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담다 ‘레 콜렉셔너’
지난 3월 4~5일 이틀간 바쉐론 콘스탄틴의 <레 콜렉셔너(Les Collectionneurs)> 전시가 열렸다. 그동안 메종이 출시한 빈티지 워치 컬렉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913~1931년에 제작된 포켓워치 4피스와 1927~1965년에 제작된 손목시계 14피스, 총 18피스를 소개했다. <레 콜렉셔너>에 출품된 타임피스는 메종에서 각종 옥션과 빈티지 제품 수집가를 통해 재구입한 정품 시계로 각각의 고유 넘버로 인해 무브먼트의 부품 하나까지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이목을 끈 제품은 단연 ‘미닛 리피터’. 1951년에 제작된 모델로 기계식 구동 장치를 통해 정해진 시간마다 청아한 종소리를 내는 특별한 손목시계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임에도 불구하고 울트라 신 무브먼트를 탑재하여 얇고 우아한 디자인을 자랑하며, 희소가치 또한 매우 높아서 이날 많은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클래식한 전통 시계부터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선보인 이번 <레 콜렉셔너> 전시는 브랜드의 유서 깊은 워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1951년에 제작한 ‘미닛 리피터’. 1940년부터 약 10년간 40피스 이하로 생산된 희소성 높은 손목시계. 울트라 신 무브먼트를 탑재하였으며, 70년 전의 기술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청명한 소리가 나는 특별한 제품.

오드메종에서 만난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안 셀모니’.

메종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안 셀모니’
이번 <레 콜렉셔너> 전시에는 특별히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안 셀모니가 참석했다. 그는 30여 년 가까이 메종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시계 전문가다. 1990년 바쉐론의 세일즈 매니저로 입사하여 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에 임명되기까지 제품 개발과 구매, 디자인 등 전 과정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함께 성장해온 앰배서더인 그가 한국의 빈티지 컬렉터들에게 <레 콜렉셔너>의 가치와 비전을 직접 소개했다.

지름 약 51mm 크기의 18K 옐로 골드 케이스 포켓 회중시계. 오리지널 박스를 보유해 소장 가치가 높은 제품이다.

260여 년이 넘는 긴 시간 쌓아온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매해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거듭하기란 쉽지 않다. 끊임없는 고민과 실행의 간극을 넘어서야 한다. “디자인함에 있어 늘 고민을 거듭합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고유의 클래식함을 잃지 않으면서 트렌드를 읽어내고 현대적으로 표현해야 하죠. 기술적인 혁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가 말한 기술 혁신은 2019년 SIHH에서 화려하게 증명됐다. ‘트래디셔널 트윈 비트 퍼페추얼 캘린더’ 워치가 바로 그 예다. 이 시계는 착용자의 상황에 따라 자체적으로 진동수를 조절하여 액티브 모드(5Hz)와 스탠바이 모드(1.2Hz)로 자유롭게 전환이 가능하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임에도 콤팩트한 사이즈로 만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앞서 말한 기술 혁신에 있어 트래디셔널 트윈 비트 워치는 아주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델을 통해 바쉐론 콘스탄틴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디자인 역시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기쁩니다.”

오드메종 곳곳에 전시된 <레 콜렉셔너> 컬렉션 시계들.

현시점에서 한국 시장과 빈티지 헤리티지를 주목한 이유에 대해 궁금해졌다. “평소 한국의 전통 예술 공예, 장인 정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몇 해 전 한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바쉐론 콘스탄틴이 추구하는 정신과 연결되는 부분을 발견했어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바쉐론 콘스탄틴 메종과 함께 성장한 하이엔드 워치 전문가인 그에게 럭셔리 시계 관리법과 관련해 특별한 팁을 물었다. “어떤 시계든지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계식 시계는 2~3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전문가의 점검을 받으세요. 빈티지 시계라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충격에 약하니까요. 또 대부분의 빈티지 시계는 방수가 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습도로부터 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해요. 평소에 관리를 잘해주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요. 폴리싱은 가급적이면 피하세요. 시계 고유의 형태를 잃을 수 있으니까요.”

전시장 지하에 있는 스피커. 바쉐론 콘스탄틴이 추구하는 ‘클래식과 디지털의 조화로운 융합’과 일맥상통한다.

압도적인 디지털 세상에서 전통 있는 하이엔드 워치메이커 바쉐론 콘스탄틴은 어떤 방식과 비전을 가지며 대응하고 있을까. “디지털은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데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헤리티지 부서에서 운영하는 SNS(@thehourlonge)를 통해 메종의 콘텐츠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하며 새로운 고객 또한 유입하는 중이에요. SNS는 아주 흥미로운 연결 고리라고 생각합니다.”

희소가치가 높은 울트라 신 포켓 회중시계. 아라비아 숫자의 인덱스와 투톤으로 구분한 섹터 실버 다이얼이 세련된 분위기를 선사한다.

<레 콜렉셔너> 전시가 열린 오드메종. 이곳에는 가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피커들이 즐비해 있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요즘 시대에 최고의 음질을 자랑하는 고품격 스피커를 아름다운 오브제로 인식해 대중에게 선사하는 공간, 오드메종이야말로 바쉐론 콘스탄틴이 추구하는 ‘클래식과 디지털의 조화로운 융합’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이곳 지하에는 턴테이블과 최신 오디오 장비를 함께 연결해놓은 특별한 스피커가 있다. 아날로그식 턴테이블과 세련된 디자인의 최신형 오디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최고의 음질을 선사한다. 전통을 고수하며 현시점의 트렌드까지,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가치관과 이 스피커는 어딘가 모르게 닮았다.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를 대표하는 역사와 전통의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이 급변하는 디지털의 흐름에서 앞으로 어떤 조화를 선보일까. 메종의 다음 컬렉션과 이를 이끄는 ‘크리스티안 셀모니’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문의 02-3449-5930

더네이버, 워치, 바쉐론 콘스탄틴, 레 콜렉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