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에는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들어 있다. 그래서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수명, 심지어 운명까지 알 수 있다. 이를 판단하는 일이 바로 관상이다. 어찌 사람에게만 얼굴이 있으랴. 자동차의 앞모습을 자세히 보면 사람 또는 동물의 얼굴을 하고 있다. 차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헤드램프는 눈, 라디에이터 그릴은 코나 입, 보닛은 이마로 비유하기도 한다. 2018년 10개 브랜드에서 출시를 앞둔 차 10대의 관상을 보기로 했다. 기사의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실제 관상가에게 의뢰했다. 관상가에게도 자동차 관상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과연 2018년 최고의 관상은 어느 차에게 돌아갈까?

포르쉐 카이엔
눈(헤드램프)이 동그랗고 빛이 나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도화의 상이다. 입(라디에이터 그릴)이 사자구(四字口)의 형태, 즉 직사각형이다. 사자구는 그 매력으로 대중을 끌어 주위를 둘러싸게 하니 출시 초기의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귀(사이드미러)가 위로 쫑긋 서 앞을 향해 있는 모습은 선풍이(扇風耳)다. 선풍이는 재주가 많고 이른 나이에 기대하지도 않은 재물을 얻고 성과를 내지만 중년에 패하는 상이다. 처음에야 인기를 끌며 재물을 얻지만 끝이 흐지부지하다.

재규어 E 페이스
눈(헤드램프)이 작고 힘이 없고 기세가 약하다. 눈이 작아도 눈매가 강하고 힘 있으면 능력을 발휘하지만 E 페이스는 빛이 약하고 단조롭다. 이러한 상은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처리하려 하면 모든 일을 그르친다. 가까스로 일을 완수한다고 하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대신 단순한 업무 처리에 능력을 발휘한다. 여러 분야를 모두 잘하려고 하면 패망의 길을 피하기 힘들다. 핸들링이면 핸들링, 승차감이면 승차감 하나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 입(범퍼 하단)이 처져 있어 뒷심이 약하고 소리에 힘이 떨어지니 자신을 드러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쉐보레 에퀴녹스
면상(面相)이 넓고 긴 형태다. 남성적인 형태로 무뚝뚝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지니고 있다. 눈이 옆으로 길며 끝이 살짝 위로 올라가 어떤 일이든 의욕이 충만하다. 코(라디에이터 그릴)는 넓고 반듯하니 자신의 신념이 뚜렷하고 다른 이와의 관계도 원만하다. 단, 입이 작고 튀어나온 편이라 표현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자기주장을 확실히 펼칠 줄 안다. 턱(범퍼 하단)과 이마(보닛)가 넓어 역마살이 강하다. 넓은 지역을 누비고 다녀야 능력을 발휘한다. 한곳에 정착하기보다 이곳저곳으로 나가 자신을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하겠다. 아쉽지만 역마살이 낀 관상에는 재물 운이 붙지 않는다.

BMW X2
호랑이 눈(헤드램프)과 코(라디에이터 그릴)를 가진 용맹한 호랑이 상이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SUV에 이만한 얼굴도 없다. 남에게 뒤처지는 걸 싫어하고 경쟁에서 이기려는 승부사 기질이 강하다. 출시 시기만 잘 타고나면 강한 기질로 모든 적을 물리치고 제왕이 될 상이다. 눈썹 사이에 세로로 주름이 두 줄 나 있는 것으로 보아 판단력이 뛰어나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있어 합당한 가격에 출시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무술년의 개는 호랑이와 궁합이 잘 맞다니 대성하는 해가 될 것이다. 10대 중 관상이 가장 좋다.

페라리 포르토피노
미골(눈썹 뼈)이 튀어나와 살이 붙어 있으며 턱이 넓고 근육이 발달돼 있다. 고집이 세고 어떠한 상황이나 분야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상이다. 직업으로 따지면 운동선수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관상이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구기 종목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박찬호나 박지성 같은 선수들의 눈썹 위를 보면 살이 살짝 붙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동물적인 육감이 발달해 촉각, 시각, 미각 등에 민감하고 그 감각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상은 운명에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나만의 스타일을 즐기는 타입이다.

렉서스 LS
눈(헤드램프)이 이중으로 겹쳐 있고 입(라디에이터 그릴)이 지나치게 크고 두껍다. 눈이  앞과 뒤 두 개로 갈라진 형태라면 세상을 평범하게 살기를 거부하는 상이다. 이런 상은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어렵지만 한번 선택받으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입이 큰 것 같지만 입꼬리 사이가 좁은 것으로 보아 강한 힘이 있어도 절대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LS는 윗입술이 작고 아랫입술이 두껍다. 단단함과 부드러움, 냉철함과 따스함 등 두 성향을 함께 지니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팔색조의 매력을 갖고 있다.

폭스바겐 아테온
매끈하고 옆으로 넓은 네모반듯한 이마(보닛)를 가진 사람은 이성적이며 분석적인 성향이 짙다. 논리정연하기 때문에 실무적인 능력이 뛰어나다. 사람들의 평가보단 실제 주행에서 더 빛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눈매(헤드램프)가 옆으로 길며 날카롭다. 이런 눈매는 냉철하고 이지적이며 어떤 상황과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일관성 있는 주행 감각이 기대된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며 신중하고 의리가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떤 해가 오더라도 운이 좋은 상이라 올해뿐 아니라 내년, 그다음 해까지도 인기가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지프 컴패스
이마(보닛) 중앙 부분이 머리끝까지 볼록 솟은 것을 천주골이라고 한다. 천주골이 위로 올라갈수록 명예가 드높고, 높은 벼슬을 한다 했으니 컴패스는 좋은 이마를 가졌다. 여기에 눈빛(헤드램프)까지 맑고 은은하게 퍼져 귀하게 될 사람의 얼굴을 지녔다. 주로 대기업이나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상을 가졌다. 한 번의 말로 사람을 다스리며 거느리고 관리를 잘하는 상이다. 귀한 상이니만큼 흔하지 않기에 판매량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2018년의 운은 대중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마니아층을 공략해 성과를 내는 해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아래 라인(범퍼 밑)이 각진 모양으로 얼굴을 떠받드니 다복한 가정에서 부모 덕을 많이 보고 자란 자제 같다. 눈 주위가 튀어나온 두꺼비 얼굴을 가지고 있어 중년 이후부터 부귀영화가 끊이지 않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명성을 날리는 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년 운이 조금 약하다. 출시 직후 평가가 그리 좋을 것 같진 않다. 두꺼비 상들은 진중하며 지혜가 많기 때문에 우루스만의 첨단 기술과 전자장비를 잘 갖춰 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콧구멍(라디에이터 그릴)이 옆으로 크고 콧대가 날렵해 재물 운이 좋아 판매에는 문제없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
차린 것은 많지만 먹을 것이 없는 얼굴이다. 눈(헤드램프)이 올라가 있으니 의욕과 욕심은 강하고 추진력은 있지만, 입(공기 흡입구)이 아래로 처져 있어 말만 있을 뿐 행동이 없다. 계획은 있으나 성과가 없는 것과 같다. 이마가 위로 넓어 초년 운은 좋지만 턱이 넓기만 하고 상하 길이가 짧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운이 하락한다. 출시 초기에만 잠깐 흥할 것으로 보인다. 눈 아래 볼살(범퍼)이 통통해 말년 재물 운이 오는가 싶더니 볼 아래 구멍이 뚫려 애써 모은 재물도 줄줄 샌다. 섣불리 나서지 말고 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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