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항목은 무엇일까? 주행거리? 연식? 사고 유무? 뻔한 대답일 것 같지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예산이다. 하지만 실제 중고차를 구매하는 상황에서 많은 고객들이 예산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조건들을 먼저 채우려 애쓰곤 한다. 다양한 조건을 갖춘 중고차는 그들의 예상 가격을 훌쩍 웃돈다.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주행거리가 짧고, 사고가 없으며 보증기간까지 남아 있는 등 거의 완벽한 중고차를 갖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여러 조건을 만족한다는 건 그만큼 가격이 높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예산과 실제 매물의 가격이 맞지 않아 구매를 포기하는 고객이 적지 않습니다.” SK엔카 직영 장한평 지점 이상원 실장의 말이다.

신차를 구매할 땐 가격과 옵션, 색상 등만 고려하면 된다. 중고차는 다르다. 매물마다 연식이 다르고 주행거리가 다르다. 여기에 사고 이력도 제각각이다. 그럼 중고차를 구매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구매할 차와 예산을 정하고, 예산이 넘지 않는 선에서 조건을 조율한다. 중고차 예산이 1500만원이면 그 가격 이상의 매물은 과감히 제외하고 예산 아래에서 매물을 찾는다. 그리고 운전자가 필요한 조건들을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연식, 주행거리, 옵션, 색상, 보증 등의 항목에서 우선순위를 두 가지 정도 미리 설정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매물을 선택한다. 2013년식 무사고 차라는 기준을 설정했다면 그중 주행거리가 짧거나 옵션이 많은 매물을 고르면 된다.

닛산 알티마는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많진 않지만 소소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가성비’ 덕분이다. 신차 가격은 2990만원부터 시작한다. 국산 중형차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수입 중형차라는 얘기다. 중고차 시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 나온 알티마는 2.5리터와 3.5리터 엔진을 얹었다. 시장에 나온 매물 중 70퍼센트가 2.5 모델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신차 판매량이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2011년 현대 그랜저 HG가 출시하고부터 현저히 줄었다. 중고차 거래량 역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태. 하지만 작년 혼다 녹 부식 사건으로 어코드 중고차 판매가 줄어 시소 효과로 알티마 중고차 판매가 소폭 상승했다. 알티마 모델 중 가장 거래가 활발한 매물은 2014~2015년식으로 1000만원 후반에서 2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가성비라면 알티마
국산 중형차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수입 중형차는 흔치 않다. 그중에서도 알티마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 일본차답게 품질이 좋고 외관 디자인의 개성이 뚜렷하다.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주행감각은 아니지만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이다. 연비도 나무랄 데 없다. 가장 많이 팔리는 2.5 모델은 비교적 큰 배기량을 갖고 있지만 리터당 13.3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신형 기준, 구형은 리터당 12.8킬로미터). 또 저공해차 3종에 해당돼 각종 공영 주차장과 유료도로 통행료를 50퍼센트 할인받을 수 있다. 
유럽차에 비해 부품 가격과 서비스센터 공임도 높은 편은 아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라는 특수성 덕에 몇몇 부품을 르노삼성과 호환해 사용할 수도 있고 르노삼성차를 취급하는 정비소에서도 웬만한 정비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오너들은 내구성이 좋고 잔고장이 없어 정비소 갈 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걱정스러운 잔존가치와 CVT 
알티마 중고차를 다시 되팔 요량이라면 사지 않는 게 좋다. 중고차로서의 잔존가치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엔진 배기량이 2000cc가 넘는 수입차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을 우선시하는 예비 중고차 구매자들에게 유지비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캠리나 어코드와 같은 경쟁 모델에 비해 거래량이 적다. 물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알티마 중고차가 다른 경쟁 모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중고차를 되팔 때 낮은 가격에 내놓아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2016년에 출시한 신형 알티마 이전 모델을 구입한 오너들은 엑스트로닉 CVT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행할 때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거나 특정 속도에서 차체가 꿀렁거린다는 의견이 많다. 이미 CVT를 교환한 오너들도 있었다. 신형 알티마 이전의 모델을 구입할 때는 꼭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무엇을 사야 할까?
신형 알티마 이전 매물을 사는 게 좋다.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된 신형은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예상보다 가격이 낮다. 그러다 보니 이전 모델 중고차 가격도 원래 유지했던 가격보다 더 떨어졌다. 중고차 연식에 민감한 편이 아니라면 인기가 많은 2014~2015년식보다 2013년식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2013년에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해 2014~2015년식과 외관이나 옵션이 같다. 2012년 이전 모델은 옵션도 부족하고 생김새도 우리가 아는 알티마와 사뭇 다르다. 가격도 한몫을 한다. 2013년식과 2014년식은 불과 1년 차이인데 가격차가 꽤 난다. 주행거리가 5만 킬로미터 내외인 2013년식은 16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같은 거리를 달린 2014년식보다 적게는 150만원, 많게는 250만원까지 저렴하다. 같은 주행거리 기준 2014년식과 2015년식의 차이가 10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2013년식을 선택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힘이 부족해? 알티마 2.5의 힘이 부족하다면 3.5 모델은 어떨까? V6 3.5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4.6kg·m를 발휘한다. 게다가 2.5 모델과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오너들의 뒷담화

좋아요
1. 국산 중형차 살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차!
2. 일본차답게 내구성이 좋아.
3. 상당히 과소평가된 차. 아는 사람만 타지.

싫어요
1. 엉성한 인테리어와 마감 상태는 너무 별로다. 
2. 잔존가치는 어디다 팔아먹었니?
3. 아직도 신형 알티마와 맥시마가 헷갈리는 건 나만 그런 거니?

모터트랜드, 자동차, 닛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