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부지런’ 드라이브

소싯적, 늦은 밤 도로를 누비던 남자들이 이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부지런하게 새벽 드라이브를 즐긴다

2017.03.13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20대 때만 해도 밤늦게 이곳저곳 잘도 싸돌아다녔다. 너무 운전하고 싶어서 렌터카를 빌려 한밤에 부산을 찍고 돌아오기도 했고, 여자친구 생일날 꼭 드라이브시켜주겠다고 약속해 아버지가 주무실 때까지 기다렸다 몰래 차키를 가지고 나가야 했다. 첫차를 인수한 그날은 또 어떻고. 온 친구들에게 연락해 야경을 보여주겠다고 하며 첫차를 자랑하고 다녔다. 아직도 그 밤들을 잊지 못한다. 그 시절 늦은 밤에는 자동차와 함께 강변북로든 올림픽대로든 그 어디든 달리고 있었다. 


그랬던 그가 이젠 한 여자의 남편이, 혹은 아이들의 아빠가 되었다. 아이를 둔 아빠들은 바빴다. 평일엔 일하느라, 주말엔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아빠들도 때때로 달리고 싶다. 20대처럼은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툭 놓아버리고 달리고 싶다. 하지만 회사와 가정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드라이브가 있다. 바로 토요일이나 일요일 새벽에 즐기는 ‘부지런’ 드라이브다. 아내와 아이들이 깨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1~2시간 걸리는 양평이나 홍천 등이 목적지로 인기다. 


‘부지런’ 드라이브는 보통 새벽 4~5시쯤 집에서 출발한다. 서울에서 양평으로 가려면 올림픽대로를 달리다가 팔당대교를 건너 국도에 오르게 된다. 이곳부터 양평 6번국도 드라이브의 시작이다. 도로 위는 고요하다. 낮에 보이던 청계산과 남한강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상쾌한 찬 공기와 함께 나무 냄새와 물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자극한다. 냄새만으로도 주변이 어떤 모습일지 대강 짐작하게 한다. 


6번국도를 따라 도로 인근에는 각종 해장국집이 즐비하다. 다들 원조를 내세우지만 진짜 양평 해장국은 따로 있다. 양평교차로에서 양평 대명리조트 방향에 있는 양평신내서울해장국 본점이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아침은 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식당 건너편 주차장엔 이른 시간에도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이 적잖이 자리 잡고 있다. 


주메뉴는 해장국이지만 이 집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해내탕을 시킨다. 해내탕은 해장국과 달리 선지를 넣지 않는다. 해장국 육수에 양, 소창, 대창, 홍창, 막창, 애기집 등과 함께 콩나물과 우거지를 곁들인다. 쉽게 생각하면 국물은 해장국인데 건더기는 내장탕이다. 이곳에선 밥을 한꺼번에 탕에 말아선 안 된다. 양이 푸짐해 밥을 넣으면 탕이 넘치기 때문. 그래서 밥의 반은 건더기를 반찬 삼아 먹고 나머지 반은 말아 먹는다. 건더기는 콩나물, 우거지와 함께 간장에 고추절임을 넣은 특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씹을수록 알싸해지는 맛이 일품이다. 빨간 기름이 떠 있는 국물은 감칠맛이 끝내준다. ‘인생 해장국’이라 불릴 만하다. 어떻게 이 맛을 나만 느끼랴. 그래서 다 먹고 식당을 나가는 사람들의 손에는 포장한 해장국이 들려 있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다.


되돌아가는 길엔 오는 길에 어두워 보지 못했던 두물머리가 보인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라는 뜻에서 두물머리라는 이름이 붙여졌었다. 강변 산책로엔 400년 된 느티나무가 방문한 사람들을 반긴다. 두물머리는 사진 동호인들이 최고의 출사지로 손꼽는 곳인데, 이곳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눈으로 보는 것이다. 조금 색다른 방법을 원한다면 운길산 수종사에 올라 감상하는 것인데 여기에 물안개까지 피어오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앗! 벌써 9시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해내탕은 일반 해장국 육수에 소창, 대창, 막창 등과 함께 콩나물, 우거지를 곁들인 스태미나 음식이다. 영양도 보충했으니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놀아줘야지.

양평신내서울해장국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신내길 16
문의 031-773-8001
영업시간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명절 당일 휴무)

모터트렌드, 드라이브, 양평, 해장국

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김성준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