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DAILY PICK_Car&Tech

초소형 전기차, 지를까? 말까?

초소형 전기차가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가장 ‘자동차’스러운 D2를 직접 타보고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2018.03.05

 

네 바퀴 달린 바이크인가? 자동차인가? 정체성이 모호하다.
D2는 우리가 일상에서 타는 자동차 모양을 제법 갖추고 있다. 르노 트위지나 대창모터스 다니고가 스쿠터에 지붕을 씌운 콘셉트라면 D2는 제대로 된 차가 되고 싶어 한다. 경차의 뒤를 잘라 2인승으로 만든 ‘자동차’같이 생겼다. 양옆으로 완벽한 도어를 갖춰 실내는 냉난방이 다 된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옆으로 나란히 앉고, 차 길이가 짧아 얼핏 스마트를 떠올린다. 시승차는 깜찍한 빨간 색이었다. 작은 차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튀는 색이 필요하다. 다만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이런 차는 좀 더 과감하고 예쁜 디자인을 시도해봐도 좋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래의 탈 것에 도전해봄 직하다.

겉만 자동차를 닮은 거 아닌가?
제대로 된 스티어링휠이 달리고, 대시보드 가운데는 커다란 9인치 모니터가 달렸다. 터치스크린으로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전화 등이 가능하다. 후진 기어를 넣자 후방 카메라가 잡혔다. 스마트보다 너비가 좁은 차는 연인과 어깨를 맞댈 수 있어 좋겠다. 모양도 그럴듯한 시트는 조금 딱딱하지만, 시트 뒤로 화물 공간이 넉넉해서 마트에서 산 물건을 싣는 데 문제없어 보인다.

불편할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조금 허술한 듯 전체적인 마무리는 요즘 중국 차에서 느끼는 그대로다. 계기반이 엉성해 보이지만 이 차는 저속 전기차다. 양옆으로 파워윈도가 고마울 따름이다. 덩치 큰 내가 운전석에 앉으니 신호등을 보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생소한 중국 차가 아직 인체공학을 제대로 반영한 것 같지는 않다. 스티어링 칼럼에 달린 조그만 기어 레버는 버튼을 누르고 돌려 D와 R을 고른다. 처음에는 사용이 번거롭지만 생긴 모양이 벤츠 닮았다고 위로한다.

주행성능을 일반 자동차와 비교할 수 있을까?
일단 주행성능은 만족할 만하다. 번거로운 시내의 교통흐름을 따라 달리는 데 순발력을 발휘하거나 제동하는 데 별문제가 없었다(시승 당일 코스는 양재역 부근이었다). 일반 자동차 주행 질감의 90퍼센트에 달하는 기분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적당한 무게를 지녔고, 시야는 탁 트였다. 번잡한 길을 요리조리 달리는 데 작은 차가 유리하다. 반면 단점도 있다. 전기차가 그렇듯 오르막길에서 정차 시 차가 뒤로 흐른다. 다시 출발하는 것이 까다롭지만 곧 익숙해진다. 승차감은 휠베이스가 짧고, 바퀴가 작은 탓인지 통통거린다. 서스펜션은 딱딱한데, 무게중심이 조금 높은 것 같아 최고속도 시속 80킬로미터 정도에 이르면 통통 튄다. 조심스럽다. 좋은 말로 스릴 넘치는 차가 재밌다. 짧은 시간이지만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달리기였다. 한 해 2만대가량 팔리고, 중국 판매 랭킹 2위의 전기차라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초소형 전기차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재미난 운전을 하고, 경비도 절약하고, 또 남을 배려하고 싶어서다. 주차 면적을 조금만 쓰고, 도로를 좁게 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 도시를 여유롭고 깨끗하게 한다는 자부심, 지구촌 환경보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서려 있다. 서울 거리가 작은 차로 가득 찬다면 훨씬 쾌적한 세상이 되지 않겠나.

만약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나?
현재 초소형 전기차 전용 보험상품은 따로 없다. 일반 자동차보험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운전 경력과 나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보험료는 일반 경차 수준이다. 세금 감면, 주차, 통행료 할인 등 경차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주행 중에 배터리가 방전되면?
D2를 판매하고 있는 세미시스코는 마스터 자동차와 협력을 맺고 AS를 진행한다. 전국 마스터 자동차 관리 서비스 센터에서 전문적인 정비를 받을 수 있다. 주행 중 방전이 될 경우 가까운 AS 센터나 충전소까지 견인해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2년이다. 나머지 브랜드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내에서 출퇴근 가능할까?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는 해외 안전성능 기준을 충족한 모델이다. 국토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6년 7월 특례조항을 신설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국내 안전성능에 충족하지 못한 일부 모델 때문에 초소형 전기차는 여전히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이 불가하다. 특히 경찰청의 입장이 강경하다. 초소형 전기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대형 화물차와 충돌하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 단순히 ‘창문’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아니다. 초소형 전기차의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이 허가될지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혁신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사례라며 반발하고 있다. 아직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는 건 사실이다. 초소형 전기차를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내비게이션 어플의 이륜차우선 경로 검색 기능을 활용하라 조언한다. 출발 시각, 출발지, 목적지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대체로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할 때와 주행시간, 거리 차이는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평일 퇴근 시간 오후 6시 30분에 포스코사거리부터 홍대입구역까지 어플상 시간 차이는 10분 내외. 거리는 이륜차도로 우선 경로가 1킬로미터 짧았다.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더 있다.
D2를 반나절 정도 시승해보니 도심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220V 콘센트를 이용해 충전한다는 장점은 집 밖에서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전력에 미리 신청한 장소가 아니라면 용도 외 전기 사용으로 부정 사용량만큼 차액은 물론 위약금도 부과될 수 있다. 게다가 자칫 전기를 훔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충전선을 꼽기 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추후에 과금형 이동식 충전기를 도입할 예정이라 답했다.   글_박규철(편집위원)

 

최대 주행거리는 일반 전기차에 비해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타고 다니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10킬로미터 주행하니 배터리 게이지가 1칸 정도 떨어졌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D2

CREDIT

EDITOR / 구본진 / PHOTO / 김형영 / MOTOR TREND

Twitter facebook kakao Talk 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