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라이프의 시작
삼성전자가 하만을 등에 업고 두 브랜드의 기술 융합을 통해 디지털 콕핏 무드스케이프를 개발했다. 삼성과 하만의 최초의 합작이다. 무드스케이프의 운전석과 조수석 디스플레이에는 삼성의 OLED와 Q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다이얼 형태의 노브는 스마트워치 기술을 적용했다.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 응용 기술과 스마트싱스(삼성전자의 통합 IoT 서비스), 빅스비 서비스다. 무드스케이프는 기존 디지털 콕핏과 달리 차의 기능은 물론 스마트싱스를 이용해 집 안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심심하면 빅스비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주행할 수 있다. 삼성은 이런 삶을 ‘확장된 커넥티드 라이프’라 부른다. 모든 정보가 표시되는 28인치 QLED 디스플레이는 중앙과 조수석에 걸쳐 있다. 디스플레이는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뉘었는데, 탑승객이 원하는 앱을 설치해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아래 달린 3개의 노브는 기어 S의 원형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가져왔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시계, 온도 조절, 볼륨 조절, 빅스비 중 선택해 세팅할 수 있다.  

말하는 것도 귀찮은 운전자를 위해
BMW의 제스처 컨트롤은 터치는 물론 말하는 것조차 귀찮은 운전자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허공에 손을 휘젓는 동작으로 차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허공은 아니고 센터콘솔 위의 인식 영역에서 흔들어야 한다. 흔들기, 가리키기, 손가락 돌리기 등 손동작을 등록하면 전화 수신과 거부, 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가 원하는 특정 제스처를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스처에 따라 즉시 음성과 시각 신호를 보내 알려준다. 제스처 컨트롤에서 한 발짝 더 진화한 기술도 있다. 바로 2017 CES에서 선보인 홀로 액티브 터치다. 아직 상상을 현실로 만들진 못했지만 머지않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홀로 액티브 터치는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다른 점은 떠 있는 메뉴를 터치하고 실행한다는 것. 디스플레이(컨트롤 패드)는 손끝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명령어로 전환해 시스템에 전달한다. 

생김새도 기능도 우아한
레인지로버 벨라에 타면 랜드로버 인포테인먼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 멋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두 개의 10.2인치 터치스크린은 랜드로버 듀얼 터치스크린 시스템 ‘터치 프로 듀오’다. 운전 중 필요한 정보와 수많은 기능을 기존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위에 달린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켜고 동시에 아래쪽 터치스크린으로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인컨트롤(InControl) 시스템에 탑재된 리모트(Remote) 앱을 사용하면 확장된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제공된다. 원격 시동 걸기, 잠금 및 해제, 벨라 위치 찾기, 여정 추적하기, 사전 온도 설정 등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로 제어할 수 있다. 

네이버가 자동차에 들어오다
어웨이는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IVI(In-Vehicle Infotainment) 플랫폼으로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8월부터 그린카에 헤드 유닛 디스플레이 형태로 장착돼 2개월간 테스트를 마쳤다. 그린카 자체 조사에 따르면 만족도는 73.6퍼센트. 72.3퍼센트는 재사용 의사도 밝혔다. 네이버랩스는 그린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일반 운전자를 위한 어웨이는 직접 자신의 차에 매립 혹은 거치하는 모델로 출시했다. 어웨이는 운전자가 주행 중에 원하는 것이나 필요한 서비스를 알아서 먼저 제공한다. 특히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네이버의 계정에 등록된 지도, 음악, 캘린더, 예약 서비스들이 어웨이와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앞으로는 자동차보험정보 등록 시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상반기 중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가입자들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비서야! 와이프야!
머지않아 현대차 오너들은 시동을 걸고 출발 전에 “하이, 현대”를 외쳐야 할지도 모른다. 현대차가 CES 2018에서 최초로 공개한 인텔리전트 퍼스널 콕핏(콘셉트)에 탑재된 음성인식 비서를 작동시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운드하운드 서버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차를 제어하는 이 시스템은 제법 사람 냄새를 풍긴다. 좌석에 내장된 레이더 센서와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섬유 전극 센서로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분석하고 의사와 영상통화를 연결한다. 주행 중 돌발 상황으로 심박수가 올라가면 차를 안전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 운전자를 다독인다. 스트레스가 적은 길을 안내하기도 하고 집에 손님이 왔다며 문을 열어줘도 되냐고 묻기도 한다. 비서가 아니라 와이프 같다. 전화 걸기, 문자 송수신은 기본이며 에어컨, 선루프, 도어 잠금 등 차량 제어도 가능하다.

익숙한 게 최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최적화된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르노삼성의 인포테인먼트 에스링크. 처음 에스링크를 접한 운전자도 설명서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8.7인치 디스플레이는 정전식 터치 방식으로 작동한다. 손가락 줌, 페이지 스크롤링, 드래그 앤드 드롭 등 멀티터치가 가능하다. 스마트폰처럼 메뉴의 위젯을 홈 화면에 끌어다 놓을 수도 있다. 3페이지까지 지원한다. QM3 계약 시 선택할 수 있는 T2C(Tablet to Car)는 에스링크와 다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갤럭시 탭이 센터페시아에 디스플레이로 탑재된다. 필요할 때 언제든 빼서 휴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팟빵과 팟캐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19개 카테고리로 구성된 1만여 개의 방송 채널과 약 84만 건의 에피소드가 QM3 오너들에게 제공된다.

열심히 배워야 산다
올해 가장 먼저 기술력을 뽐낸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CES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엠벅스(MBUX)를 공개했다. 10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이어 붙인 와이드 콕핏의 생김새는 화려하지 않지만, 내용물은 나름 탄탄하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차와 운전자 사이에 정서적인 연결(Emotional Connection)을 형성한다. 운전자 성향을 학습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딥러닝)이 장점이다.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인 셈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더욱 정확하고 세밀한 정보를 재빨리 제공한다. 엠벅스는 올해 출시되는 신형 A 클래스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콤팩트 세그먼트에 탑재될 예정. 한국어를 포함해 23개 언어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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