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내 장래희망은 멋진 시체

장의사이자 구독자 수 100만 명의 유튜브 채널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를 운영하는 케이틀린 도티. 그녀의 책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을 통해 전하는 ‘잘 죽는 법’.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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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최초로 시체를 본 나이는 몇 살이었나? 한탄강 유원지에서 물에 빠져 죽은 중학생 소년이 생각난다. 급하게 강물이 깊어지는 여울에 빨려들어간 소년은 다음 날 오후에야 뭍을 볼 수 있었다. 모터보트가 시체를 찾기 위해 휘젓고 다니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무심하게 강가에서 수영을 하고, 닭을 삶았다. 수영팬티 위로 살이 희끄무레하게 부풀어 오른 소년은 한 손에 단단히 수영안경을 쥐고 있었다. 그 소년을 두 눈으로 마주 보았을 때의 내 나이는 아마 열한 살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의 저자가 처음 죽음을 접한 나이는 여덟 살이었다. 쇼핑센터에서 한 아이가 10미터 높이에서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 그 아이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것을 본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날 이후, 그는 ‘죽음’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날을 떠올리며 저자는 말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여덟 살짜리 아이가 죽음을 목격했다는 점이 아니라, 아이가 여덟 해를 꼬박 살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목격했다는 점이다. 100년 전만 해도 죽음을 본 적 없는 아이란 찾아보기 어려웠다.” 죽음에서 강제로 떼어내진 아이는 그 죽음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그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강 력하게 매혹된다. 병원에서 시체를 옮기는 자원봉사를 하고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며 죽음에 관한 역사와 문화를 본격적으로 심도 있게 공부한다.  


그의 말대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죽음을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시신을 강철 문 뒤에 두고, 환자와 죽어가는 병실에 몰아넣는다. 죽음을 너무나 잘 숨기는 바람에, 우리가 죽지 않는 첫 세대라고 거의 믿어도 될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죽지 않는 사람이 되었나? 그럴 리가. 그는 이 책에서 정반대의 시도를 한다. 죽음을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으로 끌어오는 일. 스무 살 초반부터 샌프란시스코의 한 화장터 업체에서 매일매일 여섯 구의 시체를 태우며 겪은 경험을 냄새와 촉감까지 동원하여 눈앞에 풀어놓는다. 죽은 이와 산 자가 뒤섞여 있는 ‘웃픈’상황을 들려준다. 그는 지금 유튜브에 채널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를 업데이트하며 우리가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책을 쓰고 강연을 한다. 더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고 준비하도록 권한다. 


주제는 무겁지만 글은 발랄하며 흥미롭기까지 하다. 재미로만 읽어도 좋겠지만 읽다 보면 잘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잘 죽으려면 현재의 삶을 전면적으로 재편해야 하리라. 500만 명 어린이 중에 무려 310만 명은 굶어죽는 와중에 노화 방지 상품을 만드는 데 1년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지금의 삶을. 


당연히 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의 권유는 ‘자연 매장’이다. “자연 매장은 환경보호적으로 사멸하는 가장 건전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산산조각 나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는 두려움을 갑절은 감소시킨다.” 자연 속으로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들어가 저 나무와 안개로 이루어진 풍경의 하나가 된다는 것. 꽤 멋진 일 아닌가. 잘해봐야 어차피 시체가 되겠지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시체도 있는 법이다. 
※ 이 글을 쓴 박사는 북 칼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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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 적당한 단백질과 고지방을 강조하는 케토 제닉과 채식이 만났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각 식단의 장점만 모은 식단법인 케토 채식에 대한 설명부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케토 채식 레시피까지 모두 수록했다. 
저자 닥터 윌 콜 펴낸 곳 테이스트북스
 

소소하게 찬란하게
서울, 파리, 밀라노를 누비던 1세대 톱모델 오지영의 소소하지만 찬란한 일상을 담았다. 결혼 후 싱가포르로 이주해 글을 쓰고 요가를 가르치며 웰빙, 웰에이징의 아이콘이 된 그녀의 일상 속 빛나는 순간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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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네이버, 북,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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