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산속의 뮤지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또 다른 미술 작품이 되어주는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뮤지엄들.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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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펙터>에서 화려한 추격신을 펼친 오스트리아 스키 리조트 마을 죌덴에 자리잡은 007 엘레먼츠.

 

뮤지엄 내부에서는 제임스 본드와 007 시리즈에 관련된 다양한 설치 작업물, 영상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제임스 본드를 만날 시간
007 Elements by Obermoser arch-omo ZT gmbh

영화 <007 스펙터>에서 제임스 본드가 화려한 추격신을 펼친 오스트리아 스키 리조트 마을 죌덴(Sölden)의 가이슬라흐코글(Gaislachkogl)산의 꼭대기, 제임스 본드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룬 박물관이 오픈했다. 건물 설계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요한 오베르모저(Johann Obermoser)가 맡아 진행했다. 요한 오베르모저는 원조 007 시리즈의 미술 총감독 켄 애덤(Ken Adam)의 작업물에서 영감을 받아 기하학적인 형태, 뮤트 톤의 컬러 팔레트를 포인트로 삼아 작업했다. 건축 콘셉트 설정에는 카지노 로얄, 퀀텀 오브 솔러스, 스카이폴, 스펙터 등 007 시리즈의 아트 디렉터로 활약한 닐 캘로(Neal Callow)와 그의 팀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요한 오베르모저는 주변 경관과 건물이 이질감 없이 조화될 수 있도록 화이트 컬러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뮤지엄 내부에는 10개의 전시 공간이 있으며, 007 시리즈 관련 설치 작업물이나 영상물 등을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전시는 상설이며 앞으로 새로운 시리즈가 개봉될 때마다 작품을 업데이트할 예정. 박물관 건물은 살짝 기울어져 있는데 산 아래쪽으로 향한 벽면에 통유리를 설치해 마치 발밑으로 산맥이 펼쳐진 것 같은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Add. Gaislachkogl, Solden, Austria 
Web. 007elements.soelden.com

 

 

거대한 자연 속 전시 공간의 시작을 알리는 웰컴 센터. 

 

조형물 아치웨이(Archway)는 워터 가든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물의 정원에는 해미석이 반짝이며 바닥을 메우고 있다. 

 

거대한 자연의 전시 공간
Museum SAN by Tadao Ando Architect 

‘길게 이어진 산 정상을 깎아놓은 듯한 독특한 형태의 땅이기에 주위와는 동떨어진 느낌의 별천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 원주 지정면, 뮤지엄 산(Museum SAN)이 들어서기 전 부지를 보고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처음 한 생각이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길이 700m에 달하는 뮤지엄 부지에는 세 종류의 정원과 건축물이 마치 미술 작품처럼 늘어서 있어 부지 전체가 하나의 전시 공간이 된다. 이 거대한 자연의 전시 공간은 웰컴 센터에서 시작된다. 티켓 오피스 역할을 하는 웰컴 센터 외벽은 파주석으로 메워 웅장함과 평온한 느낌을 자아낸다. 패랭이꽃 80만 송이와 약 180여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은 플라워 가든, 거울처럼 반짝이는 해미석이 바닥을 이루는 고요한 워터가든을 지나면 다시 파주석으로 둘러싸인 뮤지엄 본관이 나온다. 본관에는 종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페이퍼 갤러리와 매해 상설전이 두 번 열리는 청조 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두 갤러리를 연결하는 복도의 벽은 통유리창으로 마감해 유리 너머로 아름다운 자연이 예술 작품처럼 펼쳐진다. 본관과 돔 형태의 명상관을 지나 원주시 귀래면에서 가져온 귀래석이 사용된 스톤가든 발치에는 뮤지엄의 대미를 장식할 제임스 터렐관이 위치했다. 공간(Space), 예술(Art), 자연(Nature)의 첫 알파벳을 따 지은 이름 산(SAN)처럼 뮤지엄 산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공감각적인 체험을 선사한다.
Add.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Web. www.museumsan.org

 

 

원래의 반듯한 형태를 살려 리노베이션한 루멘 뮤지엄.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서는 다양한 전시를 진행한다.

 

케이블카 정류장의 변신
LUMEN Museum by EM2 Architects

산속 오래된 케이블카 정류장이 건축가의 손길을 거쳐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크론팔츠(Kronplatz) 지역 코로네스(Corones) 산맥의 해발 2275m 상공에 위치한 산악 사진 박물관 루멘(LUMEN). EM2 아키텍츠의 게하르트 말크네흐트(Gerhard Mahlknecht)는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보단 1963년에 세워진 케이블카 정류장의 건축적 특징을 살리는 길을 택했다. 리노베이션은 케이블카 정류장 주변의 숙박 시설과 레스토랑 건물을 철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콘크리트로 지은 케이블카 정류장 건물은 보수 공사를 거쳐 모서리 각이 살아 있는 반듯한 원래 형태를 살리되 보다 안정감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총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내부는 층별로 전시 공간을 나눠 구성했으며 공간 곳곳의 벽은 통유리창으로 마감해 눈부시게 아름다운 경치를 계속 만날 수 있다. 더불어 뮤지엄 건물에서 뻗어나가는 3면이 통유리인 레스토랑 알핀(AlpiNN)에서는 하늘 위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특별한 미식 경험까지 선사한다.
Add. Via Funivia, 10, 39031 Brunico BZ, Italy
Web. www.lumenmuseum.it

 

 

 기나긴 터널을 지나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미호 뮤지엄.  

 

유리와 강철 철골을 기하학적으로 엮어 만든 지붕은 이오 밍 페이의 아이덴티티가 살아 있다.

 

산속에 펼쳐진 무릉도원
Miho Museum by I.M. Pei Architects

호젓한 교토 인근 시가현의 어느 산속에 둥지를 튼 미호 뮤지엄(Miho Museum). 태초부터 그곳에 있었던 듯 자연과 어우러져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뮤지엄은 기나긴 터널을 지나야 비로소 접근할 수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은색 판으로 이루어진 터널을 지나 마주하게 되는 미호 뮤지엄의 모습은 어딘가에서 본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기시감의 근원은 아마 지붕일 것. 건축가 이오 밍 페이(I.M. Pei)가 디자인한 지붕은 커다란 유리와 기하학적으로 얽힌 강철 골조가 그의 대표작인 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를 연상시킨다. 자연보호구역인 위치 특성상 환경 보전을 위해 건물의 80%는 지하에 파묻혀 있다. 뮤지엄 내부 공간은 유리 지붕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베이지색 석회암 벽 위로 부서지며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오 밍 페이 하면 떠오르는 기하학적인 패턴들은 9241㎡의 거대한 뮤지엄 내부 곳곳의 벽, 천장 등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그만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드넓은 공간이지만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을 만큼 다양한 건축적 디테일이 눈을 호강시켜주는 뮤지엄 안에서 숨은 명소 하나를 알려준다면 바로 로터리(Rotary)다. 미호 뮤지엄과 도시를 잇는 전기자동차 탑승지인 이곳은 8각형으로 각진 천장 한가운데 뚫린 사각형 구멍, 그리고 그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경건한 느낌마저 준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엔 구멍을 통해 로터리 한가운데로만 비와 눈이 내리는 이색적인 경관을 볼 수 있다. 
Add. 300 Shigarakicho Tashiro, Koka, Shiga 529-1814, Japan 
Web. www.miho.or.jp

 

 

산 봉우리를 관통하는 설계로 뮤지엄의 내부 공간은 산 봉우리 안에 숨겨져 있다.

 

가장 낮은 층부터 높은 층까지 폭포처럼 이어지는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뮤지엄의 테라스 공간.

 

산맥을 가로질러
Messner Mountain Museum Corones by Zaha Hadid Architects

마흔두 살, 알피니스트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8000m가 넘는 봉우리 14좌를 무산소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탈리아 남티롤(South Tyrol)과 벨루노(Belluno) 지역에 산악박물관 6개를 설립했다. 6개의 산악박물관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을 꼽는다면 단연 메스너 마운틴 뮤지엄 코로네스(Messner Mountain Museum Corones, 이하 MMM 코로네스). 2015년, 가장 마지막으로 완공된 이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유작이기도 하다. 자하 하디드는 산속 동굴에서 영감을 받아 MMM 코로네스의 청사진을 그렸다. 1000㎡에 달하는 이 박물관은 크론팔츠(Kronplatz) 지역 코로네스 산맥의 꼭대기, 건물 양 끝 높이가 다르게 비스듬히 산봉우리를 관통하며 자리 잡았다. 중심 공간은 봉우리 내부에, 건물 양 끝은 암석처럼 삐쭉 튀어나와 있는데 가장 높은 층의 돌출 부위는 출입구이고, 가장 아래층의 돌출 부위에는 240도 파노라마 뷰를 자랑하는 테라스가 있다. 3층 이상 높이에 달하는 내부는 맨 아래층부터 최상층까지 마치 산맥에서 떨어지는 폭포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으로 연결된다. 
Add. Plan de Corones, 39030 Pieve di Marebbe BZ, Italy
Web. www.messner-mountain-museum.it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하나의 패턴처럼 보이는 지붕.

 

타일을 와이어로 엮어 장식한 벽면. 타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바닥에 아름답게 어린다. 

 

대지의 경사를 따라 연속적으로 올라가는 형태의 내부 구조.

 

건축과 자연의 어울림
China Academy of Art’s Folk Art Museum by Kengo Kuma & Associates

오직 건축물 자체의 조형미만을 추구해 주변 환경과 단절된 건축 일색인 요즘 흐름과는 조금 다른 건축물을 선보이는 일본의 건축가 겐고 구마(Kengo Kuma). 그가 디자인한 중국 항저우의 중국 예술원 캠퍼스의 민속박물관 역시 겐고 구마의 건축 철학이 담겼다. 완만한 경사에 자리 잡은 박물관은 대지의 경사를 따라 건물 바닥 면이 연속적으로 올라가는 형태를 취한다. 평면 계획은 복잡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평행사변형 유닛으로 계획돼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각 유닛의 지붕이 맞물려 하나의 패턴처럼 보인다. 지붕에 쓰인 타일은 크기와 모양이 각각 다른데, 그 지역의 가옥에 쓰였던 것들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는 건축물에 자연스러운 멋을 더하고 주변환경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건물 외벽은 타일을 와이어로 엮어 걸어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바닥을 캔버스 삼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맺히는 타일과 타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건축을 추구하는 겐고 구마의 건축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Add. 218 Nanshan Rd, WuShan ShangQuan, Shangcheng Qu, Hangzhou Shi, Zhejiang Sheng, China
Web. en.caa.edu.cn

 

 

지면에 착 달라붙은 듯한 톱 마운틴 모터사이클 뮤지엄 크로스 포인트의 외관.

 

내부에는 클래식 오토바이 250여 대가 전시돼 있다.

 

유려한 곡선을 적절하게 사용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유럽 최상공의 오토바이 전문 박물관
Top Mountain Motorcycle Museum Crosspoint by Michael Brötz

약 2만1750m 상공에 위치한 톱 마운틴 모터사이클 뮤지엄 크로스포인트(Top Mountain Motorcycle Museum Crosspoint)는 유럽의 오토바이 전문 박물관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오스트리아의 소담한 외츠탈(Ötztal)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의 설계를 맡은 건 오스트리아 건축가 미카엘 브로츠(Michael Brötz)다. 그는 부드러운 곡선과 자연적인 느낌의 나무 소재를 적절히 사용해 박물관을 완성했다. 자칫 나무 소재가 줄 수 있는 올드한 느낌은 짙은 그레이 컬러 지붕으로 상쇄했다. 내부는 당장이라도 오토바이가 달려갈 듯 탁 트인 구조를 갖추고 250여 대의 클래식 오토바이로 빼곡하게 채웠음에도 시야가 편안하다. 톱 마운틴 모터사이클 뮤지엄 크로스포인트 건물은 높이가 낮고 면적이 넓어 상공에서 바라보면 건물이 마치 지면에 착 달라붙은 것 같은데, 덕분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Add. Timmelsjochstrasse 8, 6456 Hochgurgl, Austria
Web. www.crosspoint.tirol 

 

 

 

더네이버, 뮤지엄, 산속 뮤지엄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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