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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WER OF DOUBLE

함께라는 이름 아래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하는 패션계의 듀오 디자이너에 관하여.

2018.01.29

글로벌한 브랜드를 이끌어간다는 건 자신만의 주관과 가치, 미학적 목표가 뚜렷한 이들만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특히 패션계, 그중에서도 디자이너는 미적 감각이 뛰어남은 물론 자존감 높기로 소문난 부류다. 고고하게 자신만의 디자인을 고집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적으로 견고하게 구축해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여러 명의 의견을 절충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이들도 존재한다.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패션 하우스를 두 디자이너의 감각과 의견을 반영해 꾸려가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을 테지만 패션계에는 생각보다 많은 수의 듀오 디자이너가 존재하며, 누구보다 아름다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이끄는 돌체&가바나를 들 수 있다. 서로의 이름을 합친 브랜드를 30년 넘게 이끌어오며 서로의 연인이었다가, 친구였다가 완벽한 파트너로서 활동해오고 있는데, 그들은 끊임없이 싸우는 것과 해결하는 것을 통해 현재의 상태에 이르렀다 고백한다. 돌체와 가바나가 아닌 돌체&가바나로 당연하게 한 몸처럼 느껴지는 이들조차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이니, 가치관도 미학도 다른 이들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는 건 어떤 경험일까.

돌체&가바나처럼 서로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는 프로엔자 스쿨러와 아퀼라노 리몬디, 마르케스 알메이다, 만수르 가브리엘 등이 있는데, 특히 레이첼 만수르와 플로리아나 가브리엘이 이끄는 만수르 가브리엘은 데일리 버킷백과 색색의 샌들 등 액세서리 컬렉션만 선보이던 데서 벗어나 이번 2018 S/S 시즌 첫 번째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선보이며 다년간 쌓아온 둘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한편 또 다른 두 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둔 대표적 브랜드로 펜디가 있다. 여성복을 포함해 퍼 부분을 지휘하는 건 칼 라거펠트지만 남성복과 액세서리, 키즈 라인 등 브랜드 전체를 아우르는 건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맡는다. 펜디 창업자의 손녀이기도 한 그녀는 다섯 살 때부터 칼 라거펠트의 곁에서 브랜드의 역사를 생생히 목격해왔다. 보통 하우스 브랜드가 가족 경영 또는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의 영입 중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하곤 하는데, 펜디는 두 가지 방식을 합친 셈이다. 가족 경영 그리고 디자이너 듀오라는 면에서 이번 시즌 에트로 컬렉션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에트로의 2018 S/S 컬렉션은 브랜드의 50주년을 축하하는 하나의 큰 파티였는데, 이 특별한 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베로니카와 킨 에트로 남매가 만나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선보였다. 그들의 아버지인 제롤라모 에트로가 세운 에트로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샅샅이 뒤져 인도를 하나의 커다란 테마로 페이즐리 패턴을 활용해 지극히 에트로다운, 오직 에트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컬렉션을 완성했다.

또 더로우의 올슨 자매 그리고 3년 동안 질샌더를 이끈 로돌프 팔리아룽가의 뒤를 이은 루크 마이어&루시 마이어 부부도 2018 S/S 컬렉션을 통해 질샌더에서 화려한 데뷔를 선보이며 오직 가족만이 갖고 있는 끈끈한 애정과 비슷한 취향을 브랜드로 표현 중이다. 그 외에 캘빈 클라인의 새로운 수장으로 지난 시즌 데뷔 컬렉션을 치른 라프 시몬스도 디올에서부터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피터 뮐리에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 어패럴 라인과 액세서리 디자인을 맡겼으며, 오주르 르주르와 오스카 드 라 렌타 등 다양한 브랜드가 듀오 디자이너 시스템을 통해 환상적인 컬렉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나 많은 듀오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하우스를 멋지게 꾸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혼자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디자이너가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하우스의 장인 등 훌륭한 조력자들과 늘 함께하고 있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낼 수 있을 터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각각의 크리에이티브가 더해지는 과정이 있어야만 더 큰 의미와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결국 우리는 같이 있음을 통해 더욱 큰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더네이버, 패션, 듀오 디자이너

 

CREDIT

EDITOR / 박원정 / PHOTO / Imaxtree /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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