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경이로움을 담은 시계

백케이스에 펼쳐진 찬란하고 경이로운 모습에 차라리 뒤집어 착용하고 싶은 시계.

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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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AXY IN VACHERON CONSTANTIN
단순히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 크라운을 당겨 시간을 멈추게 하는 일조차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흔히 말하는 컴플리케이션 기능이란? 기계식 시계에서 시간과 분, 초 이외의 기능을 컴플리케이션이라 일컫고,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 천문 시계 등 정밀하고 복잡한 기능을 하이 컴플리케이션이라 하며 이 기능을 3개 이상 하나의 시계에 담은 것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라 한다. 그런데 바쉐론 콘스탄틴의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은 무려 23가지 컴플리케이션을 담았다. 그것도 8.7mm 두께의 작은 시계에. 비결은 다이얼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활용한 덕이다. 앞면은 시간을 비롯해 문페이즈, 일출과 일몰, 데이트 창 등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 뒷면은 별자리에 관한 서사를 드러내며 자오선에서 관찰되는 별의 거리를 계산해 지구 자전에 따라 측정하는 천문학적 시간 측정법인 항성시도 나타낸다. 6시 방향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표식을 새긴 투르비용을 장착해 섬세한 떨림도 감상할 수 있다. 열거하기도 벅찬 시계의 온갖 기능을 위한 동력은 3주간 유지된다. 믿을 수 없겠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시계다. 

 

 

 

MYSTERY IN CARTIER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말은 이 시계를 두고 하는 말일까. 루이 까르띠에는 1912년, 모델 A라는 최초의 미스터리 클락을 선보였다. 바늘을 무브먼트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달린 유리 디스크에 고정해 마치 시계 위에서 바늘이 부유하는 듯 보인다. 그리고 이를 지속적으로 진화시켰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미스터리 아워 워치 9981MC 역시 전통적인 미스터리 클락의 워치메이킹을 따라 만든 것. 다양한 부품을 최적의 환경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모듈러 방식에 집중하고, 무브먼트의 직경 중 58%를 사파이어 디스크에 할애하는 방법으로 미스터리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했다. 하지만 앞에서나 뒤에서나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무브먼트와 핸즈를 이어주는 기계적 메커니즘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신비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저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까르띠에의 시계 미학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SOLAR SYSTEM IN BREGUET
1801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투르비용을 처음 발명해 특허를 얻었고, 1988년에 브레게에서는 투르비용을 적용한 손목시계를 최초로 내놓았다.  투르비용은 중력에서 오는 오차를 극복하기 위한 부품으로 시계 산업의 위대한 발명이었다. 그 후 하이엔드 시계업계의 핵심 컴플리케이션이 된 투르비용은 여러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 만들어내는 중이지만 브레게 투르비용의 아성은 독보적이다. 클래식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더블 투르비용 5347PT는 브레게표 투르비용 2개가 만났다. 중력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시계. 두 개의 투르비용이 몸을 떨고 비틀고 뒤집는 모습, 그리고 뒤를 보면 태양계의 장엄한 광경을 아로새긴 표면에 탄성이 새어 나온다. 중력을 피하려는 투르비용과 그 모든 걸 감싸는 태양계, 의미심장하다. 

 


 

PROPELLER IN BLANCPAIN
‘미스터리’와 ‘희소성’이라는 이야기가 붙으면 가치는 더없이 올라간다. 물론 그 이면에는 불멸의 기술력이 자리한다. 처음 만들어진 계기는 명확하지 않은 채 극소량만 생산되던 블랑팡의 에어 커맨드가 이 명제의 가장 확실한 예다. 블랑팡은 전설이라 불리는 이 모델을 다시 소환했다. 톱니 디테일이 있는 ‘카운트다운’ 로테이팅 베젤은 비행 전에 한 번 세팅하면 비행기의 연료가 떨어지는 정확한 시간을 즉각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는 1950년대, 가장 현대적인 항공기를 조정하는 파일럿을 위해 고안한 오리지널 모델과 동일한 디테일이다. 물론 정보의 가독성을 위해 다이얼을 더욱 개선하는 등 21세기에 걸맞은 업데이트도 거쳤다. 백케이스에는 박스 타입의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적용했는데, 블랑팡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의미가 깊다. 이어 눈에 들어오는 건 달팽이를 연상시키는 스네일 패턴 무브먼트와 대비를 이루는 프로펠러 형태의 레드 골드 로터다. 파일럿 워치로 이름을 날렸다는 당당한 표식이다. 

 


 

ARTISAN FLOWER IN CHAUMET
오페라와 클래식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에서 영감을 받은 쇼메 에뛴느 페트 컬렉션. 그중에서도 아리아 파시오나타 플라잉 투르비용 워치는 오페라 아리아의 감동과 열정을 다이얼에 구현한 미학의 결정체다. 품위 있는 축제에 대한 경의를 표하듯 섬세하게 세팅한 다이아몬드, 이탈리아 건축 양식처럼 웅장하게 매만진 바게트 컷 루비, 예술적 힘을 반영한 빨간색 앨리게이터 스트랩까지 가히 압도적이다. 앞면을 대담하게 표현했다면 백케이스는 좀 더 섬세한 기술력으로 아리아를 표현했다. 스켈레톤 기법을 적용한 핑크 골드 소재를 한 떨기 꽃처럼, 마치 갈라 쇼의 피날레처럼. 

 

 

TECHNOLOGY IN JAEGER LECOULTRE
전통과 미래를 이야기할 때 예거 르쿨트르를 빼놓을 수 없다. 역사가 깊은 만큼 기술력도 찬란한 예거 르쿨트르는 오롯이 시간만을 나타내는 간명한 시계부터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듀오미터 퀀템 루너 역시 그 일부다. 두 개의 메커니즘을 통합해 과거의 유산과 미래의 혁신이 혼재하는 얼굴을 완성했고, 시계의 이면에는 기술력과 철학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특히 태양광선을 닮은 선레이 패턴은 밸런스 휠에서부터 빛이 퍼져 나오는 모양이 선연하다. 브리지와 플레이트는 저먼 실버로 제작했는데, 니켈과 구리, 아연 등을 합금한 소재로 피니싱 과정에서 아름다운 광택을 낼뿐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톤이 따뜻해지는 특성을 지녔다. 과연 오래 차고 볼 일이다. 

 

 

BLUE LIGHT IN ROGER DUBUIS
대담함과 화려함. 로저 드뷔는 이 두 단어로 단순 명료하게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속내는 미래적이면서 비전형적이고 독보적이다. 엑스칼리버 블랙라이트는 그들의 담대한 혁신과 모험을 고조시킨다. 칼로 홈을 판 듯 규칙적인 리듬의 케이스와 스켈레톤 다이얼처럼 컬렉션의 상징성은 잃지 않으면서 스켈레톤 브리지 위를 시원하게 지나는 직선형 튜브는 새로운 시도를 알리는 신호탄. 그 진가는 어둠 속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야광 물질을 균일하게 도포해 자외선에서 빛을 받아 야간에 그 빛을 다시 내뱉으니까. 로저 드뷔의 상징인 별 모양의 아스트랄 스켈레톤과 둥근 결 무늬를 새긴 플레이트,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마이크로 튜브가 얽히고설켜 눈을 현혹시킨다. 

 

 

PARTNERSHIP IN HUBLOT
위블로와 페라리의 협업 관계는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둘의 협업은 위블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라리의 디자인적 요소를 덧씌운 채 라인업을 끊임없이 확장한다. 클래식 퓨전 페라리 GT도 그중 하나.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클래식 퓨전 컬렉션에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유니코를 이식했다. 위블로의 두 번째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HUB1280. 플라이백 기능을 지원하고, 72시간의 파워리저브가 가능하다. 페라리의 회전 속도계를 쏙 빼닮은 다이얼에는 크기가 다른 2개의 카운터가 있는데,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를, 3시 방향에는 60분 카운터를 배치했다. 형형하게 빛나는 12시 방향의 페라리 엠블럼, 크로노그래프 핸즈와 2시 방향의 푸시버튼에도 페라리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고명처럼 얹었다. 압권은 백케이스다. 도약하는 말의 자태가 우아하게 자리 잡고 있으니.   

 

 

 

더네이버, 워치, 백케이스

CREDIT

EDITOR : 홍혜선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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