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는  /  가깝고도 친한 사이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사실 그녀를 알기 전부터 그녀의 스타일링에 항상 눈길이 가고 궁금해했었다. 직접 만나고 나서는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버렸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그녀의 팬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오늘은 좀 차려 입었다.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벨먼’의 론칭 행사여서 멋을 냈다. 평소에는 캐주얼을 추구한다. 편안한 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다. 차려 입어야 할 자리에는 juun.j 의 옷을 입는다.

향을 알기 전의 나는 평범했다.  /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등 어떠한 이유로든 향에 대해 관심을 두는 아이는 아니었다. 대학을 진학하고 연구원으로 일했었다. ‘향’이 내 삶의 중심이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영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1년이라는 석사 과정 공부 기간과 영어를 구사하는 나라를 찾는 나에게는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런던 유학에서 한국에서 접하지 못했던 많은 향 브랜드들을 알게 되었다. 마침 디자인&브랜딩 전략 석사과정 공부를 하던 중이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향초 브랜드를 론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향은 나에게 강한 자극이 되었다.

향수보다 향초  /  향초에 강한 매력을 느낀다. 향수는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반면 향초는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장소와 느낌’을 품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기억의 ‘순간’에 대한 느낌을 향으로 만든다면 이보다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기억과 순간을 향으로 느끼는 그것이 바로 나만의, 나만을 위한 ‘콘셉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향과 패션은 밀접하다.  /  이제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는 건 패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패션이 산업, 뷰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와 작업을 하고, 또 많은 영향을 미치듯 향도 마찬가지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향이 나느냐에 따라 큰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브랜드에 좋은 이미지와 스토리를 심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뜻이다. 향으로 인해 풀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스타일의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 나중에는 브랜드나 아티스트들과 함께 색다르고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가려진 순간'이라는 뜻을 가진 프리미엄 캔들 벨먼(VEILMENT)

그의 평소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사진들. 캐주얼한 옷차림과 감각적인 컬러와 풍경사진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