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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지구를 지켜라

형태도, 목적도 다르지만 두 차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가까운 미래의 탈것이라는 것, 그리고 지구를 걱정한다는 것

2018.01.18

전기차는 ‘주행거리 불안’이 문제다. 집에서 가득 충전을 하고 떠나도 언제 충전소를 찾게 될지 걱정이다. 충전소를 찾아도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료의 불확실성도 문제다. 연료계(?) 바늘이 가리키는 수치가 온도에 따라 다르고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오르막길을 달리느냐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용량이 수시로 바뀌는 전기는 불안하다. 이런 전기차를 타고 ‘내일 스케줄은 어떤 동선으로 짜야 할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다. 전기차를 타면서 내 스케줄을 차에 맞추는 삶을 살고 싶진 않다.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에 작은 엔진을 하나 단 것이다. 전기차에서 전기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작은 엔진은 서바이벌 키트 역할을 한다. 나는 결코 길에서 충전소를 찾지 못해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PHEV를 달리 말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 용량을 좀 더 키운 것이다. 약 40킬로미터까지 전기의 힘만으로 달릴 수 있다. 전기가 떨어지면 엔진이 구동하면서 차를 몰아간다.
PHEV의 매력은 전기모드로 달리는 주행거리에 있다. 만약 회사가 반경 20킬로미터 안에 있어 전기만으로 출퇴근할 수 있다면 PHEV는 완벽한 전기차가 된다. 전기차의 경제성을 그대로 누리는 거다. 만약 회사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면 40킬로미터 거리에 있어도 충분하다. 비상용 엔진은 어쩌면 전혀 쓸 일이 없을지 모른다. 한 달에 한 번 주유소에 가거나 몇 개월에 한 번 갈 수도 있다. 예비적인 성격의 엔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돼 있다. 전기로 40킬로미터를 달린 후 엔진이 구동하더라도 연비가 좋아 전체적인 주행가능거리는 생각보다 길다. 하이브리드는 효율을 중시해 연비를 높일 뿐 아니라 파워를 키우는 역할도 한다. 작은 엔진에 전기모터의 힘을 순간적으로 보태면 PHEV를 슈퍼카처럼 만들 수 있다. 그 정점에 오늘의 시승차 BMW i8이 있다. 지금 세계는 ‘주행거리 불안이 없는 전기차’가 나오는 그날까지 대안으로 PHEV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PHEV는 걱정 없이 탈 수 있는 전기차다. 이미 국내에도 BMW i8을 비롯해 볼보 XC90 T8, 벤츠 S 클래스, 포르쉐 파나메라와 카이엔 PHEV 등이 나와 있고, 앞으로도 연이어 나올 계획이다. 국산차에도 현대 쏘나타와 아이오닉, 기아 K5, 쉐보레 볼트(Volt), 니로 PHEV 등이 판매중이다.
그런데 국내 PHEV 판매대수를 보면 그 숫자가 미미하다. 우리나라에서만 홀대받는 기분인데 문제는 정부 보조금 때문이다. PHEV 자동차는 보조금이 약 500만원에 세제 혜택이 200만원 정도로 전기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말 환경을 생각한다면, 정말로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줄이고 싶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제대로 보조금을 줘야 한다. 판매가 미미한 ‘순수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마음 놓고 탈 수 있는’ PHEV에 보조금을 충분히 줘야 한다. 그래서 PHEV 수요가 늘면 공기 중의 미세먼지 총량도 낮아질 것이다. 외국 브랜드들이 앞다퉈 PHEV를 내놓는 이유다. 잘못된 정책 탓에 해외에서는 뜨거운 차들이 국내에서는 천대받는 차가 되고 있다. 이건 국산차의 경쟁력 제고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PHEV가 순수한 전기차가 아니라는데, 전기차에 순수하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PHEV가 전기모드로 달릴수록 공기는 맑아진다.

 

TOYOTA PRIUS PRIME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대를 앞장서온 프리우스 역시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PHEV 버전을 내놓았다. 8.8kWh 리튬이온 배터리는 용량을 두 배로 키웠다. 전기모드로 40킬로미터까지 달리고, 엔진 구동을 시작하면 총 주행거리가 960킬로미터에 달한다. ‘킨 룩’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은 공기저항계수가 0.25에 불과하다. TNGA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프리우스 프라임은 무게중심을 낮춰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해치 도어를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차가 가볍다. 가운데를 오목하게 둥글려 날개를 단 것 같은 더블 버블 백도어 윈도는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자가토에서나 만드는 것인 줄 알았다. 대시보드가 흰색으로 처리된 실내 분위기가 독특하다. 센터콘솔도 반들반들한 흰색 플라스틱으로 돼 있다. 겉모습만큼이나 미래를 앞당겨 사는 기분이다. 프리우스만의 독특한 대시보드 디자인은 프리우스 프라임에서도 계속된다. 대시보드 위에 놓인 계기반과 튀어 오른 모니터, 그 아래 조그만 기어 레버가 여전히 신선하다. 시스템 출력 122마력을 내는 프리우스 프라임은 과거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가볍게 움직인다. 달리는 감각이 상쾌하다. CVT를 포함해 드라이브 트레인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스티어링휠을 비롯한 모든 감각이 가벼워 운전이 서툰 여자들도 쉽게 다룰 것 같다. 이래서 일본에서 프리우스가 베스트셀러인가 싶다(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차 모양에 신경을 쓰지 않는구나 싶다). 넘치는 건 아니지만 동력 성능이 충분해 부드럽게 차를 몰아간다. 듀얼 모터 드라이브는 모터를 작동하면서 제너레이터를 구동해 주행 성능을 높인다. 모터로만 달릴 때 최고속도는 시속 135킬로미터에 달해 전기모드만으로도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파워, 프로에코 모드가 있다. 시승차는 이미 주행가능거리 40킬로미터 분량의 배터리를 다 써버려 전기모드로 달릴 수 없었다. 이럴 땐 배터리에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달리면 된다. 이상한 건 프리우스에 타면 항상 연비에 신경 쓰며 달린다는 거다. 프리우스라는 이름이, 그리고 계기반이 나를 연비왕으로 만든다. 계속 신경 쓰면서 브레이크 밟아 최대한 전기를 거두어들이고, 가속은 천천히 한다. PHEV는 연비 측정도 헷갈린다. 유럽과 미국 등 지역에 따라 측정 방법이 다르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엔진으로만 달릴 때 복합 연비가 리터당 21.4킬로미터이며, 전기모드로 달릴 땐 kWh당 6.4킬로미터로 국내에서 팔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최고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3그램에 불과하다. 여담이지만 첨단의 프리우스 디자인을 보면서 왜 프리우스나 아이오닉, 볼트 같은 하이브리드 차들이 극단적인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추구하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빠른 차도 아닌데 모두 공기저항 최소화에 목숨을 걸었다. 그 결과 프리우스 디자인은 나에게 독특한 취향을 요구한다. 나는 그저 친환경차를 타고 싶을 뿐인데 토요타는 나더러 이상한(?) 차를 타라고 한다. 

 

 

BMW i8
프리우스에서 옮겨 타자마자 i8은 무서운 기세로 내뻗는다. ‘부웅’ 하는 엔진 소리에 ‘슈웅’ 하는 모터 소리가 더해졌다.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감이 좋은데 순간적인 가속도 빠르다. 프리우스 프라임과 같은 PHEV지만 난 i8을 타면서 연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차마다 이미지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니까. 시승차는 전기모드 주행거리가 37킬로미터인데, 지난 LA 모터쇼에 나온 신형 i8은 배터리팩을 키워 55킬로미터까지 늘렸다. 전기모드로 최고시속 12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다. 주행거리는 600킬로미터에 달하며, 유럽기준 연비는 리터당 47.6킬로미터에 이른다. 환상적인 디자인의 차체는 사람이 타는 공간인 라이프 모듈과 파워트레인을 얹는 드라이브 모듈로 구성된다. 골격이 기존 차들과 다르다. 라이프 모듈은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드라이브 모듈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가 1485킬로그램에 불과하다. 실내 역시 겉모습만큼이나 충격적인데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적용했다. 내가 i8을 슈퍼 카로 생각하는 이유는 실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늘로 열리는 도어는 멋진 만큼 타고 내리기 힘들고, 짐 실을 공간이 없어 뒷자리가 무척 소중하지만 드나들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앉기에 비좁은 뒤 시트는 i8을 911의 라이벌로 보이게 한다. i8은 231마력의 3기통 휘발유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뒷바퀴를 돌리고, 131마력의 모터는 2단 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리는 네바퀴굴림 차다. 시스템 출력이 362마력이지만 신형은 370마력에 최대토크 58.1kg·m로 높아졌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 파워에 전기모터의 강력한 부스트 기능이 더해진다. 계기반이 붉게 물들고, 태코미터가 나타난다.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이 4.4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킬로미터다. i8 운전석에 앉으면 하이브리드라는 것을 잊고 가속페달을 자꾸 밟아댄다. 전기로 몇 킬로미터를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터에서 토크가 솟구치고, 엔진은 방방 짖어댄다. 전기모터로 부스트를 가하는 재미가 좋아 급가속을 해댄다. 3기통 엔진과 두 개의 모터, 두 개의 변속기가 하모니를 이룬다. 터보 지체 현상 따위는 모르는 일이다. 꾸준한 가속만 있을 뿐. i8은 차체 밸런스가 만족스럽고 스티어링 감각도 뛰어나다. 흥분된 상태로 달려도 연료게이지 바늘이 확 줄지 않아 기름을 줄줄 흘리던 슈퍼 카와 자꾸 비교된다.  
참,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 소리가 커지는데 가슴 뭉클한 소리는 아니다. 슈퍼 카를 타는데 가슴 저리는 전율이 없다. 음, 이 차를 페라리의 라이벌로 생각했다면 내 이해가 부족한 거다. i8의 목적은 BMW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보여주는 데 있다. 내연기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친환경차를 알리는 데 있다. i8은 미래의 탈것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 회사가 보여주는 미래의 스포츠카다.   에디터_서인수

 

 

 

 

 

 

 

 

모터트렌드, 자동차, 전기차

CREDIT

EDITOR / 박규철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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