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이번 시즌 듀얼리즘이 트렌드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만나 큰 시너지를 발휘하는 듀얼리즘이 이번 시즌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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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패션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던 듀얼리즘이 새 시즌 패션계를 강타했다. 듀얼리즘은 빛과 어두움, 선과 악 등 상반되는 두 요소가 서로 대립하는 것을 뜻하는데, 두 가지 반대 요소가 서로 충돌하는 이른바 반반 패션이 그렇다. 루이 비통의 반반 체크, 지방시의 반반 파이톤 코트, J.W. 앤더슨과 토리 버치의 컬러 블록 룩처럼. 하지만 이번 시즌 패션에 출몰한 듀얼리즘은 이처럼 극명한 대비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요소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며 극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것. 즉 이번 시즌 듀얼리즘에는 조화라는 키워드가 핵심으로 작동한다. 

 


새 시즌 듀얼리즘 트렌드가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건 바로 성별이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성별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어떤 성별이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룩이 최근 몇 시즌 동안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2019 F/W 여성 컬렉션의 가장 큰 트렌드 중 하나로 슈트 룩이 귀환한 것도 그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슈트가 남성의 전유물에서 벗어난 지는 오래다. 하지만 실제 주변에서 클래식 슈트를 위아래로 맞춰 입은 여성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남성의 대표 아이템으로 여겨지는 슈트 룩에 다양한 변주를 주며 성별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생로랑과 베르사체의 컬렉션이 이 흐름을 대표한다. 베르사체는 클래식한 슈트 재킷의 부분부분을 레이스 소재로 뒤덮었으며, 생로랑은 각진 어깨 실루엣의 코트 룩과 연약한 소재의 대표 격인 오간자를 매치하며 강한 것과 약한 것의 조화, 그리고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를 웅변했다. 한편 슈트의 디테일을 변형해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이너도 많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슈트 재킷에 셔링 디테일을 가미해 슈트가 지닌 직선적인 느낌을 중화시켰고, 알렉산더 매퀸은 걸을 때마다 드라마틱하게 찰랑이는 맥시 프릴 디테일로 곡선의 아름다움을 슈트에 녹여냈다. 그런가 하면 알렉산더 왕은 남성적인 아이템인 셔츠와 여성 언더웨어인 브래지어의 매치로 젠더리스 스타일링의 또 다른 방향성을 제안했다. 이 외에 오프화이트와 샤넬은 슈트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실크 소재를 활용해 강약의 조절을 펼치며 남성과 여성의 중간 그 어딘가에서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냈다. 두 가지 다른 요소의 조화를 만날 수 있는 건 성별 말고도 여럿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소재는 다양한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대단히 훌륭한 요소다. 여린 소재와 강한 소재, 섬세한 소재와 투박한 소재 등 다른 느낌의 소재가 만났을 때 매력은 배가되기 마련이다. 샤넬은 유리 조각을 이어 붙인 상의와 퍼 소재 하의를 매치한 드레스를 선보였는데, 차가운 성질과 따뜻한 성질이 한데 어우러진 신비하고 몽환적인 룩이 탄생했다. 마르코 드 빈센초는 강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레더 소재에 여성적 모티프인 주름을 더한 아이템으로 소녀스러움과 반항적인 요소를 하나의 룩에 녹여냈다. 그뿐이 아니다. 페이턴트 레더 코트와 부드러운 실크 소재를 매치한 펜디, 강렬한 레더 코트와 섬세한 레이스 드레스를 매치한 알렉산더 매퀸 등의 컬렉션에서 소재를 활용한 듀얼리즘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몇몇 디자이너들은 현실과 판타지를 뒤섞은 상상력 가득한 컬렉션으로 듀얼리즘 트렌드에 힘을 실었다. 가장 대표적인 컬렉션으로는 구찌가 존재한다. 런웨이 위 모델들은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쓰거나, 영화 속 엘프를 연상시키는 귀 모양의 이어커프, 커다란 블랙 콘텍트렌즈 등을 착용하며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이처럼 하나의 요소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분위기로 변신이 가능한 듀얼리즘 트렌드에 편승하려면? 서로 다른 무드의 아이템을 섞는 방식의 간단한 듀얼리즘을 실천해볼 것. 페미닌한 드레스에 스터드와 체인 등 반항적인 모티프로 뻔하지 않은 드레스 룩을 선보인 마르니와 톰 포드, 밀리터리 아이템과 레이스의 신선한 조합을 선보인 프라다, 스포티 무드에 글램한 크리스털 장식을 더한 버버리의 컬렉션처럼.


남성성과 여성성, 섬세함과 투박함, 직선과 곡선 그리고 현실과 판타지까지. 듀얼리즘이라는 이름 아래 한 문장으로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요소들이 짝을 이루며 전에 없던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결국 듀얼리즘이란 이것도 저것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디자이너들의 열정 아래 탄생한 것이 아닐까? 흰색은 검은색과 함께 있을 때 더 깨끗해 보이는 법. 듀얼리즘 트렌드 또한 두 가지 상반된 요소를 한곳에 녹여내며 한쪽이 지닌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전에 없던 조합을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볼 것. 듀얼리즘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예상치 못한 조합 아래 탄생한 신선한 아름다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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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원정PHOTO :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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