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시즌이면 어김없이 트렌드 반열에 오르는 체크 패턴. 흔하고 평범한 패턴에 단조로운 분위기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간 체크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면, 새 시즌의 체크 패턴을 주목하시길. 이번 시즌에는 유독 많은 종류의 체크가 등장했다. 룩에 포인트를 부여하는 역할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체크로 무장한 올 체크 룩까지, 변주와 활용 범위도 아주 넓다. 그중에서도 진중하고 우아한 매력을 지닌 매니시 체크와 발랄하고 펑키한 체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남성복에서 자주 쓰이는 글렌 체크와 타탄 체크로 이루어진 진중하고 젠틀한 스타일의 체크 룩을 주목할 것. 2017 F/W 시즌, 디자이너들은 특히 글렌 체크와 사랑에 빠진 듯하다. 작은 격자로 구성된 글렌 체크는 은근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슈트 룩에 자주 활용되는데, 캘빈클라인과 발렌시아가, 멀버리 등이 글렌 체크를 활용해 매니시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 세 컬렉션은 체크 패턴을 베이스로 멋스러운 슈트 룩과 코트 등을 선보였는데, 여기에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더해 중성적인 매력을 배가했다. 알렉산더 왕과 토가는 클래식한 체크 슈트에 가죽 부츠와 소매 등을 더하거나 캐주얼한 데님을 매치해 세련된 스타일링을 제안했고, 스텔라 매카트니와 오프화이트는 원피스와 스커트 등의 페미닌한 아이템을 활용하거나 과감한 컷아웃 디테일로 이 시대 젠틀 우먼이 매혹될 만한 위트 있는 룩을 선사했다. 이 밖에 낙낙한 실루엣의 슈트 룩을 선보인 엘러리, 클래식 체크를 슬리브리스 톱, 스 커트 등에 녹여낸 제이슨 우, 컬러를 가미한 체크 패턴 재킷으로 룩에 포인트를 부여한 빅토리아 베컴까지, 디자이너들이 체크 패턴을 통해 제안한 젠틀 우먼은 참으로 다양했다.
클래식 스타일의 체크가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 남다른 도전 정신으로 신선한 체크 룩을 선보인 디자이너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심플하고 단순한 매력의 깅엄 체크가 비비드한 원색이나 파스텔 컬러를 입고 펑키하게 변신했다. 컬러뿐 아니라 동시대적인 디자인도 깅엄 체크의 트렌디한 변신에 일조했다. 깅엄 체크의 변형된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되는데, 마르니는 웨이브를 가미한 격자 무늬와 컬러풀한 스타일링으로 레트로한 70년대 무드 룩을 완성했다. 하우스 오브 홀란드는 파스텔 컬러의 퍼와 메탈릭한 디테일을 가미, 체크 패턴의 드레스업 버전을 제시했다. 한편 전통적인 체크 패턴을 활용해 색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인 디자이너도 여럿 존재한다. 로에베와 아시시, 사카이, 겐조 등이 그 주인공. 로에베는 톤 다운된 체크 룩에 강렬한 레더 디테일을 가미해 펑키한 무드를 완성했고, 아시시는 반짝이는 글리터 소재를 더해 글래머러스한 체크 룩을 선보였다. 한편 사카이와 겐조는 서로 다른 색과 크기의 체크 패턴을 믹스해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가장 웨어러블한 방식으로 체크 룩을 신선하게 즐기고 싶다면? 버버리의 9월 컬렉션을 주목할 것. 버버리는 서로 다른 무늬의 체크를 결합한 오버사이즈 코트, 클래식한 버버리 체크 패턴의 아우터 등을 선보였는데, 화려한 샹들리에 이어링이나 볼캡 등의 아이템을 더하거나 여성스러운 레이스 드레스를 매치하며 체크 룩의 귀환을 강력하게 예고했다.
이렇듯 F/W 시즌을 물들인 체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새 시즌 체크 패턴을 누구보다 멋스럽게 소화하고 싶다면 아이템 선택에 신중을 기울일 것. 진중한 매력의 젠틀 우먼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톤 다운된 컬러와 함께 잘 재단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한 웰메이드 피스를 기억하면 된다. 힙한 감성의 영 체크 룩을 선택했다면 실험 정신을 발휘하되, 클래식 체크 패턴과 스트리트 무드를 적절히 믹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번 시즌, 그 어떤 체크를 선택하더라도 실패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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