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김주원이 그리는 사계절

발레리나 김주원이 매란국죽, 사군자를 따다 생의 사계절을 무대 위에 펼친다.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은 이제는 연출가란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디자이너 정구호,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 등이 제작에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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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덕 밑 정동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노랫말 일부다. 아직 눈을 기대하기에는 이르지만, 11월에는 정동에서 가을의 정취에 젖어봐도 좋겠다. 덕수궁 돌담길 옆 언덕 밑 정동길 위 정동극장에서 <김주원의 사군자>를 보면서.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이 기념 공연으로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에 대해서라면 참여한 아티스트들을 기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오히려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 내용이 아닐까. 작품은 제목처럼 사군자인 매란국죽을 따다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펼친다.


먼저 봄. 매화는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라고. 그 향기 또한 일품이라, 옛 선비들은 매화를 두고 아무리 춥고 배가 고파도 향기를 잃지 않는 우아하고 고상한 아치고절(雅致高節)이라 표현하였다. 작품에서는 이를 꽃에 홀려 길 잃은 승려와 나비의 춤으로 표현한다. 다음으로 여름을 상징하는 난초는 연약한 풀이지만 곧게 솟은 꽃대에서 꽃을 피우는데, 사람들은 이를 겉은 부드러우면서 내면은 강한 외유내강(外柔內剛)에 비유하곤 한다. 작품에서는 고단하고 외로운 무사가 등장하여 피투성이로 추는 검혼춤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가을. 국화는 모든 꽃이 시든, 노랗게 물들어 낙엽으로 지는 계절 가을에 홀로 피는 꽃이다. 때문에 서리에도 굴하지 않고 고고하게 피는 절개라는 의미의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불리는데, 작품에서 국화는 고고한 춤으로 엄혹한 시절을 견뎌내는 무용수로 표현된다. 마지막으로 겨울의 대나무는 엄동설한 속에서도 꿋꿋하고 고고하게 절개를 지킨다고 하여 세한고절(歲寒孤節)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작품에서는 이를 우주 유영사와 승려를 통해 승화된다.


이처럼 특정한 시대나 동일한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매란국죽, 그리고 만남, 다른 말로는 인연을 통해 생의 도저한 순환을 그린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도 내용이나,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티스트일 것이다. 발레리나 김주원을 위해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힘을 모았다. 함께 무대에 서는 배우로는 영화 <양자물리학>을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한 박해수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인 윤나무가 출연한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발레리노 김현웅, 윤전일, 김석주가 무대에 서서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장면을 연출해낸다.


무대 뒤 크리에이티브 스태프들 또한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장르를 구척한 이들로 구성되었다. 예술감독은 이제는 연출가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디자이너 정구호가 맡았다. 두 사람은 김주원의 은퇴작인 <포이즈(POISE)>(2012), <Two in Two>(2014), <Arts of Evolution(예술의 진화)>(2014)에서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다. 음악은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으로 전 세계에 존재를 알린 정재일이 맡았다. 대학로 연극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온 작가 지이선이 대본을,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연출가 박소영이 연출을, 그리고 영국 아크람 칸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무용수 김성훈이 안무를 맡는 등 어벤저스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은 10월 22일부터 11월 8일까지 공연된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정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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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정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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