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아름다운 공포

무섭도록 아름답고 지독하게 매혹적인 공포. 감성 장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을 통해 42년 만에 다시 태어난 공포의 걸작, <서스페리아>가 ‘지알로’의 정점을 보여준다.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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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를 말하기 위해서는 197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탈리아 공포 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서스페리아>는, 그의 무수한 작품 중에도 손꼽는 걸작이다. 특히 미장센의 교과서로 불리며 공포 영화의 입문작으로 소개되곤 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감, 특별한 미감으로 알려진 작품을 다른 누구도 아닌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왜냐하면 루카 구아다니노야말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이탈리아 영화감독이며, 특별한 미감과 스타일로 명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팬덤을 형성할 정도로 사랑받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완성한 것은 주인공 두 사람의 여름을 더욱더 뜨겁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배경, 세심하게 조율된 화면의 미학에 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비평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얻은 구아다니노 감독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촬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스페리아>의 리메이크를 진행했다. 구아다니노 감독 스스로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오랜, 그리고 열혈 팬이었기에 <서스페리아> 리메이크에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를린의 한 무용 아카데미에 신입 무용수로 들어가게 된 한 여성이 겪는 기괴하고 무서운 일을 다룬 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무용과 공포 연기를 한 번에 소화할 여성 배우를 캐스팅하는 일이었다. 구아다니노 감독은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틸다 스윈턴을 아카데미의 리더 격인 마담 블랑 역으로 캐스팅했다. 무려 다섯 번째 만남이다. 틸다 스윈턴은 1인 2역으로 출연하는데, 쌍둥이로 등장하는 <옥자>의 1인 2역과는 다르다. 나머지 한 역할이 바로 남성이기 때문이다. 미국 개봉 전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 비밀에 부쳐진 소식이니만큼, 추가적인 정보 없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어떤 캐릭터를 틸다 스윈턴이 연기했는지 찾아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감상법이 될 것 이다. 
베를린이라는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 기괴하고 이상한 일의 한복판을 지나게 되는 미국 출신 무용수 수지 역은 다코타 존슨이 맡았다. 다코타 존슨의 대표작은 아직까지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다. 하지만 존슨은 <서스페리아>로 새롭게 기억되고자 했다. 무용수 역을 위해 2년간 발레를 배웠고, 극단적인 공포 장면을 찍은 뒤에는 심리 상담을 받아야 했을 정도다. 구아다니노 감독, 그리고 틸다 스윈턴과는 <비거 스플래시>에 이은 두 번째 만남으로, <비거 스플래시> 촬영 당시 이미 <서스페리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모델이자 배우인 미아 고스가 마담 블랑을 맹신하는 인물로 등장하며, 클로이 모레츠가 마담 블랑과 그의 추종자들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역할로 출연한다.

 


다리오 아르젠토는 공포 영화 중에서도 좀 더 세부적인 장르인 ‘지알로’의 대부로 불리는 감독이다. 지알로는 미녀를 더 가혹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괴롭히는 방식으로 공포를 조성하는 장르의 영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서스페리아>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42년 만에 리메이크된 이 작품을 감상할 때 중요한 지점은 어떤 방식으로 새로워졌는지를 보는 것이다. 여전히 여성의 고통과 괴로움을 자극적으로 전시하는 방식으로만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는지, 만약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그렇지 않다면 어떤 방식으로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스페리아>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여성 배우가 중심인 영화지만, 공포 영화는 늘 여성이 대상화되어온 장르라는 사실 역시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세대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 함정을 어떻게 넘었을까? 리메이크된 <서스페리아>가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Cooperation ㈜더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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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윤이나PHOTO : ㈜더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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