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평양 새로운 시선

차갑고 매서운 시선을 잠시 내려두고 평양의 새로운 얼굴을 포착한 아티스트 3인의 포토 에세이.

2018.04.02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Rungrado May Day Stadium, 1989 (modernised, 2014)

 

 

1 Rungrado May Day Stadium, 1989 (modernised, 2014), 2 East Pyongyang Grand Theatre, 1989 (modernised 2007)

 

파스텔로 그린 평양, 올리버 웨인라이트  
<가디언>의 디자인 평론가이자 사진가 올리버 웨인라이트(Oliver Wainwright). 세계적인 디자인 매체 <Dezeen>은 1년 전 올리버 웨인라이트에게 이런 별명을 붙였다. ‘런던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인 ‘Happiness’에서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유사한 ‘매력(Charms)’을 가장 많이 얻어낸 인물이라나. 실제로 그가 얼마나 핫한 남자일지는 모르겠으나, 평양을 다룬 그의 작업은 충분히 뜨겁게 매력적이다. 프레임 안에서 자로 잰 듯 치밀한 균형과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캔디 컬러의 사진을 보고 많은 이들은 웨스 앤더슨을 떠올린다. 실제로 뷰파인더를 통해 본 그 자신도 그렇게 느꼈다. 올리버 웨인라이트는 평양 여행을 기록한 칼럼에서 “이 도시를 걷는 것은 일련의 무대 세트를 통과하는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유치원을 연상시키는 색채와 파스텔 팔레트, 절묘한 대칭 속에서 자신은 폴리 포켓의 장난감으로 걸어 다니는 독특한 기분이 들었다고. 비현실의 극치는 ‘릉라도 5월 1일 경기장’을 담은 사진에서 절정을 이룬다. 변질된 연어색과 청록색, 복숭아색과 파란색의 조화를 이룬 피지오 스튜디오 속에서 체제의 고통과 신음은 완전히 가려진다.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나라로의 여행 기록은 오는 4월, 대표적인 예술 서적 출판사인 타셴을 통해 색다른 평양을 담은 <Pastel Dreams> 300페이지에 담겨 출간된다.

 

 

1 Escalator Guard Pyongyang Metro, 2016  2 Pyongyang, North Korea 2016  3 The Chollima Line, Metro, Pyongyang, 2014

 

극적인 장면의 극대화, 에도 하르트만 
네덜란드 사진가 에도 하르트만(Eddo Hartmann)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해 사진에 담았다. 차분한 색감과 텅 빈 공간에서 오는 역설적인 비장함은 보는 이를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북한의 집체주의적 성격 안에서 개인은 단지 하나의 픽셀일 뿐이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프레임 안에서 사람을 단지 하나의 픽셀로 남겨둠으로써 그들의 존엄성을 대조적으로 강조한다. 그는 피사체와 일정한 거리를 두어 빈 공간을 극대화하는데, 커다란 여백은 역설적으로 피사체를 강조한다. 남겨진 넉넉한 공간이 보는 이로 하여금 해석할 여지를 만들어주는 셈이다. 그는 장노출 방식도 자주 이용하는데, 희미한 흔적만이 남은 평양 지하철역 속 대중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의 작품 시리즈 제목 ‘무대 세우기(Setting the Stage)’처럼, 그는 카메라와 눈만을 가지고 그럴싸한 무대를 세운다. 2017년에는 한니발 퍼블리싱을 통해 평양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Setting The Stage>를 펴냈다.

 

 

1,2,3 Pyongyang Vintage Socialist Architecture

 

거대한 빈티지 건축물 전시장의 포착, 라파엘 올리비에  
2015년, 중국을 통해 들어가 단 하루, 24시간 머물렀던 평양은 프랑스의 건축 사진가 라파엘 올리비에(Raphael Olivier)의 마음을 단단히 흔들었다. 라파엘 올리비에는 이때를 ‘압도적인 감각의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머릿속의 강렬한 평양을 지우지 못한 그는 곧 긴 여행을 결심한다. 그리고 1년 후 다시 찾은 평양. 그곳에서 만난 건축물은 사회주의 건축 원칙에 입각해 한국 문화와 사회의 지역적 특성을 더한, 오직 자신만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입은 채였다. 거기에 상업 광고 게시판이나 번쩍이는 숍, 못생긴 사무용 건물이 뒤덮이지 않은 세상이라니! 건축 사진가에게 건축물을 담기에 이렇게 좋은 환경은 없었을 것이다. “평양은 아름답게 보존된 빈티지 사회주의 건축물의 뛰어난 전시실이에요.” 그는 자신의 작품 시리즈에 ‘Pyongyang: DPRK Vintage’라는 제목을 붙였다. 단일체 모놀리식(Monolithic) 방식의 건축에서 오는 거친 힘과 탄력은 그의 사진 안에 온전히 반영되었다. 체제 속에서 박제된 도시의 모습은 그의 프레임 안에서 또 한번 박제된다.  

 

 

 

 

 

더네이버, 평양, 포토 에세이

 

 

CREDIT

EDITOR : 전희란PHOTO : 사진작가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