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세기말 감성 패션

2000년대 세기말 감성의 패션이 다시 트렌드로 떠올랐다.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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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제니와 선미, 나아가 벨라 하디드와 두아 리파, 헤일리 비버 등 요즘 ’힙’한 스타들의 SNS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아이템들이 있다. 상하의를 ‘깔맞춤’한 벨벳 트레이닝복부터 배꼽을 시원하게 드러낸 크롭트 톱, 아슬아슬한 마이크로 미니스커트와 한껏 내려 입은 로슬렁 진이 바로 그것. 그러나 사실 이 아이템들은 2000년대 초반 시대를 풍미하던 패리스 힐튼이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 즐겨 입던 룩이다. 당대 유행하던 하이틴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나 <금발이 너무해>, <핫 칙> 등에 등장한 주인공들의 패션이기도 한데, 이처럼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소위 세기말 패션을 지칭하는 Y2K는 현재 패션 신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다. 원래 Y2K는 ‘Year 2000’의 약자인데 현재 그 시대의 스타일을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유행 20년 주기설은 불변의 진리인지 몇 해 전부터 불던 레트로 열풍이 한동안 1980~90년대를 휩쓸더니 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의 범위를 확장했다. 당시 워너비였던 스타들의 아이코닉한 룩이 현대적인 버전으로 재해석되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것. 지난해, Z세대에 의해 틱톡에서 점화된 Y2K 열풍은 그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는 모델 벨라 하디드와 뮤지션 두아 리파, 카일리 제너와 올리비아 로드리고 같은 스타들의 호응에 힘입어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Y2K 트렌드는 스타들의 SNS뿐만 아니라 2021 F/W 시즌 런웨이에서도 포착됐다. 블루마린이 가장 대표적인 예. 2019년 말부터 블루마린을 새롭게 이끌기 시작한 젊은 디자이너 니콜라 브로냐노(Nicola Brognano)는 블루마린을 다시 전성기로 돌려놓겠다는 야심 아래 밀레니엄 시기의 미학을 소환했다. 그 결과 레드, 블루 컬러 등을 입은 화려한 마이크로 미니스커트와 발목 부분에서 넓게 퍼지는 와이드 팬츠, 플라워 아플리케를 장식한 크롭트 톱, 나비 모티프 벨트 등 그 시대를 풍미한 키 아이템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2000년대 패션을 단순히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니즈에 맞춰 촌스럽지 않게 관능적으로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2000년대 초반 선풍적 인기를 누린 마크 제이콥스 역시 다시 돌아온 트렌드를 반겼다. 그 시절 유행하던 화려한 일러스트의 베이비 티셔츠부터 헤어 클립까지 다채로운 아이템을 재해석한 신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았다. 2022년 리조트 컬렉션에서도 팝 컬러의 셋업이나 로 라이즈 팬츠, 프런트 타이 디테일이 더해진 크롭트 톱 등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것을 보면, Y2K 트렌드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Y2K의 유행은 아쉽게 모습을 감췄던 브랜드들도 다시 부활시켰다. 그 시절 최고 인기 브랜드 중 하나였던 쥬시꾸뛰르는 최근 포에버21과의 협업 소식을 알리며 다시 각광받고 있고, 한국에서 철수한 ‘트루릴리전’과 ‘스톰’도 Y2K 유행의 수혜를 입고 다시 돌아올 채비를 마쳤다.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가십걸>과 <섹스 앤 더 시티>도 리부트 시리즈로 TV를 찾는다고 하니, 세기말 감성의 패션을 즐기고 싶다면 그 시절 패션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보자. 그때 그 시절 패션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Y2K 트렌드에 열광하는 것일까? 오랜 팬데믹으로 ‘집콕’ 생활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 접속해 ‘다시보기’를 즐기면서 고전물이 인기를 얻은 것도 한몫한다. 여기에 사회적 분위기도 힘을 보탰다. 단순하게 2000년대 초반의 트렌드로만 한정 지어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새로운 세기를 앞둔 당시에는 완전히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세상의 종말이라는 공포가 공존했다. 이 때문에 1990년대 후반에 혁신적인 노래와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패션 스타일이 쏟아진 것. 2021년에 갑자기 Y2K 붐이 일어난 것도,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인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팽배한 현 상황이 세기말의 그것과 비슷해서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미 이 시대를 겪은 세대는 팬데믹으로 침체된 시기를 보내며 자유롭던 2000년대 초반의 감성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것일 테고, Z세대는 개성을 중시하는 특성상 다양한 스타일이 가득했던 그 시대와 주파수가 맞아떨어져 흥미를 느끼는 것일 터. 어쩌면 기약 없는 팬데믹 기간 동안 스웨트팬츠와 같은 원마일웨어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이 광란의 시대를 추억하며 새로운 재미를 찾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이번 시즌, 나아가 다음 시즌까지도 뜨거울 이 트렌드를 어떤 방식으로 즐길지는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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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소현PHOTO : www.idbm.com , www.hbo.com, im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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