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프리츠한센의 덴마크를 찾다

프리츠한센을 따라 덴마크 디자인 투어에 나섰다. 프리츠한센 본사에서 덴마크 디자인의 DNA와 오늘날까지 이어온 유산을 확인한 시간.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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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츠한센의 디자인을 연대순으로 전시한 디자인 홀 전경. 

 

 

지난해 설립 150주년을 맞은 덴마크의 리빙 브랜드 프리츠한센. 한국에서는 문화역서울284에서 기념 전시 <Shaping the Extraordinary - 영원한 아름다움>을 열어 주목받았다. 의미 있는 2022년을 보낸 프리츠한센은 새로운 분기를 맞아 코펜하겐 북부 알러뢰드에 자리한 본사를 단장하고 디자인 홀의 문을 열었다. 그곳에 직접 다녀왔다. 


담벼락에 ‘Extraordinary Design Since 1872’를 새긴 2층 높이의 건물 안으로 들어선 뒤 입구를 지나면 너른 디자인 홀이 나타난다. 프리츠한센의 아카이브이자 박물관, 쇼룸이기도 한 디자인 홀은 3개 섹션으로 나뉜다. 

 

 

 ‘에그’ 체어의 완성에 필요한 작업 도구. 

 


첫 번째 섹션은 150년의 디자인 역사를 소개하는 곳. 1878년 제작한 프리츠한센 최초의 의자부터 코펜하겐 시청 및 국회의 의뢰로 디자인한 의자, 그리고 카레 클린트(Kaare Klint)의 교회 의자, 한스 베그너(Hans J. Wegner)의 차이나 체어 등 시대별 대표 디자인을 연대순으로 전시했다. 


두 번째 섹션은 프리츠한센을 대표하는 두 디자이너 폴 케홀름(Poul Kjærholm)과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에 헌정했다. 한쪽에는 케홀름의 기념비적인 1952년 작, PK0 의자와 PK60 테이블을 비롯해 건축적 구조가 특징인 라운지체어를 전시했다. 야콥센 파트 역시 빛의 방향에 따라 드리우는 그림자를 고려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그의 대표작을 줄지어 배치했다. 프리츠한센의 가죽 장인은 ‘에그’ 체어에 가죽을 덮어 바느질하는 과정을 손수 재현했다.

 

 

프리츠한센 본사의 2층 로비.

 


세 번째 섹션은 프리츠한센의 현재 제품을 용도에 따라 배치해둔 쇼룸이다. 케홀름과 야콥센의 대표작을 비롯해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가구와 소품 등이 각기 거실, 다이닝룸, 카페테리아 등을 이루는 것. 새 컬렉션인 색색의 ‘앤트’ 체어와 견고한 ‘PK4’ 라운지체어는 익숙하되 모던한 모습으로 단연 존재감을 뽐내었다.

 

 

 

NEW PRODUCTS

프리츠한센의 역사적 디자인을 계승한 신제품 2점.

 

 

PK4™

폴 케홀름의 초기작으로, 강철 프레임에 줄을 엮어 등받이와 시트를 형성한 라운지체어다. 직선으로 교차하는 로프가 기하학적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가벼워서 옮기기 쉽다. 새롭게 출시하면서 일체성을 강화했고, 보다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시트 쿠션을 옵션으로 추가했다. 

 

 

 

 

ANT™

1952년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앤트’ 체어를 업그레이드한 모델. 이름처럼 개미를 닮은 곡선 형태와 다리 3개가 오리지널 디자인의 특징이다. 이후 1980년대 모델에 이르러 다리가 4개로 늘었으며, 이번 신제품에는 9겹 압축 몰드 베니어 위에 텍스타일과 레더로 업홀스터리했다. 

 

 

 

 

공간 경험의 확장

마리-루이스 회스트보(Marie-Louise Høstbo) 디자인 총괄책임자와 나눈 프리츠한센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

 

새 제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1년 반 전 프리츠한센에 합류했을 때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 중이었다. 팀원들은 오늘날 아카이브에서 어떤 작품이 필요할지 고민했고, 폴 케홀름의 PK4를 발견했다. PK4는 그가 코펜하겐 응용예술학교(The School of Arts and Crafts)에서 공부하던 시절 디자인한 라운지체어다. 기숙사에서 생활한 케홀름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옮기기 쉬운 의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강철로 제작했고, 이후의 졸업 작품인 PK25와 마찬가지로 연속 프레임과 직선 구조를 접목했다. 이 작품은 그가 1952년 한정 제작한 것으로, 프리츠한센에서 이전까지 재생산된 적이 없다. 이번 개발을 통해 더 견고해졌고,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과 블랙 버전, 밧줄도 내추럴과 블랙 컬러로 선보였다.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덴마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디자이너를 조사한 뒤 어떻게 오늘날 유효한 컬렉션을 함께 완성할지를 논의해 최종 선정한다. 작업이 시작되면 디자이너가 초안과 스케치를 하고, 대화를 거쳐 모델링 작업을 이어간다. 이후 드로잉을 토대로 본사에서 일대일 모델을 제작하고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아이디어가 최종 결과물로 출시되기까지 2~5년이 소요된다.


출시에 앞서 얼마나 많은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지?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지만, 하이메 아욘과 파븐(Favn) 소파를 제작할 때는 프로토타입을 14개 만들었다. 조각상을 제작하는 것처럼 까다로운 프로젝트였다. 완벽한 비율과 쿠션 디테일 등 최적의 결과물을 위해 계속 조정해야 했다. 운이 좋다면 서너 번으로 마무리되지만, 파븐은 한 번에 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든 작업 중 하나다.


본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
‘미팅룸 C’. 좋아하는 컬렉션 제품들이 있어서다. 상판을 가죽으로 덮은 폴 케홀름의 테이블 PK40, 그리고 한스 베그너가 디자인한 차이나 체어가 있다. 덴마크에서는 보통 케홀름 의자를 케홀름 테이블과 매치한다. 하지만 다른 디자이너 작품을 함께 두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외부 회의를 할 때면 미팅룸 C를 예약하는데, 이러한 가구 조합이 대화의 시작점이 되기 때문이다.  


직접 사용할 가구를 고르는 기준이 궁금하다.
본사를 리모델링할 때 사무실 가구를 새롭게 주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래서 세실리에 만즈(Cecilie Manz)가 디자인한 에세이 테이블을 두었다. 3m가 넘는 긴 테이블이라 주로 한쪽 끝에 앉고, 나머지 부분은 미팅 시에 활용한다. 소통하기 좋은 구조다. 또한 평소에는 닷(DOT) 스툴에 앉는다. 앉았다 일어나기 쉽고, 돌아다니기 편하다. 프리츠한센 직원은 각자 가구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기에 동료들이 어떤 의자를 선택하고 테이블과 액세서리를 사용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특별한 추억의 가구가 있는지?
어린 시절 이모 댁에 가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코펜하겐에서 자동차로 2~3시간 걸리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시간이 지나 10대가 되었을 때, 그곳에 멋진 클래식 가구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았다. 카레 클린트, 모겐스 라센(Mogens Lassen) 등이 디자인한 가구 말이다. 사람들이 가구를 큐레이팅하고 그것과 함께 생활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출발점이었다. 18세가 되었을 때 부모님에게 시리즈 7 체어를 선물받았고, 지금까지 주방에서 사용하고 있다. 나의 집은 클래식한 빈티지 가구와 현대적인 가구가 조화를 이룬다.


한국의 집은 거실에 큰 소파와 TV를 두고,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한다면?
새로운 PK60은 커피 테이블이지만 바닥에 앉아 사용하면 멋진 다이닝 테이블이 된다. 또한 우리 집에는 소파와 별개로 데이베드 PK80이 있는데, 거기에 신문이나 책을 올리거나, 과자와 음료를 담은 트레이를 둘 수 있다. 이때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JH 트레이를 활용하면 옮기기 수월하다. 테이블 3개가 겹치는 PK71도 추천하고 싶다. 하나는 창가의 조각상 받침대로, 다른 하나는 침대 협탁으로, 나머지 하나는 거실의 사이드 테이블로 두었다. 두 딸이 소파를 모두 차지할 경우에 바닥에 앉아 간이 테이블로 사용한다. 이 같은 유연성과 확장성 덕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프리츠한센의 대표 가구는 물론 신제품을 집에 두고 사용하며 실생활에서 어떻게 어울리는지 확인한다. 가장 좋아하는 가구는 폴 케홀름의 시그너처 체어인 PK4다.”

요제프 카이저(Josef Kaiser) 최고경영자

 

 

 

 

DESIGN SPOT 3

프리츠한센 가구가 곳곳에 놓인 덴마크의 디자인 명소.

 

 

래디슨 컬렉션 로얄 호텔 코펜하겐 

1960년 SAS 로얄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으며, 아르네 야콥센이 건물과 내부 설계를 도맡았다. 외관은 뉴욕 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인 직사각형의 고층 빌딩으로 완성했다. 스완(Swan)과 에그(Egg) 등의 대표작도 이때 탄생했다. 이후 여러 차례 개보수 공사를 하며 본래 모습을 잃었지만, 2018년 리노베이션을 거쳐 야콥센의 유산을 복원 및 재해석했다. 
TIP│606호는 야콥센의 오리지널 디자인이 보존된 유일한 객실이다. 창밖 하늘과 연결되는 하늘색, 민트색 벽과 의자는 물론, 다리 없이 벽에 고정된 서랍과 조명, 문고리 하나하나 야콥센이 직접 디자인했다. 각 층 6호실은 프리츠한센과 협업한 특별한 스위트룸이다.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코펜하겐 북쪽으로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면 도착하는 훔레베크(Humlebæk). 그곳에 미술 애호가 크누드 옌센(Knud W. Jensen)이 대중을 위한 현대미술관을 꿈꾸며 개관했다.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 외르겐 보(Jørgen Bo)와 빌헬름 볼레르트(Wilhelm Wohlert)는 오래된 건물과 자연의 조화를 꾀하며 점진적으로 증축을 진행했다. 미술관의 이름은 기존 빌라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옛 소유주가 세 아내의 이름인 루이스(Louise)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TIP│콘서트홀에는 폴 케홀름이 디자인한 ‘루이지애나 체어’가 설치되어 있다. 1976년 제작된 접이식 의자로, 자유롭게 접거나 펼칠 수 있는 것이 특징. 목재를 그물처럼 직조하여 견고함과 안정적인 착석감을 더했다. 

 

 

 

 

그룬트비 교회 

19세기 덴마크의 성직자이자 시인, 철학자인 니콜라이 그룬트비(N. F. S. Grundtvig)를 기리는 교회. 건축가 페데르 빌헬름 옌센-클린트(Peder Vilhelm Jensen-Klint)가 고딕 양식과 덴마크의 전통 건축 양식을 결합해 설계했다. 건물 전체를 구성하는 모래빛 벽돌 역시 모두 로컬 재료로 만들었다. 완공 전 세상을 떠난 옌센-클린트의 뒤를 이어 아들인 카레 클린트가 1940년 마무리했다. 
TIP│교회 내부의 ‘처치 체어(Church Chair)’는 카레 클린트가 디자인하고 프리츠한센이 제작한 의자다. 긴 벤치 대신 개인용 의자를 도입했으며, 등받이 뒤쪽에 뒷사람이 성경을 넣을 선반을, 좌석 아래에는 소지품 칸을 설치했다. 
긴 막대로 의자 다리를 이어 벤치처럼 이용할 수 있다. 

 

cooperation 프리츠한센(www.fritzhan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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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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