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과 바이올렛, 원형 모티프들이 초현실적인 볼 핏. 

4단계 놀이 공간 사이사이 놓인 연결 통로도 형태가 다양하다. 

달콤한 기운이 감도는 색채의 조합이 눈에 띈다. 멜란드 클럽의 카페와 레스토랑 공간. 

상층에서 시티를 조망할 수 있는 반구형 창들이 이색적이다.

초현실의 동화 
MELAND CLUB
지난 6월 중국 우한 시에 문을 연 멜란드 클럽. 시계가 잔뜩 걸린 입구를 지나면 지그재그로 놓인 자동차 형태의 신발장들이 역동적인 체험을 예고한다. 무려 3,100제곱미터의 실내 공간, 그 안에 필로티 구조로 면적을 다르게 한 3개 층을 구성해 모의 플레이 하우스, 독서, 등산, 점프 등 4단계 놀이 공간에서 특별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말랑한 소재로 제작된 계단과 슬라이드, 공중에 떠 있는 원통형 통로, 베란다 등과 함께 곳곳에서 등장하는 미묘한 라인 디자인은 서로 다른 기능 영역을 연결하고 방문자의 합리적인 동선을 유도한다. 멜란드 클럽의 중심인 멜란드 시티는 방문자들이 오고 가는 교차 지점이자 기분 전환을 위한 교통의 중심지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티베트 포탈라궁이 연상되는 집들이 펼쳐지는데 이는 공간 전체를 유선형으로 보이게 한다. 입구에서 본 시계가 암시하듯 클럽 전체에는 시계 모티프가 크기와 형태, 소재와 컬러를 달리하며 반복적으로 쓰인다. 별들이 총총 박힌 천장 아래, 그로테스크한 색채와 형태가 뒤섞인 신비한 공간은 어른과 아이를 현실에서 완벽히 분리시킨다. 상하이의 엑스리빙 건축사무소 수석 디자이너인 리샹(Li Xiang)이 의도한 “상상력의 경계를 돌파하는 꿈의 나라”는 이렇게 실현됐다. 

Add. 3F Yifang North Building, XINTIANDI Wuhan, No.8 Yonghe Road, Jiangan District, Wuhan City, China
Cooperation X+LIVING(www.xxxxxx.design)

통로를 이용해 고안된 암벽과 그물 타기를 위한 공간. 

유치원은 운동장
KO KINDERGARTEN
일본 마쓰야마 에히메현에 올해 개원한 유치원 KO. 이곳은 건축사무소 히비노세케이와 키즈 디자인 라보의 협업으로 탄생한 목적이 확실한 유치원이다. 목적은 바로 운동이다. 자동차 이동이 많고 외부 활동이 점점 줄어드는 아이들에게 애초 운동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KO 유치원의 모토는 “놀이로 건강을 만들어라”. 덕분에 14가지의 독특한 놀이 공간이 탄생했다. 야마나시 대학의 나카무라 가즈히코 교육학 교수는 어린 시절에 아이들이 달리기, 점프, 말뚝 놀이, 잡기 등과 같은 36가지 신체 운동을 배워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곳에서는 이러한 36가지 동작 모두가 가능하다. 원 내의 각 방을 획일적인 칸막이로 나누는 대신, 상하좌우로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마음껏 오르내릴 수 있는 암벽은 기본, 정글짐에서 착안해 상층과 하층 사이를 그물망으로 설계하고, 실내에 또 다른 공간 구조물로 미로를 만들어 아이들이 다양한 동작으로 놀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다른 유치원에서 보기 드문 던지기, 통과하기, 살살 기어가기, 타기 등의 동작이 가능하다. 또 평평한 운동장에서 취할 수 있는 동작이 제한적임을 감안해 천연 잔디가 있는 두 개의 작은 언덕도 조성했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굴러서 기어오르는 것을 즐기고, 꽃과 곤충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놀이를 통해서 향상되는 게 체력뿐만은 아닐 터. 아이들의 몸도 마음도 성장시킬 다양한 역할극이 가능한 공간이다.  

Add. Matsuyama Ehime Prefecture, Japan
Cooperation HIBINOSEKKEI Inc.(hibinosekkei.com) KIDS DESIGN LABO Inc

앉거나 누울 수 있는 벌집을 다양한 크기와 높이로 띄워 아이들에게 다채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벌집, 버섯, 산호, 달 등 자연의 패턴을 반영한 디자인은 편안하고 안정감을 준다.

경계를 허문 교실
WeGROW
21세기 교육이란 무엇일까?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그런 형태는 아닐 것이다. 교육 현장, 특히 교실이라는 학습 공간의 디자인도 변화해야 한다. 이런 시도의 모델이라 할 만한 곳으로, 뉴욕 맨해튼 첼시의 위워크 HQ에 자리한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 센터 위그로를 꼽을 수 있다. 장소에서 눈치챌 수 있듯 공유 오피스 회사 위워크가 도시 건축 디자인 회사 빅(BIG)과 협업해 조성한 3세부터 9세까지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최적의 교육 공간이다. 교실 4개, 워크숍, 커뮤니티, 다목적 스튜디오, 미술실, 음악실 등이 약 929m2 크기에 배치된 공간에는 뾰족한 모서리가 없다. 또 칸막이는 대부분 어린이 수준으로 올려진 선반이다. 덕분에 건물 통창을 투과한 빛은 공간 깊숙이 들어오고, 천장에 단 케트라 전구는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조도의 색으로 공간을 물들인다. 독서와 토의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에는 펠트로 만든 사운드 구름 쿠션이 놓여 있고, 벌집 모양의 대형 기구는 높이를 달리해 천장에 달아놓았다. 어느 곳에서든 마음껏 뒹굴고 집중하고 친구들과 토의할 수 있는 공간. 어린이들의 위워크다. 

Add. 110 W 19th St, New York, NY, USA 

시각 장애우의 공간은 디테일이 생명이다. 바닥과 4면 모두 섬세하고 다양한 질감으로 완성된 도구와 기능으로 채워져 있다. 

 눈의 운동과 시력 자극을 위한 조명의 변화.

일상의 기적
PATTAYA REDEMPTORIST SCHOOL
태국에는 시각 장애를 겪는 사람이 약 50만 명 있다. 그중 오직 20%만이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고, 15%는 전문 교육을 받는다. 적절한 교육만 제공하면 더 많은 시각 장애우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 집단이 대단히 창의적인 작업을 벌였다. 건축 디자인 사무소 크리에이티브 크루가 진행한 파타야에 있는 레뎀토리스트 스쿨의 시각 장애우 교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개조 전의 학교는 전형적인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석고와 페인트로 마감된 평범한 건물이었다. 기존의 도서관 자리에 들어선 이 특별한 교실은 다양한 감각이 모인 입방체로 탄생했다. 공간은 여섯 가지 레벨 섹션이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됐다. 아이들은 감각을 기르는 커리큘럼을 통해 다양한 배움 활동을 하면서 네 개의 벽을 통과한다. 동물과 도형 머리가 달린 핀을 삽입할 수 있도록 한 타공 벽도 놓여 있고, 바닥에는 태국어와 영어를 기본으로 점자 촉각 문자가 새겨져 있다. 그뿐이 아니다. 향기 전문가와 함께 고안한 향 캡슐은 화재, 연기, 가스 누출 등과 같은 위험 상황을 냄새로 인지하도록 해준다. 이는 스스로의 안전 훈련을 위한 것이다. 바이올렛, 옐로, 레드 계열 등의 빛을 내는 조명은 저시력의 아이들의 시력을 자극하도록 설계됐다. 앞을 못 보는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학습이 집약된 공간 디자인이다. 

Add. Bang Lamung District, Chon Buri, Thailand
Cooperation WeGROW(https://wegrow.com/schools), Creative Crews Ltd.(http://creative-crews.com)

각기 다른 크기의 타공이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효과를 낸다. 롤리 라퓨탄의 입구. 

아크릴과 조명으로 비현실적인 동화 속 공간을 구현했다. 

롤리 라퓨탄은 교육 프로그램 회사인 파세 에듀케이션이 함께해 키즈 레스토랑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환상의 학습 레스토랑 
LOLLY-LAPUTAN EDUCATIONAL RESTAURANT
롤리 라퓨탄은 아이들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연구, 발표해온 중국의 건축사무소 우토피아가 디자인한 공간이다. 올해 5월 말 중국 다롄에 등장한 이곳은 파세 에듀케이션과 페어리랜드 키즈 카페가 협업해 탄생한 프리미엄 키즈 카페다. 공간 디자인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까지 갖춰 일반 키즈 카페와 차별화했다. 일단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 사이가 흥미롭다. 다양한 크기로 타공된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한 외관은 빛을 받으면 유려한 잔물결 효과를 내고, 프런트 로비는 아크릴 튜브 1천 개와 미러 효과를 통해 숲 같은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굽이치는 물결 모양의 아크릴로 제작된 구름과 바다, 그 사이사이에는 나무 집과 슬라이드, 볼 피트가 나타난다. 회전목마를 중심으로 화이트 아크릴이 조명과 함께 특별한 공간으로 이끄는 동안 비밀 얘기를 나눠야 하는 아이들은 나무 집으로 들어간다. 구름 마을 안쪽에는 벽난로와 촛불, 반짝이는 은그릇이 놓인 레스토랑 골든 캐슬이 나타난다. 또 벨벳 커튼 뒤로 아름다운 벽지와 크리스털 샹들리에, 나무 플로어가 펼쳐지고 그곳에선 아이들의 춤을 유도한다. 화장실도 두려움의 공간에서 벗어났다. 남자아이들에게는 우주 공간으로, 여자아이들에겐 캔디 솜사탕이 놓인 환상적인 공간으로 보이니까. 

Add.D177, Taiyuan-Jie, Shakekou-Qu, Dalian-Shi, Liaoning-Sheng, China 
Cooperation Wutopia Lab(www.wutopialab.com)

푸른 운동장 위에 낮게 조성된 옐로 엘리펀트 유치원.

컬러가 알록달록하게 배색된 공간에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계된 창문과 천장 창문이 눈에 띈다.

빛으로 물든 유치원 
YELLOW ELEPHANT KINDERGARTEN
정면을 바라봤을 때 길게 직선으로 뻗은 단층형 공간으로 설계된 폴란드의 옐로 엘리펀트 유치원. 125명의 어린이들이 머무는 이곳은 동편에 있는 탁아 공간 2곳을 포함한 5개 룸과 야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출입구와 건물의 지붕은 아이들이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2~3미터로 낮게 설계했고, 각 교실의 창문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낮게 달렸다. 또 가로로 길게 디자인해 하룻동안 이동하는 태양의 경로에 따라 자연광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교실 천장마다 창이 2~3개 있는 이유다. 그렇다고 내부 온도가 높아지거나 눈부심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건물 안에는 모래밭과 나무가 있는 중정이 있는데, 건물 내부와 외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넓은 창문을 통해 채광의 확보까지 돕는다. 알록달록한 컬러로 시각적인 주목도를 높인 공간 디자인은 2015년 완공된 이후 아이들을 위한 탁월한 공간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Add. Ostrow Mazowiecka Poland 

어른들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아이들에게 건강식을 독려하는 레스토랑에 놀이방 기능을 결합한 비타랜드 키드 레스토랑 내부.

모두의 트리하우스
VITALAND KID RESTAURANT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올해 6월 중국 베이징에 문을 연 비타랜드 키드 레스로랑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최근 베이징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레스토랑이 크게 늘고 있는데, 고루치 인테리어 건축사무소는 판타지를 강조한 다소 과장된 콘셉트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레스토랑을 제안했다. 콘셉트는 바로 ‘트리하우스’다. 입구에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대표 채소인 브로콜리 캐릭터가 친숙한 표정으로 반기는 레스토랑은 상하좌우로 나뉜 공간에 어른과 아이의 레스토랑, 아이들의 놀이터가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디자인 콘셉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파트는 주변에 흩어져 있는 오두막이다. 나선형 계단이나 미끄럼틀로 위의 오두막과 연결되고, 여기엔 하얀 공들이 가득 찬 볼풀뿐 아니라 각기 다른 캐릭터 놀이방이 들어서 있다. 오두막 아래는 아이들의 키에 맞춘 아이 전용 다이닝 파트가 자리한다. 천장 높이가 1.5m밖에 되지 않아 어른은 허리를 굽혀야 하지만 아이들은 안정감을 느끼며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화려한 장식에서 벗어나 공간 자체를 흥미롭게 만들어 어른과 아이가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경험을 유도한다. 

Add. 2 Shangjialou Road, Chaoyang District, Beijing, China 

반짝이는 별들로 둘러싸인 1층 놀이 공간.

2층 레스토랑 입구.

폴리카보네이트와 조명이 이룬 건축물은 판타지를 자극한다.

천공의 캐슬
ARANYA KID'S RESTAURANT
중국 허베이성 동부의 친황다오 시에 있는 한 클럽하우스가 약 580m2 공간에 키즈 레스토랑을 세웠다. 의뢰받은 우토피아 건축사무소는 그들만의 상상력과 다소 과장된 표현력으로 환상적인 네버랜드를 지난해 완성했다. 건물은 플뢰리 빌라와 아르데코 양식을 적절하게 결합한 형태로 설계했다. 건물 4면에 새로운 파사드를 설치하고 본래 있던 건물과 새로운 건물 사이에는 커다란 계단을 놓았는데, 여기에 사용한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은 이 공간을 비현실적인 마법의 장소로 변신시킨다. 조명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이 재료의 장점을 120% 끌어낸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외부에서 곧장 2층으로 올라가는 노란 계단이다. 계단은 조명으로 빛을 뿜으며 아이를 환영한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하늘과 맞닿은 듯 높아 보이는 계단 끝에는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는 붉고 뾰족뾰족한 지붕이 나타난다. 2층 레스토랑에서 내부의 계단으로 내려가면 환상적인 놀이터가 나온다. PVC로 투명하게 만든 공, 미끄럼틀과 트램펄린, 버블 트리, 신비로운 그림책방 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Add.Changli Xian, Qinhuangdao Shi, Hebei Sheng, China
Cooperation xystudio(www.xystudio.pl), Golucci Interior Architects(www.golucci.com), Wutopia Lab(www.wutopialab.com)

더네이버, 건축, 키즈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