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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Car&Tech

쾨닉세그의 최고속도 경신

쾨닉세그가 양산차 시속 450킬로미터의 시대를 열었다. 속도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대체 어디까지일까?

2018.01.12

쾨닉세그가 한동안 잠잠했던 양산차 최고속도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아제라 RS로 최고속도 경신에 도전해 시속 457.49킬로미터를 찍은 것. 2차 시기에서는 시속 436.44킬로미터를 내 평균 시속 446.97킬로미터를 기록했다. 부가티가 주장하는 시론의 최고속도가 시속 463킬로미터(속도제한 해제 시)이니 어쩌면 이 기록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속도 경쟁에서 제원상 최고속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 세계에서는 오직 실측 기록만 인정된다. 최고속도에 목숨 거는 미국 소규모 스포츠카 메이커 헤네시가 쾨닉세그의 이번 기록을 보고 자신들의 새 슈퍼카 베놈 F5의 최고속도가 시속 482킬로미터라고 떠들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직 정식으로 등재되진 않았지만 아제라 RS의 이번 도전은 곧 기네스북 ‘가장 빠른 양산차(Fastest Production Car)’의 기존 기록인 부가티 베이론 슈퍼 스포츠의 시속 415킬로미터를 갈아치울 것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응? 베이론?’ 하는 독자가 분명 있을 거다. 그럴 만도 하다. 베이론이 대체 언제 적 차던가. 그 뒤로 베이론보다 빠르다고 자청하던 신차는 수두룩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나사 케네디 우주센터 활주로에서 시속 435.31킬로미터를 찍은 헤네시 베놈 GT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우리는 베놈 GT가 기록을 찍고 자랑스레 성조기를 달고 달리는 영상을 수도 없이 봤다. 하지만 헤네시 베놈 GT의 기록은 기네스북에 오르지 못했다. 기네스북은 경사가 없는 길에서 왕복으로 측정한 후의 평균치만을 기록으로 인정한다. 그런데 헤네시 베놈 GT는 계측을 편도로 한 번만 했다. 케네디 우주센터의 활주로를 내준 나사가 딱 한 번의 주행만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네스북 양산차 최고속도 경신은 계측 장소까지 골칫거리다. 최고속도 계측을 위해선 기울지 않은 안전한 직선로 약 8킬로미터가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장소로는 폭스바겐 그룹이 소유한 에라-라이센(Ehra-Leissen) 트랙이 꼽힌다. 9킬로미터짜리 직선로 2개와 2킬로미터짜리 곡선로 2개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은 다른 브랜드가 이 트랙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12.5킬로미터짜리 나르도링에서도 하이 스피드 이벤트가 종종 열리지만 원형 트랙이라 기네스북 기록 도전에는 적합하지 않다. 참고로 쾨니세그의 이번 도전은 미국 네바다주 파럼프(Pahrump)의 한 국도를 폐쇄하고 진행했다. 그런데 헤네시가 나사의 허락을 얻어 왕복 측정을 했다고 한들 기네스북은 이 기록을 인정하지 않았을 거다. 베놈 GT는 기네스의 양산차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기네스는 30대 이상 판매한 차만 양산차로 인정한다. 일반 도로 법규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것은 물론 출고 상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베놈 GT는 단 6대만 생산됐다. 한편, 쾨니세그의 최고속도 경신 소식과 헤네시의 도발이 인터넷을 달구는 사이 테슬라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수식어와 함께 2세대 로드스터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테슬라가 밝힌 신형 로드스터의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은 1.9초. 분명 인상적인 기록이다. ‘시속 402킬로미터 이상’이라는 최고속도 역시 전기차로서는 뿌듯한 스펙일 테고. 그런데 일론 머스크가 로드스터를 소개하며 덧붙인 “내연기관차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말은 영 탐탁지 않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주목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잘 알겠다. 하지만 실측으로 시속 450킬로미터는 돼야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는 시대에 이건 좀 무리수가 아니었을까? 누가 일론 머스크에게 내연기관차의 최고속도 리스트 좀 가져다줘야 할 거 같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쾨닉세그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쾨닉세그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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