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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Lifestyle

예나 지금이나

추운 겨울날 스키장에서 허기와 추위를 달래기에 소머리국밥만 한 게 없다

2018.02.02

한때 심야 스키 마니아였다. 심야 타임은 스키장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보통 야간 타임이 끝나고 한 시간 뒤인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다. 힘든 시간대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낮보다 보드를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하얀 눈이 두툼하게 쌓인 슬로프를 여유롭게 내려가다 보면 나에게만 주어진 특권을 누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권은 오직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심야 스키어 몇몇과 특권층을 조직했다. 일주일에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서너 번 스키장에서 만나 함께 슬로프를 내려왔다. 사실 스키장에서 그들과 친목을 다질 일은 별로 없다. 다들 스키 타느라 정신없었다. 그들과 친해지는 건 스키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였다.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 카풀을 결성해 스키장으로 갔다. 칠흑같이 어둡고 굽이친 길이라도 그들과 함께라면 문제없었다. 스키부터 여자 친구, 사는 이야기까지 겨울이 다 지나가도록 이야기 샘은 마르지 않았다. 곤지암리조트 근처에 위치한 구일가든은 그 당시 심야 스키를 마치고 자주 갔던 소머리국밥집이다.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지금도 새벽 손님이 적잖다. 형형색색 화려한 스키복을 입은 사람들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들이켜고 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끓였는지 국물은 뽀얗고 진하다. 국물이 진하다고 해서 자극적이거나 무겁지 않다. 오히려 뒷맛이 개운하다. 국물 안에는 다소곳이 몸을 담고 있는 고기가 가득하다. 보드를 타느라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려면 이 정도 고기는 먹어줘야 한다.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야들야들하다. 소머리 부위의 살들은 다른 부위에서 느낄 수 없는 쫄깃함이 살아 있다. 함께 내놓은 양파 간장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고기를 반 정도 골라 먹었으면 꼭 밥을 말아 먹어야 한다. 국물에 만 밥 위에 매일 새로 담그는 겉절이와 제주 무로 만든 깍두기를 올려 먹으면 뚝배기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숟가락 놓기 어렵다. 곤지암리조트가 있는 경기도 광주시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볼거리도 많다. 그중 하나가 경기 도자박물관이다. 박물관 관람뿐 아니라 도자기 공예를 직접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지난 2013년에는 박물관 옆에 곤지암 도자공원까지 개장해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다. 공원엔 도자 작품과 특이한 조각품까지 함께 어우러져 볼거리가 다양하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주하는 작품들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공원까지 제대로 즐기려면 겨울보다 봄이나 가을에 오는 게 더 낫다. 눈 내리는 겨울에는 역시 스키장인가 보다.  

구일가든의 소머리국밥엔 고기가 가득하다. 그래도 양이 부족할 것 같다면 특소머리국밥으로 주문하면 된다. 국물의 양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고기가 두 배로 들어갔다.

 

구일가든
위치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광여로4번길 10 문의 031-763-6366 영업시간 매일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명절 전날과 당일 휴무)

 

 

 

 

 

 

모터트렌드, 맛집 드라이브, 스키장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김성준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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