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소문난 버즈

머지않은 미래에 만나게 될 EV. 소문만 무성했던 폭스바겐의 전기 마이크로버스를 직접 몰아봤다

20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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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매력덩어리 I.D. 버즈는 마이크로버스에서 영감을 얻은 여러 콘셉트 중 가장 최근 모델이다. 2001년 마이크로버스 콘셉트, 2011년 불리 콘셉트, 2016년 버드-e 등 앞선 세 모델과 차이는 폭스바겐이 양산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재창조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한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무언가를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것으로 다시 빚어낼 때는 더욱 그렇다. 폭스바겐은 효율적인 디젤 교통수단의 총아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TDI 엔진 배출가스 추문 이후 비슷한(하지만 아마도 훨씬 더 성공적인) 교통수단을 검토하면서 디젤 엔진에서 I.D.라는 이름의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실용성을 버리는 법 없는 폭스바겐답게 I.D. 라인업은 북미에 들어가지 않는 I.D. 해치백과 전 세계를 무대로 삼는 크로즈(Crozz) 크로스오버로 구성된다. 문제는 이 라인업이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차 모두 무난하지만 단조롭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역시 I.D. 라인업에 ‘어머, 이건 사야 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한 상징적인 모델이 있어야 함을 알고 있다. 


이를테면 내가 LA 베니스 비치에서 몰아본 I.D. 버즈 콘셉트가 바로 그런 자동차다. 보헤미안 분위기 물씬한 이 콘셉트는 절로 마이크로버스를 떠올린다. 실제 폭스바겐은 부활한 마이크로버스의 전기구동 버전이 입소문과 함께 더 많은 고객을 불러 모으기를 희망하고 있다(이 차는 I.D. 해치백, I.D. 크로즈보다 2년 늦은 2022년에 양산될 예정이다). 

 

베니스 비치는 현대적인 고층주택에 사는 신흥 부자와 IT 업계 사람들뿐 아니라 드럼 연주를 즐기는 히피와 밴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흔한 곳이다. 그리고 I.D. 버즈는 이곳과 제법 잘 어울린다. 스타일링은 자유연애가 유행하던 197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폭스바겐 차를 떠올린다. I.D. 차량 석 대는 모두 폭스바겐 그룹의 새로운 모듈형 플랫폼 MEB를 쓴다. 바꿔 말해 I.D. 버즈는 새로움과 예술적인 기운이 고풍스러운 스타일에 잘 녹아 있다. 그 옛날 마이크로버스의 특징적인 비례와 디자인도 제대로 담고 있다는 얘기다. 최대 8인승인 객실은 의자 배치에 따라 라운지가 되기도 하고 침실로 쓰이기도 한다. 오리지널만큼 용도가 다양한 공간이다. 예스러운 외관 아래엔 바닥 적재식 배터리, 앞뒤 전기구동 모터, 그리고 훗날 양산됐을 때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할 전기 아키텍처가 담겨 있다. 콘셉트 버전도 실제 주행과 운전이 가능하지만 양산 버전이 이런 식으로 달릴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e-골프의 파워트레인을 얹어 주행가능 거리가 322킬로미터에 달하지만 주행가능 속도는 시속 32킬로미터로 제한된다. 당연히 양산 버전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세 가지 배터리 용량에 따라 세 종류의 파워트레인이 쓰일 예정이다. 201마력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모델은 60kWh 배터리를, 320마력 2모터 4WD 모델은 83kWh 배터리, 그리고 368마력의 2모터 4WD 모델은 100kWh 배터리를 쓴다. 폭스바겐은 양산 모델이 한 번 충전으로 402~499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1킬로미터 남짓한 베니스 비치 시내도로 주행을 전적으로 내게 맡길 정도로 폭스바겐은 이 차의 품질에 자신만만했다(전에는 LA 경찰과 폭스바겐 측 경호원 두 명이 따라다녔던 기억이다). 직사각형 스티어링휠에 있는 ‘D’를 누르면 콘셉트카의 단일 전진 기어가 작동한다. 그리고 가속페달을 밟으면(재생-play-아이콘이 붙어 있다. 브레이크 페달에는 정지-pause-아이콘이 있고) 부드럽게 출발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제동의 저항이 크진 않음에도 제동이 확실하게 이뤄진다. 움직임은 수제작 타이어를 쓴 차답지 않게 꽤 민첩하다. 하지만 회전반경은 예상보다 컸다. 이상하게 생긴 스티어링휠 때문에 이 문제가 더 심해진다는 생각이다. 


I.D. 버즈가 콘셉트에서 실제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뀌기까지 5년이 걸렸다. 그리고 폭스바겐은 운전재미를 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선사시대적 기술과 허약한 엔진으로 꾸역꾸역 굴러가던 고릿적 마이크로버스의 느낌 그대로 말이다. 하지만 2022년에 카고 밴 버전과 함께 출시된 I.D. 버즈가 오리지널 모델처럼 끙끙대며 달린다 해도 별문제는 아닐 듯하다. 베니스 비치의 콘셉트카에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든 걸 보면 폭스바겐의 임무는 이미 완수된 것이나 다름 없다.

 

누가 대장인가? I.D. 버즈는 I.D. 크로즈와 I.D. 해치백이 출시되고 2년 뒤 시장에 선보인다. I.D. 버즈는 라인업의 정신적 지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폭스바겐

CREDIT

EDITOR : 김형준PHOTO : <Motor Trend>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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