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괜찮아, 다 잘 될거야

영화 <굿 윌 헌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구스 반 산트가 영화 <돈 워리>로 돌아왔다. 주인공 존 캘러핸의 인생을 통해 전하는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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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구스 반 산트는 데뷔작인 <말라 노체>를 비롯해 <드럭스토어 카우보이>, <아이다호> 등에서 주류의 삶에서 벗어난 소외된 청년 인물을 통해 미국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일면을 보여주곤 했다. 구스 반 산트의 이러한 영화적 관심은 그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 성공을 거둔 <굿 윌 헌팅>과 그에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엘리펀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들키기 싫어 타인에게 높은 벽을 치고 살아가는 <굿 윌 헌팅>의 윌 헌팅(맷 데이먼)을 기억한다면, 구스 반 산트가 애정을 갖는 인물 유형이 무엇인지 이해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때로 구스 반 산트는 <엘리펀트>, <라스트 데이즈>처럼 새로운 방식의 영화적 실험을 감행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굿 윌 헌팅>처럼 탄탄한 드라마와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한 대중적인 영화로 관객을 만나곤 했다. 구스 반 산트의 신작 <돈 워리>는 후자의 계열에 속하는 작품이다. 구스 반 산트는 <돈 워리>를 통해 독창적인 유머로 미국 사회를 풍자한 미국 포틀랜드 출신의 유명 카투니스트 ‘존 캘러핸’의 삶에 다가간다. 구스 반 산트는 이미 미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너바나’의 보컬리스트였던 커트 코베인의 죽음을 다룬 <라스트 데이즈>를 통해 실존 인물의 삶을 영화화한 바 있다. <라스트 데이즈>가 현실과 환상,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이미지의 실험에 치중한 작품이라면, <돈 워리>는 보다 대중적인 화법으로 존 캘러핸의 삶에 내재한 희망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하려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돈 워리>는 20대의 나이에 알코올중독과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겪은 존 캘러핸의 자서전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구스 반 산트가 캘러핸의 삶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가 단지 성공한 카투니스트여서가 아니다. 


<굿 윌 헌팅>에서 천재적인 수학적 재능을 지닌 윌 헌팅이 정작 자기 삶의 문제 앞에서는 도망치려 했던 것처럼, 그리고 그가 결국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함으로써 현재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은 것처럼, <돈 워리>의 존 캘러핸 역시 자신의 삶을 망쳐버렸던 스스로를 용서하고, 그럼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지 깨달아간다. 구스 반 산트가 캘러핸의 삶을 따라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세상 사는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 상처를 극복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구스 반 산트가 캘러핸의 삶을 영화화할 계획을 세운 것은 1990년대였다. 만약 그 계획이 이루어졌다면, 우리가 스크린에서 만날 캘러핸은 로빈 윌리엄스였을 것이다(엔딩 크레딧 ‘special thanks to’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만날 캘러핸은 로빈 윌리엄스가 아니라 호아킨 피닉스다. 눈빛만으로도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는 설득력을 가졌던 로빈 윌리엄스가 캘러핸을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호아킨 피닉스 역시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임에 분명하다. 절망과 슬픔에서 낙관과 희망까지 무척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돈 워리>을 떠받치는 견고한 힘이다. 세계적인 영화 전문지 <롤링 스톤>에서 그의 연기를 두고 “영화에 색을 입히는 연기”라고 평가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단언컨대, 그 어떤 허구의 인물에게도 현실의 질감을 두텁게 입힐 수 있는 배우가 바로 호아킨 피닉스다. 그와 앙상블 연기를 펼치는 ‘루니 마라’와 ‘잭 블랙’ 역시 만만치 않다. 이들의 앙상블 연기는 <돈 워리>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을 때, “어둡지만 재밌고, 슬프지만 달콤하며, 영감으로 가득 찬 영화”라는 호평을 얻은 궁극적인 힘이기도 하다. 캘러핸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인 <돈 워리>의 사운드트랙 중 한 곡을 직접 쓰고 노래까지 하며 영화에 힘을 보탰다. 노래는 엔딩 크레딧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 글을 쓴 안시환은 영화비평가이다.
Cooperation 그린나래미디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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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안시환PHOTO :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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