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남자의 이유 있는 물건들

치과의사 신준혁 원장의 물건에 일과 관련되지 않은 것은 없다. 일과 삶에 장인 정신을 추구하는 남자의 이유 있는 물건들.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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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에 종사하는 남자에게 패션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매 시즌 스타일 변신을 시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옷과 액세서리 등 의류 아이템은 거의 무채색 계열이죠. 패션은 제 이미지를 브랜드화시키는 역할을 해요.” 디지털 아트 치과의 신준혁 원장은 오늘 입고 나선 옷차림이 병원에 출근하는 데일리 룩이라며 평소에도 차분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을 즐긴다고 말한다. 환자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게 되는 손목에 은은한 우디 계열의 향수를 뿌리는 것도 환자를 위한 배려다. 편안하고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추구하는 그에게는 특별한 물건들이 있다.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에 관심이 높은 그가 구입한 물건은 사실 보통 아닌 것들이다. 포르쉐 자동차, 핫셀블러드 디지털카메라, 파텍 필립 시계…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저 테크 제품과 명품 브랜드를 좇는 사람이겠거니 싶다. 자동차, 시계, 카메라, 오디오 등은 남자들이 열광하는 분야고,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투자하며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아닌가. 신준혁 원장은 웃는 얼굴로 이러한 물건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저는 장인 정신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저 또한 제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어떤 물건을 살 때 ‘실용’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법. 좋은 물건이라고 해도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는 드라이브에 재미를 선사하는 포르쉐와 페라리 두 브랜드를 다 좋아하지만, 포르쉐를 선택한 이유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매일 집에서 치과까지 출근하고 가끔 광안대교를 달리며 바다를 즐기는 정도의 목적에는 포르쉐가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시계 또한 마찬가지다. 환자를 치료할 때는 문자판이 큰 IWC 시계를 차고, 학회에 참가할 때는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시간이 함께 표기되는 등 기술적으로 유용한 기능이 탑재된 파텍 필립을 챙긴다. 파텍 필립 브랜드까지 섭렵한 사람이라면, 또 다른 세계적인 시계 브랜드에도 관심이 높을 텐데, 그는 그렇지 않다고 적당한 선을 긋는다. 목적에 부합하는 물건 욕심에 마지노선을 정해두는 것은 진정 즐기려는 자의 안전 장치다.  

 

1 IWC 샤프하우젠.  2 파텍 필립 컴플리케이션 월드타임. 3 몽블랑의 펜. 4 최종 데일리 카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브랜드는 포르쉐다.

 

기준을 높이는 미감과 안목 
신준혁 원장은 디지털 기술을 치과 치료에 접목하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분야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치과 분야에서 선두 기업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3 SHAPE 사가 선정한 10명의 월드 어드바이저리 멤버 중 아시아 최초의 의사이기도 하다. 덴마크, 독일, 미국, 일본 등의 학술지에 자신의 치료 사례를 발표하며 기술력을 전파하고 있다. 그의 실력을 믿고 부산까지 찾아오는 해외 환자도 있고, 의사와 그들의 가족 환자도 많다.

라미네이트, 크라운 치료, 임플란트, 앞니 성형 등 심미 치료를 할 때 우선적으로 하는 일은 치아와 얼굴 상태의 기록이다. 신준혁 원장은 병원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좋은 카메라로 직접 촬영한다. 그가 선택한 핫셀블러드 중형 디지털카메라는 전문 포토그래퍼가 봤을 때, 너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 세계 학회에서 커다란 스크린에 치료 사례를 띄울 때면, 작은 치아를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불편한 일일 수 있다. 환자의 사례를 모은 파일 용량만 해도 어마어마하니 말이다. “나쁜 상태에서 좋은 상태로 만드는 것보다, 좋은 상태를 더 좋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려워요. 사진으로 보는 것과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죠. 기공사가 작업할 때 볼 수 있는 자료를 좋은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미세하게라도 좀 더 개선해야 할 부분을 발견해내는 거죠.” 그가 직접 카메라를 든다고 해도 그에게 사진은 취미가 아니다. 엄연히 일의 연장선이다. 사진을 보면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치아의 크기나 높이에 따라 입술선이 달라지는 등 전체적인 요소를 종합해 보기 위한 자료로서 고화질의 사진이 필요할 뿐이다. “스튜디오의 조명에 따라서 빛이 달라지고, 화질이 좋을수록 더 많은 것이 보여요. 약간의 차이가 결과물을 다르게 만들지요. 제가 하는 진료도 그런 스타일이에요. 장인 정신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한 것도 같은 이유죠. 재료나 장비, 최고의 기술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로만 최고라고 하지 않고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갖추려고 노력합니다.” 

 

반클리프 아펠의 향수 앰버 임페리얼.  6 치과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핫셀블러드의 중형 디지털카메라. 7 불가리의 가죽 명함 지갑. 8 키노트 강의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맥북.  9 보테가 베네타의 서류가방. 10 치과의 성과와 환자 사례를 기록한 <디지털 아트> 치과 매거진. 


앞서 자동차나 시계 등 소위 그 분야 최고라고 여겨지는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부분도 덧붙였다. “주문하고 기다려야 하잖아요. 우리에겐 빨리빨리 문화가 있어요. 하지만 저의 경우, 환자에게 반드시 말해요. 시작은 먼저 하셨지만 끝이 언제가 될지 장담을 못 한다, 환자가 만족하고 저 또한 만족해야 치료가 끝나는 거라고. 그래서 1년 걸릴 때도 있어요. 진정한 가치는 빨리 완성하는 치료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신준혁 원장은 환자의 사례와 그간의 성과를 모아 자체 매거진을 정기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진료, 해외 학회, 방송 등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직접 만드는 자료집이다. 자신의 성과가 쌓일수록 여러모로 어깨가 무거워지는데 이 책이 후배들에게 강의를 대신하는 자료가 돼주기도 하고 해외에서 온 의사들에게 선물이 되기도 한다. “치과 원장님과 그분들의 가족 환자도 많고 한국을 대표해서 강의를 다니기 때문에 늘 긴장해요. 저에게 치료를 받고 해외로 돌아간 후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 기분이 가장 좋아요.”  

 

 

 

 

더네이버, 스타일 인터뷰, 신준혁 원장

CREDIT

EDITOR : 한지희PHOTO : 김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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