양이를 길렀다. 사진 속 고양이는 조(Zoe)라고 하는데, 그의 그래픽 소설, 시나리오 등에 등장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14년 전, 내 딸이 차고에서 발견한 고양이다.” 2010년 그의 블로그에는 이런 고백도 있다. “18개월 전 나는 그녀에게 완전히 눈이 멀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그녀는 고양이다.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조용하고 진지한 한편 예술의 혁명가였던 마티스는 동물에게 깊은 위로를 받았다. 특히 동반자인 고양이들이 발밑에 있을 때면 그의 마음은 녹아내렸다. 마티스는 줄무늬 고양이 쿠시와 그 여동생인 검은 털의 라 퓌스와 함께했다. 그의 고양이들은 작품 속으로도 들어갔는데, ‘검은 고양이와 소녀’는 딸 마그리트와 고양이를 모델로 삼은 작품이다.

조지아 오키프 Georgia O’Keeffe
이토록 아름답고 따뜻한 듀오 사진이라니. 꽃과 사막의 화가 조지아 오키프. 사진작가 칸델라리오는 한때 인생의 조언자가 되어준 오키프를 모델로 다양한 사진을 찍었는데, 그중 한 장이 바로 그녀가 키우는 샴 고양이와 함께 찍은 이 사진이다. 고독을 예술로 승화한 조지아의 작품처럼, 사진 속 그들은 지극히도 평온하다.

아서 래컴 Arthur Rackham
세계 3대 일러스트레이터로 통하는 아서 래컴. 그의 그림 속 고양이들은 발랄하고 개성 넘치며 신비롭다. 그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다. 자신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크하고 우아한 신사였던 그. 하지만 고양이들이 어깨 위로 올라탈 때면 말쑥함도 포기할 줄 아는 애묘인이었다.

아녜스 바르다 Agnès Varda
바르다의 시각 예술과 영화에서는 고양이가 그녀의 상징이자 목격자로 자주 등장하는데, 그중 구구가 대표적이다. 사진 속 고양이가 바로 그 주인공 ‘구구(Zgpugpu)’. 자신의 프로덕션 로고마저 구구의 그림을 활용하고, 2006년 구구가 세상을 떠나자 ‘구구의 무덤’이라는 영상 설치물을 만들어 애도했다. 온 삶을 바르다의 뮤즈로 살았던 고양이다.

플로렌스 헨리 Florence Henri
1920년대 후반 아방가르드 사진 예술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동시대 유명 작가였던 만 레이, 나즐로 모홀로 나기 등과 견줄 수 있는 아방가르드한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고양이 몇 마리에 흠뻑 빠져 지냈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처럼 사진 속 그녀와 고양이는 제법 닮았다.

완다 가그 Wanda Gag
미국 동화책의 황금기를 연 완다 가그. 대표작 <백만 마리의 고양이>는 노부부가 문 앞에 나타난 수백, 수천 마리의 고양이 중 가장 못난 새끼 한 마리를 얻게 되면서 일어난 이야기를 그렸다. 성공적인 상업 예술가의 길을 걷다 고독을 찾아 뉴저지 외곽 스튜디오로 이주, 그곳에서 고양이들로부터 위안을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앨리슨 나스타시와 고양이
작가이자 예술가인 앨리슨 나스타시(Alison Nastasi). 크로니클 북스와 손잡고 2015년 발매한 <아티스트와 그들의 고양이>에는 앤디 워홀, 달리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그들의 뮤즈인 고양이가 등장한다. 최근 그 두 번째 시리즈 <작가와 그들의 고양이>가 출간됐다. 예술가, 작가, 그리고 고양이. 묘하게 닮은 그들의 합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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