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카라 박규리의 로맨틱 블랙

15주년을 기념하며, 우리가 기억하던 그 모습 그대로 컴백한 그룹 카라. 그 중심에는 여전히 리더 박규리가 있다.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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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러플 네크라인 미니 블라우스 드레스는 N˚21.

 

 

2022년 말, 15주년 기념으로 컴백한 카라(KARA). 멤버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리더 박규리는 컴백을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 시간이 고맙고 소중하다. 너무 어릴 때 연예계에 뛰어들었고, 찬란한 미래를 기대했으며, 하고 싶은 것도 많아 욕심을 부렸지만,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순간을 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를 지탱한다.

 

 

버튼 클로저 디테일의 새틴 랩 칼라 블라우스, 하이웨이스트 플레어 팬츠 모두 아크네 스튜디오. 버클 장식 디테일의 레더 부츠 세르지오 로시. 블랙 레진 조각 링 알렉산더 맥퀸.

 

 

개인 화보는 오랜만이죠? 화보 주제인 ‘로맨틱 블랙’이 박규리의 짙은 감성을 표현하는 것 같아요. 밤잠도 설쳤었어요. 이렇게 다채로운 블랙&화이트가 존재하다니! 모노톤에 ‘다채로운’이란 표현이 의아할 수도 있는데, 정말 다양한 존재감을 지닌 컬러라고 느꼈어요. 처음 시도한 매니시한 블랙 슈트와 커다란 화이트 넥칼라가 포인트인 원피스도 마음에 들었고요. 


데뷔 15주년인 2022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카라가 컴백한 건 놀라운 소식이었어요.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정말 망설여져요. 멤버마다 후회와 감동이 교차하면서 각자 다른 결로 다가갔을 것 같은데 저는 무대 자체를 너무 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죠.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MAMA’ 스테이지에서의 컴백이라니, 긴장할 법도 한데 떨리진 않았어요. ‘카라’라는 이름의 힘과 우리가 뭉쳤을 때 생기는 시너지에 대해서 항상 자신이 있었기에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대 오르기 5분 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어요. 

 

 

라셀 트위드 소재의 라운드넥, 싱글브레스트 재킷, 크리스털 라인스톤 포인트의 DG 로고 드롭 이어링 모두 돌체앤가바나.

 


해프닝에 가까운 에피소드인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제 스타킹이 갑자기 찢어진 거죠!(웃음) LED 무대 바로 뒤에서 일어난 일이라 순간 당황해서 우왕좌왕했어요.멤버들의 손을 잡고 텐션을 찾으려 애썼죠. 그리고 팬들의 눈을 마주하니 기분 좋은 소름이 끼치면서 그때부터는 그냥 즐겼어요. 


흩어진 멤버들이 다시 모여 하나가 되는 모습, 마이크 6개가 놓인 무대 위 등 많은 생각과 조심스럽게 준비한 면면이 보였어요. 멤버들이 모였을 때의  시너지는 의심할 바 없었지만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3~4년 동안 개인 활동을 하면서 여러 일로 인해 자신감,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졌으니까요. 멤버들이 카라 이야기를 꺼내면 저는 한 발 물러섰던 것 같아요.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두려워했죠. 그러다 15주년이 본격적으로 화두에 오르면서 ‘그래 죽기 전에 한번 해봐야지’ 결심했고, 멤버들과 친구들이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줬어요. 저에게는 15주년이라는 멋진 핑계가 필요했었나 봐요.  


카라 컴백 후 유튜브나 SNS를 보면 ‘현역 그 잡채’, ‘느슨한 가요계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등의 댓글이 많았어요. 센스 있고 기분 좋은 말을 들으면 감사하죠. 한편으로는 저희가 백조 같다고 느꼈어요. 수면 위로는 우아하게 유영하는 듯 보이지만 수면 아래로는 엄청나게 자맥질하는 백조처럼, 최고의 순간을 보여주기 위한 연습 과정이 스파르타 식이었거든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의미가 있으니까 좀 더 악착같이 매달린 덕분에 저런 이야기를 듣게 된 것 같아요. 피땀 흘린 과정이 무대에서 정직한 결과로 드러나는 것 같아 재미있었죠.

 

 

퍼프 슬리브와 스모킹 디테일의 플레어 드레스는 울라 존슨 바이 분더샵. 메탈 스네이크 장식 레더 앵클부츠는 르네 까오빌라 바이 분더샵.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들다고 했는데, 특히 <문명특급>때 체력이 많이 소진된 모습이었어요. 뮤직비디오 촬영 전까지만 해도 안무 연습하면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살이 빠지니까,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하지만 코어 근육이 약해진 상태로 <문명특급>을 찍은 다음에는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서 필라테스와 PT를 시작했어요. 확실히 운동하니까 체력이 좀 생기더라고요.


식단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운동으로 체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이렇게 화보나 중요한 촬영이 있으면 며칠 동안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타이트하게 관리해요. 이제 굶는 것은 못하고, 근육 탄탄하게 받쳐주는 몸 상태가 좋아서 간헐적으로 식단 관리를 해요. 


유튜브와 그렇게 낯가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는 찐 아날로그 세대예요. <문명특급>에서 라이브로 먼저 보여준다고 하는데 생방송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또 우리가 알던 방송 녹화와는 전혀 다른 흐름과 구성에 정신이 없었어요. 게다가 음주 방송이라 리얼한 술 텐션이 필요했거든요(웃음). 뭘 얘기해야 할지, 이 말을 해도 되는 건지 등 알 수가 없는 거죠. 어떤 부분은 또 라이브인데 방송에는 안 나간다고 하고… ‘술방(음주 방송)’도 낯선 문화였지만 차차 적응하니 재미있어졌고 저와 딱 맞는 텐션이었어요. 

 

 

드레이프 테일러링 소재의 비대칭 밀리터리 크롭트 재킷, 코튼 소재의 화이트 셔츠, 헴라인과 탭 디테일의 하이웨이스트 페그레그 팬츠, 블랙 레진 조각 링과 이어링, 실버 더블 버클 디테일의 레더 플랫폼 샌들은 모두 알렉산더 맥퀸.

 


음악 방송과 유튜브 예능까지, 정신없이 바빴을 거 같아요. 평소 일상은 어떤가요? 스케줄이 없는 날은 반려견에게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할애해요. 스케줄이 있을 때면 잠자리에 들기 전 반드시 SNS 라이브 방송을 하고요. 혼자 집에 돌아온 후에 시작하는 라이브 방송은 팬들과의 소통으로 이어지고, 소통하고 있다고 인지하는 순간 안심이 되더라고요. 팬들과 함께해서 좋기도 하지만, 하루 일과를 모두 끝낸 나에게 주는 선물 같다고나 할까요(웃음). 중독됐어요. 


일본에서 단체 활동을 하느라 매우 바쁘게 보냈어요. 카라로서는 7, 8년 만에 다녀왔어요. 예전에는 공항에서 팬들의 환호를 들으며 입국했는데 이제는 얼굴조차 볼 수 없는 벽이 가로막고 있더라고요. 분명 건너편에 서로 있다는 기척이 느껴지는데, 얼굴도 못 보고 목소리마저 낼 수 없다니, 생이별한 느낌에 엄청 울었어요. 마음을 추스르고 다른 곳에서 또 만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서로 토닥거렸어요. 그리고 일본 활동을 오래 한 지영이에게 의지를 많이 했어요. 네이티브처럼 일본어를 구사해서 심리적으로 든든했죠. 

 

 

로고 프린트와 허리밴드 포인트의 반소매 플레이 슈트는 모스키노. 무릎길이의 카프스킨 롱부츠는 지안비토 로시. 레이스 포인트의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시 카라 활동을 시작하면서 멤버들의 소중함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예전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 이제 다들 어른이 됐잖아요. 그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면서 솔로 활동도 해보고, 어떤 면에서 뭐가 중요한지도 깨달으면서 성장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더 ‘카라’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서로의 소중함, 그리움이 누적되어 하나가 될 수 있었죠. 짧다면 짧은 활동이었지만 어떤 순간이든 최선을 다하고 카라에 충실하며 유한하지 않은 이 시간을 고마워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뮤지컬이나 배우로도 활동했잖아요. 이전 소속사와의 계약 종료 후 연기를 하고 싶어 독립했어요. 뭐든 때가 있는데, 고집 아닌 고집과 욕심을 부려 힘든 시절을 겪었어요. 카라 활동 바로 전까지 뮤지컬을 하면서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고 내가 잘하는 것, 춤과 노래에 대한 열망이 다시 올라왔어요. 그러다가 카라 활동으로 안에 있던 불꽃이 파바박 터졌어요. ‘아, 맞아 나 이런 거 잘했지, 이거 좋아했지!’ 각성했어요. 그러면서 붙잡고 있던 아집이 사라지더라고요. 지금은 내가 잘하거나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을 거란 긍정적 마인드로 가득 차 있어요. 


엄청난 독서광이라고 알려졌어요. 독서광보단 텍스트광이에요. 뭔가를 계속 읽는 것을 좋아해요, 생각이 많아져서 잠시 쉬고 싶을 때 오히려 눈을 피로하게 한 후 정신을 텍스트로 채우는 거죠. 그리고 ‘한 줄 노트’라는 앱이 있어요. 거기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글귀를 적어요. 나중에 보면 낯간지럽지만 감성 표현할 때 좋은 것 같아요.   

 

 

새틴 패널 디테일의 크레이프 저지 소재 비대칭 드레이프 드레스, 3D 풍선 장식의 고트스킨 스트랩 샌들은 모두 로에베.

 

 

카라 중에서도 최고 주당으로 꼽히는데,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정확한 주량은 잘 몰라요. 요새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졸리더라고요. 최근에는 위스키를 자주 마셔요. 싱글 몰트위스키 한 잔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언제나 응원해준  ‘카밀리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래 기다려준 팬들, 새로운 카밀리아까지 여러분에게 느끼는 고마움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자주 표현하려 하고,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곁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우리 SNS로 자주 소통해요!

 
‘규리 여신’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2월, 3월 일본에서 팬미팅이 있어요. 국내에서도 팬들과 함께할 시간을 기획 중이고요. 카라로서, 개인으로서도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과 관심, 사랑 부탁드려요.   

 

Stylist 박명선 Hair 소현(알루 본점) Makeup 은경(알루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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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임준연PHOTO : 임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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