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언텍트 시대 패션 쇼

클릭 한 번으로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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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모델을 직접 마주하고 컬렉션 룩을 두 눈으로 담아낼 수 있는 패션위크는 생각만으로도 설렘을 안겨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존의 컬렉션 진행 방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언택트’가 화두로 떠오른 것. 그 탓에 올봄 예정되어 있던 샤넬, 디올, 구찌 등의 크루즈 패션쇼 일정을 시작으로 모든 쇼가 일정을 취소하거나 디지털 전환을 선포했다. 첫 시작은 지난 6월 8일 공개한 샤넬의 2021 크루즈 컬렉션. ‘지중해에서의 산책’을 주제로 카프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작은 캐리어, 쇼퍼백, 자수가 들어간 핸드백에 넣을 수 있는 옷’이라는 가볍게 떠나는 여행을 콘셉트로, 이탈리아 리비에라에서 휴가를 즐기던 1960년대의 여배우로부터 영감 받아 여유롭고 느긋한 매력을 전한다. 영상과 이미지만으로도 샤넬이 전하고자 한 감성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크루즈 컬렉션을 꼽자면, 루이 비통이다.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정적인 여행’을 떠났다. “오랫동안 나를 불러온 곳, 하지만 돌아갈 시간이 없었던 곳을 들여다보았다. 하나씩 하나씩 영감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내 창조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힌 그는 패션을 하나의 게임으로 보고 내 안으로 여행을 떠나길 제안한다. 나만의 장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요약해보고 나만의 색채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는 탐험을 하도록 말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 컬렉션은 파리 퐁뇌프에 위치한 그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어 더욱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크루즈 시즌을 지나 메인 컬렉션 기간까지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런던, 파리, 밀란, 뉴욕에서 열리는 4대 패션위크의 정상적인 진행 또한 불가능해졌다. 이에 각 도시에서는 저마다 대책을 내놓았는데, 런던은 남녀 구분을 없애고 ‘젠더 뉴트럴’을 내세운 디지털 패션위크를 기획, 패션의 디지털 시대를 열고자 했지만 기대만큼의 시청률과 호응을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현재로서 디지털 패션위크는 차선이 아닌 최선. 때문에 브랜드마다 디지털 라이브 쇼를 통해 각자의 컬렉션을 어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단순히 모델이 나와서 무대를 돌고 들어가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디지털 포맷에 맞춰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 에르메스가 디지털로 풀어낸 2021 남성복 컬렉션 퍼포먼스는 성별에 관계없이 보는 이의 흥미를 자아냈다. 아티스트 시릴 테스트와 협업한 ‘HORS-CHAMP’ 퍼포먼스를 통해 현장감을 생생히 살린 영상은 보는 내내 컬렉션을 함께 준비하는 듯한 느낌을 전했다.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은 현재 상황이 우리의 새로운 지혜를 모으고, 새로운 모멘텀을 모색할 수 있는 순간이라 밝히며, ‘자세를 잡고, 침착하게, 앞을 똑바로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에르메스가 컬렉션을 진행하기 전의 순간을 응축해 보여줬다면, 구찌는 무려 12시간 동안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내러티브 형식으로 컬렉션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공개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하나의 시절을 마감한다는 의미로 ‘에필로그’라는 이름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패션 규칙과 시각을 뒤집는 실험을 통해 그 여정의 대미를 장식하고자 했다.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세팅하는 과정부터 모델이 메이크업을 받고 카메라 앞에 서는 모습까지, 한 편의 브이로그를 보는 것만 같다. 이 외에 르메르, 플랜씨, 디스퀘어드2 등 많은 패션 브랜드가 저마다의 감성을 담은 형태로 디지털 컬렉션을 공개했다. 


패션 피플이 거리를 장악하던 컬렉션 기간, 팬데믹 시대로 거리는 텅 비었고 패션쇼는 더 이상 패션 피플만의 소유가 아니게 됐다. 장점이라면 물리적으로 한정적이었던 패션 쇼장이 디지털이라는 매개체로 무한히 넓어졌다는 것. 덕분에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컬렉션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급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누군가는 긍정적인 평을 내놓고 누군가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패션 브랜드들 또한 디지털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과정이 흥미롭지만, 그럼에도 직접 대면하고 보여줄 수 있는 오프라인 컬렉션을 더 선호하는 모양새. 루이 비통은 파리 패션위크에 불참을 선언, 8월 6일부터 중국 상해와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오프라인 로드쇼 진행을 발표했는데, 이처럼 오프라인 컬렉션이라 할지라도 그 모양새는 기존과 달라지는 추세다. 혼란과 변화 속에서 열린 2021 S/S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디지털 컬렉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가운데, 앞으로의 컬렉션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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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송유정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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