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21세기의 라이온 킹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실사로 돌아왔다. 25년 만에 평면 공간을 벗어나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아기 사자 심바가 전하는 새로운 감동.

20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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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나는 절벽 위의 원숭이가 아기 사자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멧돼지 품바와 미어캣 티몬이 그 누구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으며 부르는 노래, ‘하쿠나 마타타’로 이어진다. 이 월트 디즈니의 오랜 명작 애니메이션이 공개된 해가 1994년이니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근심 걱정 같은 것은 모두 떨쳐버리라는 이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국내 공연된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도 화제가 된 이 영화가 돌아온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실사 작품이다.


2010년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애니메이션 실사화를 시작한 디즈니는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정글북> <미녀와 야수>까지 꾸준히 1년에 한 작품꼴로 실사 영화를 공개해왔다. 그리고 올해 역시 디즈니의 야심작이 쏟아진다. 상반기에만 팀 버튼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덤보>와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한 <알라딘>까지 두 작품이 공개됐다. <알라딘>은 윌 스미스의 지니라는 막강한 무기로 북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흥행했다. <신데렐라> 이후 최근작 세 편이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은 상황에서, <알라딘>의 흥행은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완벽한 작품을 왜 굳이 실사화하느냐는 디즈니를 향한 계속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가 문화 소비의 주체가 된 현재, 21세기의 기술력과 검증된 이야기가 만났을 때의 파급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 말이다. 단 <알라딘>은 원작을 보며 실제라면 어떨지 상상했던 그 이상의 볼거리와 유머가 더해졌다는 게 중요했다. 무엇보다 결말을 여자 주인공인 자스민(나오미 스콧) 중심으로 21세기에 어울리게 바꾼 점이 주효했다. 원작과 원작이 나온 시대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 디즈니 실사 영화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라이온 킹>은 어떨까? 북미 애니메이션 역대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스테디셀러 뮤지컬로도 제작, 상연될 만큼 친숙하고 사랑받는 이야기를 가진 이 작품은, 다른 실사 영화들과는 다른 또 하나의 숙제를 안고 있다. 그건 바로 인간이 출연하지 않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앞서 단 한 명의 인간이 등장하는 실사 영화 <정글북>을 연출한 존 파브로가 이 프로젝트를 맡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정글북>은 비록 국내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구현해내는 정글과 동물을 보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진짜’라고 느끼게 하는 마술을 부렸던 작품이다. <라이온 킹>은 배우로서든 가수로서든 할리우드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도널드 글로버가 심바 목소리를, 모두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비욘세가 날라 목소리를 연기한다. 품바와 티몬을 제외한 대부분의 밀림 친구들 목소리를 흑인 배우들이 연기하는 점 역시, 21세기다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은 더 이상 경탄의 대상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꼭 다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특히 핏줄에 의해 쫓겨난 왕자가 왕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돌아와 복수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이 정통 사극의 서사는,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또 다른 영웅 서사인 <블랙 팬서>를 통해 충분히 현대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변주된 바 있다. 올해는 디즈니가 가장 진보적인 시도를 보여준 <겨울왕국>의 속편이 공개되는 해이며, 다음에 공개되는 실사 작품은 아시아를 배경으로 했던 첫 번째 애니메이션인 <뮬란>이다. 이런 시대에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이미 성장해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이전과는 다른, 그리고 필요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라이온 킹>은 과연 25년 전보다 더 나아간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 이 글을 쓴 윤이나는 영화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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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윤이나PHOTO :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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