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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스타 탄생

포르쉐가 신형 카이엔으로 다시 돈벌이에 나섰다

2018.03.09

더 근사하고 뛰어나다 3세대 카이엔은 이전 모델의 스타일과 성능을 기본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오너들 역시 새로운 차의 성능과 나아진 부분을 좋아할 것이다.

 

포르쉐를 상징하는 모델은 911이지만 돈을 버는 건 카이엔이다. 911이 100만대 팔리는 데  54년 걸렸다면 카이엔은 이를 15년으로 단축할 기세다. 포르쉐 엔지니어들은 SUV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을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의 SUV에 기존 포르쉐의 모습과 비율 그리고 네바퀴굴림 기술까지 고스란히 물려줬다. 3세대 카이엔은 잘 다듬어진 공식을 따르며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물론 카이엔이 독일 바이자흐에 있는 포르쉐 연구개발팀이 매만진 차 가운데 포르쉐의 순수 혈통에서 가장 동떨어진 차인 건 사실이다. 911이나 파나메라, 718 박스터, 718 카이맨과 달리 신형 카이엔은 그동안 포르쉐가 이끌어왔던 플랫폼으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아우디가 주도해 개발한 폭스바겐 그룹의 MLB 플랫폼에 기반을 뒀다. 


지난해 공개된 2세대 아우디 Q7과 함께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최신 MLB 플랫폼은  벤틀리 벤테이가에도 적용됐다. 그러니까 카이엔은 Q7, 벤테이가와 기본 골격은 물론 드라이브트레인의 배치와 서스펜션 등을 공유한다. 여기에 카이엔 터보는 에어 체임버가 세 개씩 들어간 에어 서스펜션까지 기본으로 챙겼다. 모든 카이엔 모델은 48볼트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액티브 스태빌라이저 바와 앞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리어 휠 스티어링(rear-wheel steering) 시스템을 옵션으로 달 수 있다. Q7과 벤테이가는 휠베이스가 2995밀리미터지만 신형 카이엔은 이전 모델보다 길이가 76밀리미터 늘어났는데도 휠베이스는 2896밀리미터로 같다.

 

이보다 편할 수 없다 새로운 카이엔은 거대한 바위를 훌쩍 타고 넘진 못하지만 거친 노면을 달려도 바위 위에 지은 집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하다.

 

새로운 카이엔은 앞서 출시된 파나메라의 덕을 톡톡히 봤다. 파나메라에서 선보인 최신 기술이 낙숫물처럼 고스란히 카이엔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냥 카이엔과 카이엔 S는 올여름, 카이엔 터보는 올가을에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한국에는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카이엔 삼총사에 얹힌 엔진은 모두 파나메라와 같은 것으로 출력과 토크까지 정확히 일치한다. 12.3인치 HD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과 센터콘솔 위에 달린 햅틱 스위치, 아날로그 RPM 게이지 양옆으로 둥근 디지털 게이지가 두 개씩 달린 계기반 모두 파나메라에서 가져왔다.


카이엔 기본형의 보닛 아래엔 아우디가 매만진 3.0리터 V6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8kg·m를 내는 이 녀석은 3.6리터 V6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이전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약 40마력, 최대토크가 약 5kg·m 올랐다. 카이엔 S 역시 아우디가 만든 2.9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을 얹는데 최고출력 440마력, 최대토크 56kg·m의 힘을 자랑한다. 3.6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이전 카이엔 S보다 출력이 20마력 높아졌다(최대토크는 같다). 카이엔 터보는 지난해 파나메라에서 선보인 새로운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kg·m를 뿜어낸다. 4.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이전 세대 카이엔 터보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약 30마력과 2kg·m 높아졌다. 포르쉐에 따르면 신형 카이엔 터보는 최고속도가 시속 285킬로미터에 달하며 0→시속 97킬로미터까지 3.9초에 도달한다(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얹으면 0.2초 단축할 수 있다).


모든 카이엔은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얹는다. 변속기는 파나메라의 8단 PDK 듀얼 클러치 대신 개선한 8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진흙과 자갈, 모래, 바위 등의 노면 상태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변속 타이밍과 서스펜션, 디퍼렌셜 록의 설정이 바뀐다. 카이엔과 카이엔 S에는 19인치 휠이 기본이다. 카이엔 터보는 좀 더 큰 21인치 휠을 신는다. 온로드에서 핸들링을 좋게 하기 위해 뒷바퀴 림과 타이어 폭이 좀 더 넓다. 포르쉐는 신형 카이엔에 다양한 장비를 추가했지만 새로운 MLB 플랫폼 덕에 무게가 65킬로그램 남짓 줄었다고 밝혔다. 모노코크 섀시는 알루미늄과 강철로 만들어졌다. 차체 패널과 플로어팬 모듈 그리고 앞부분엔 알루미늄이 쓰였다.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만으로도 약 10킬로그램을 덜어냈다.


새로운 얼굴은 혁명적이라기보다 진화에 가깝다. 이전 모델의 실루엣과 마칸의 스포티한 테마 그리고 파나메라의 럭셔리한 장식을 조합했다. 특히 카이엔 터보는 더 큼직한 프런트 그릴과 네 개의 배기 파이프, 커다란 휠로 실린더 여섯 개짜리 형제들과 차별을 꾀했다. 루프 스포일러에는 위로 들려 올라가는 리어 윙도 달았다. 고속에서 다운포스를 만들기 위한 설계다. 시속 16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때 20밀리미터 올라가는데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40밀리미터까지 기울어지면서 올라간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열면 지붕 위의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60밀리미터 넘게 치솟고, 급격히 브레이크를 밟을 땐 80밀리미터 이상 튀어 오른다. 포르쉐는 리어 윙의 에어 브레이크가 착륙할 때 비행기 날개 브레이크처럼 제동거리를 줄여준다고 주장한다. 시속 25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다 급제동할 때 리어 윙이 솟아오르면 2미터 정도 제동거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공간도 넉넉해졌다. 뒷자리는 물론 트렁크 공간도 이전보다 15퍼센트 늘었다. 유용한 기능과 기술을 넉넉히 챙긴 건 말할 것도 없다. 인테리어 역시 겉모습처럼 혁명이라기보단 진화에 가깝다. 쥐는 맛을 좋게 하는 변속기 양옆의 손잡이는 파나메라의 것을 조금 손봤다. 그래서 모든 것이 익숙하지만 예리하고 좀 더 집중적이다. 이것은 카이엔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리스의 가장 큰 섬인 크레타섬, 그중에서도 여기저기에 돌이 널브러져 있는 험로에서 세 종류의 카이엔을 모두 경험했다. 하지만 강철 스프링, 19인치 휠과 타이어를 신은 카이엔과 카이엔 S의 기본형이 어떤지는 말해줄 수 없다. 시승했던 모든 차가 4160달러짜리 에어 서스펜션과 3590달러짜리 액티브 안티롤 바, 1620달러짜리 리어 휠 스티어링 시스템으로 중무장했기 때문이다. 그냥 카이엔은 약 3만5000달러, 카이엔 S는 3만6000달러어치의 장비를 둘렀다.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얹은 터보 모델조차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5580달러)와 나이트 비전 어시스트(2420달러),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2000달러) 등 3만 달러에 달하는 장비로 치장했다.

 

그냥 카이엔은 이전 모델보다 출력과 토크가 높아진 것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도로에서 눈에 띄게 빨라졌다. 340마력짜리 V6 터보엔진의 스로틀 반응이 2000rpm 아래에서 조금 둔하긴 하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조용하고 정제됐다. 테스트를 위해 21인치 타이어를 신겼는데도 타이어 소음은 물론 노면의 거친 충격도 덜하다. 에어 서스펜션이 정말 열심히 일한다는 느낌이다. 440마력의 힘을 뿜어내는 카이엔 S는 저회전 구간에선 맑고 산뜻한 소리를 내고, 6600rpm까지 기분 좋게 윙윙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다른 V6 엔진 모델과 확실히 구별되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결의에 찬 포효를 내지른다.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뒤통수에서 장작불이 타오르는 듯한 효과음과 함께 짜릿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포르쉐에 따르면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 시간은 기본형이 5.9초, S가 4.9초다. 의심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엔진이 파나메라 4S보다 대단히 인상적이진 않았다. 3000~5000rpm 사이에서 작지만 분명하게 거친 울림을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S 모델은 115킬로그램의 무게가 재기발랄함을 누그러뜨리며 굼뜨게 만드는 듯했다. 배기량이 같은 엔진을 얹었지만 두 모델 모두 파나메라 4S의 적수가 되진 못했다. 쿵쾅대는 V8 트윈터보 엔진을 품고 사정없이 날뛰는 카이엔 터보라면 모를까? 


하지만 막상 운전해보면 터보 모델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빨라지는 느낌이 든다. 터보는 S보다 155킬로그램 무게가 더 나간다. 하지만 코너를 돌아 나가는 순간 S보다 더 높은 출력과 토크가 무거운 몸무게에 대한 당신의 우려를 잠재울 것이다. 78.4kg·m의 최대토크는 1960rpm에서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분출된다. 우리가 시승했던 S와 터보는 모두 옵션으로 고를 수 있는 토크 벡터링 플러스 시스템을 챙겼다. 이 장치는 급한 코너에서 좌우 바퀴에 실리는 토크를 적절히 배분해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세 종류의 카이엔은 모두 앞 285/40R21, 뒤 315/35R21 크기의 피렐리 P 제로 타이어를 신었다. 하지만 터보 모델이 코너에서 가장 민첩하게 반응했으며 가장 단호하게 정점을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카이엔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길로 편안하게 안내한다. 원한다면 48볼트 전기모터가 122.4kg·m까지 힘을 짜내는 액티브 스태빌라이저 바와 같은 어마어마한 장비를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장비로 더 무겁고 높아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카이엔을 운전한다면 차체를 땅에 더 붙이기 위해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1989년 포르쉐가 SUV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공론화됐을 때, 그리고 이 의견이 911을 모독한다는 다수의 의견으로 묵살되려 했을 때 창립자 페리 포르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우리의 품질 기준에 따라 오프로드용 차를 만들고 보닛에 포르쉐 마크를 단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그 차를 살 겁니다.” 75만 명 이상의 카이엔 고객이 그의 말이 맞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포르쉐 엔지니어들은 카이엔이 포르쉐 배지를 달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911처럼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오는 2023년은 911이 태어난 지 60주년 되는 해다. 그때가 되면 카이엔은 포르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될 것이다.   


엉덩이가 닮았다 새로운 테일램프는 파나메라를 보는 듯하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포르쉐

CREDIT

EDITOR / 서인수 / PHOTO / <Motor Trend>Photo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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