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대가 리콜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2017년 벤츠 트럭 악트로스와 벤츠 CLA 250 4매틱, C 220 블루텍, 2016년 재규어 XF 등이 있었다. 대부분 판매량이 극히 적은 특별 모델이다. 

1996년엔 국산차 리콜이 없었다. 수입차에서도 볼보 트럭(960, 850) 45대가 전부였다. 승용차는 국산차와 수입차 포함해서 단 한 대도 리콜되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와 환경부가 일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일까? 

단일 증상 역대 최다 리콜은 대부분 현대차 몫이다. 올해 1월 4일 국토부는 NF 쏘나타와 TG 그랜저의 ABS와 VDC 모듈 전원에 오일 또는 수분 등이 유입돼 엔진룸에 불이 날 가능성이 있어 리콜한다고 밝혔다. 무려 91만5283대다. 10년 전 출시된 차가 지금에 와서 리콜된 것이다. 올해 초부터 90만대가 넘는 차가 리콜되면서 지난해 역대 최다 리콜 기록을 올해 경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역대 최다 리콜 2, 3위도 모두 현대차가 가지고 있다. 2013년 NF 쏘나타를 포함한 현대·기아차 15개 차종에서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 불량이 감지되면서 무려 66만2519대가 리콜됐다. 브레이크 스위치가 제대로 접촉되지 않으면 크루즈컨트롤과 차체자세제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2013년 국산차 리콜의 67퍼센트를 차지한 대규모 리콜이었다. 2002년 뉴 포터 리콜(49만7765대)이 최다 리콜 3위다. 브레이크 파이프가 변속기 케이블과의 접촉으로 파손하는 결함이 발견됐다.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차가 리콜됐다. 2016년 말 터진 현대차 내부 직원의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고발에 따른 현대차의 리콜 대수(104만6395대)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2017년 리콜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여기에 기아차(30만793대)를 더하면 134만7188대에 이른다. 수입차 리콜도 많았다. 벤츠와 BMW 등 여러 브랜드가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면서 무려 816개 차종이 리스트에 올랐다. 국산차(74개 차종)의 11배에 해당된다. 폭스바겐과 닛산 사태를 보면서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자발적 리콜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한국 리콜의 역사는 1992년 현대정공 갤로퍼부터 시작됐다. 조향장치 오일탱크에서 기포가 발생하는 결함으로 1100대가 리콜된 것이 시초였다. 1993년엔 기아차 1세대 스포티지가 리콜됐다. 뒷바퀴 축이 차체에서 분리될 수 있다는 아주 무시무시한 사유로 8524대가 리콜됐다. 1990년대 초만 해도 리콜 건수가 많지 않았고 대수도 적었다. 

1992년부터 2018년 1월 15일까지 총 1405만4009대가 리콜됐다. 이 중 90퍼센트가 국산차고 10퍼센트가 수입차다. 현재 수입차 판매 비중이 15퍼센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국산차 리콜이 수입차보다 더 많은 셈이다. 하지만 최근 4년간의 리콜을 종합해보면 국산차 비중이 77퍼센트다. 그만큼 수입차 리콜(23퍼센트)이 더 많아졌다는 말이다. 최근 여러 수입차 브랜드는 현대차처럼 결함을 은폐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알리고 리콜하는 추세다. 결함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밝히는 것이 브랜드 신뢰성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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