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ECCENTRIC GLAMOUR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너선 애들러가 20여 년 만에 집을 대대적으로 재단장했다. 특유의 화려함과 기괴함을 위트 있게 표현한 뉴욕 그리니치 아파트로.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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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위트 넘치는 조너선 애들러 특유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잘 드러나는 다이닝룸. 반짝이는 벽지는 애슐리 힉스(Ashley Hicks), 그림은 산테 그라치아니(Sante Graziani) 작품이며 손 모양의 의자는 페드로 프리데베르그(Pedro Friedeberg) 디자인이다. 카펫과 펜던트 및 스탠드 조명 그리고 골드 거울과 푸른 벨벳 의자는 애들러의 디자인.  

 

조너선 애들러와 그의 파트너 사이먼 두난이 함께 수집한 예술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코끼리 상아 모양의 아크릴 오브제는 조너선 애들러 작품이다. 

 

조너선 애들러(Jonathan Adler)는 도예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그는 미국과 영국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조너선 애들러(Jonathan Adler)’ 숍 30여 곳을 운영하고 작가로도 활동하며 자신만의 개성이라 할 수 있는 ‘기괴한 글래머(Eccentric Glamour)’ 스타일을 전개하고 있다. 12세 때 참여한 여름 캠프에서 접한 도자기 공예에 빠진 그는 브라운 대학에 진학해 기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다가 인근에 있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도예학과가 자신에게 딱 맞는 전공이란 걸 깨닫게 된다. 꼬마 때 여름 캠프에 참여해 접한 도자기 공예와 사랑에 빠진 후로 변하지 않았던 것.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확인한 그는 결국 전공을 바꾸고 뉴욕으로 건너간다.  그곳 소호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히피 아르티장들과 함께 공방을 나눠 쓰며 가난한 도공의 삶을 걸었다. “제가 선택한 길을 처음부터 지지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뉴저지 출신 유대인인 부모가 그렇듯 아들은 뉴욕의 대학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길 원했고 심지어 공예과 교수마저 이 전공은 돈을 벌기 힘드니 다른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했죠.” 미국 인테리어 디자인계뿐 아니라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인 무대에서 ‘조너선 애들러’라는 고유명사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는 당시의 경험을 무척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의 성공을 “자신에게 반발심을 안겨준 부모와 스승” 덕이라고 유쾌하게 말하니 말이다. 

 

 

게스트 리빙룸의 소파 코너. 옷장을 묘사한 스크린은 포르나세티, 소파와 칵테일 테이블, 벨벳 스툴, 러그, 쿠션 모두 조너선 애들러 홈 컬렉션 제품이다. 

 

벽난로 위에 놓인 유머러스한 표정의 글라스 오브제는 작자 미상의 이탈리아 무라노 글라스 빈티지 컬렉션이다. 벽난로 안쪽 골드 오브제와 쿠션은 모두 조너선 애들러 디자인. 

 

조너선 애들러가 도예가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능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파트너 사이먼 두난(Simon Doonan)의 존재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제가 애들러를 만난 건 1994년 가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남성 슈트 리테일 숍 경영자이자 쇼윈도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서 바니스 뉴욕 백화점을 맡고 있었죠. 친구의 소개로 애들러를 만난 후 지금까지 우리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패션 비즈니스, 디스플레이 디자인 영역에서 활동하던 두난은 전통적인 도예 작품과 달리 위트 있고 과감한 언어를 구사하는 애들러의 작품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엿보았다. 애들러 디자인의 시그너처라고 할 수 있는, 모든 면이 사람의 두상으로 연속되는 오브제, 다양한 손동작의 형상을 위트 있게 응용해 만든 화병 등 초현실적인 디자인부터 화려한 컬러와 현란한 지오메트릭 패턴이 결합된 접시 등은 분명 공감각적으로 퍼져 나갈 수 있는 요소가 다분했다. 애들러가 각종 공예 페어에 작품을 가지고 ‘행상’을 전전하던 1993년, 사이먼은 바니스 뉴욕 백화점을 통해 애들러의 도자기를 매입했다. 무명 도예가는 1년 후 이 백화점 쇼윈도 디스플레이어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의자와 사이드 테이블은 모두 조너선 애들러 디자인, 우드 캐비닛은 이탈리아 가구 디자이너 알도 투라(Aldo Tura) 빈티지 컬렉션, 팜 트리 오브제는 메종 얀센(Maison Jansen) 제품이다.     

 

사교성 좋은 집주인 커플이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리빙룸은 자신들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조너선 애들러가 디자인한 가구보다 커플이 여행을 다니며 수집한 아트&디자인 컬렉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왼쪽 창문이 없는 좁고 긴 공간은 집주인 커플의 창의성을 샘솟게 해줄 서재로 꾸몄다. 벽면과 서가 그리고 문까지 짙은 네이비로 칠한 공간 천장은 데이비드 힉스 디자인의 반짝이는 도트 패턴 벽지를 바르고, 카펫과 소파는 밝고 화사한 컬러 대비를 이루도록 연출했다. 컬러풀한 접시는 리로이 니만(Leroy Nieman), 소파 뒤 팝 아트 프린트는 멜 라모스(Mel Ramos) 작품. 

 

마스터 베드룸에 자리한 욕실. 세면대 카운터 벽면을 모두 유리로 마감해 공간을 한층 넓어 보이게 연출했다. 붉은 펜던트는 베르너 팬톤 디자인의 플라워 팟, 타일 벽면 상부에 걸린 액자는 해외 여행 시 빈티지 숍에서 발견한 피렐리 타이어 캘린더다. 얼굴 모양의 세라믹 화분은 조너선 애들러 디자인. 

 

도예 작품을 통한 두 사람의 만남은 분명 운명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이 1994년부터 살고 있는 그리니치 빌리지 아파트는 조너선 애들러 인테리어 디자인이 태동한 곳이자 실험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요. 바로 옆집이 나가면서 우리가 이를 매입했고, 살던 집과 병합해 2배로 넓게 공간을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1998년 정식으로 조너선 애들러라는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한 후 제법 큰 집을 갖게 된 그들은 아파트를 완벽히 조너선 애들러 스타일로 꾸몄고, 이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과감한 컬러 대비와 화려한 패턴, 그리고 초현실적인 오브제가 실제 공간에 연출되면서 명실공히 조너선 애들러 스타일의 현실 버전을 보여준 것. “그로부터 20여 년이 흘렀지만 한 번도 집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만큼 완벽한 조너선 애들러 스타일에 만족하고 있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1년 전 어느 날, 그날도 평소처럼 디자인 이야기를 나누던 중 두난은 새삼 애들러의 정체성을 깨달았단다. 

 

높은 천장과 여백 그리고 블루 컬러 포인트가 여유와 휴식을 선사하는 마스터 베드룸. 침대는 미국 가구 디자인 및 인테리어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작가로 꼽히는 폴 에번스(Paul Evans)가 제작한 오리지널 빈티지. 나머지 가구와 조명 러그 등은 모두 조너선 애들러 디자인. 

 

 드레스룸의 빈티지 캐비닛. 빈티지 화병과 같은 인테리어 소품도 함께 정리해두어 장식 효과를 높였다. 

 

골드 톤의 거울과 캐비닛이 인상적이다. 벽지를 제외한 모든 것은 조너선 애들러 디자인. 

 

조너선 애들러의 기하학적 패턴 일부를 적용한 옷장 사이에 화장대를 만들었다. 모두 조너선 애들러 디자인. 안락의자와 오토만은 디자이너 피에르 폴랭(Pierre Paulin), 벽지는 플로렌스 브로드허스트(Florence Broadhurst) 제품이다. 

 

“애들러는 그가 처음 열었던 소호의 도예 공방을 지금도 운영하는 도예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죠. 전 세계로 제품을 유통하는 사업가이기도 하고요. 부티크 호텔도 디자인하고 매장 디스플레이도 직접 연출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요. 그러니 지금 다시 그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할 시점이 온 거죠.” 
애들러와 두난은 공간의 모든 것을 새롭게 재편했다. 기존의 침실은 홈 오피스로, 리빙룸은 침실로 그리고 홈 오피스는 다이닝룸으로 전환함으로써 완벽한 변신을 시도한다. 그동안 커플이 틈틈이 모아온, 디자인 역사상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빈티지 가구와 예술 작품을 조너선 애들러 홈 컬렉션 시그너처 아이템 및 위트 넘치는 신작들과 함께 집대성하면서 각 공간은 한층 성숙한 스타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시각적으로 큰 변화라면 복고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블루 컬러가 모든 공간에 중심이 된다는 점이죠. 이 외에 제가 항상 따르는 대담하고, 글래머러스하며 인상적인 디자인 3요소는 변함없이 적용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너무나 개성이 강해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아슬아슬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조화를 이루며 결국에는 조너선 애들러 스타일로 화합을 이루는 공간. 애들러와 두난은 그 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우리 집에는 주연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이 없어요. 모든 게 주인공, 스타예요. 왜냐하면 여기 있는 모든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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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정민PHOTO : Photof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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