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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프리미엄 D 세그먼트 SUV시장에서의 BMW X3

점점 치열해지는 프리미엄 D 세그먼트 SUV 시장에서 BMW의 신형 X3는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충분한 자질을 지녔다

2018.01.11

 

BMW의 신형 X3를 타면서 과거 어느 날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야! 이거 죽이는데. SUV가 어떻게 이런 핸들링을 내지? 움직이는 것도 스포츠세단 같아.” 선배 기자는 마치 신기하고 재미있는 신문물을 만난 것처럼 웃음을 질질 흘리며 운전에 빠져들었다. 난 가만히 옆에서 새 장난감을 선물 받은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선배를 보고만 있었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당시 나는 내가 타는 차의 핸들링이 좋은지 안 좋은지도 모르는, 경험이 미천한 신참내기 기자였다. 당시 선배와 내가 탄 차는 2003년 BMW가 선보인 X3였다. 몇 년이 지나고, 그동안 수많은 자동차를 경험하고 나서야 X3의 핸들링이 웬만한 세단보다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즈음 2세대 X3가 출시(2010년)됐다. 신형은 1세대 X5 만큼이나 커진 크기를 자랑했다. 특히 너비가 넓어지면서 당당한 모습이었다. 실용성과 편의성이 몰라볼 정도로 증대됐고 각종 편의장비도 가득 담고 있었다. 당시 2세대 X3를 시승하며 놀랍도록 좋아진 상품성을 칭찬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최근까지도 2세대 X3를 시승하면서 불편하고 아쉬운 것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국내에 출시한 3세대 X3를 타면서 몇 년간 연락 한번 하지 않던 선배와 함께한 시간이 필름을 되돌린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사람이 왜 갑자기 떠올랐을까?’ 3세대 X3를 타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생각해보니 뭉쳤던 실타래가 한 번에 ‘쓱’ 하고 풀리는 것 같았다. 바로 신형 X3의 훌륭한 핸들링이다. 요즘 세계 SUV 시장이 심상치 않다. 판매량이 꾸준하게 오르면서 너도나도 SUV 생산에 여념이 없다. 특히나 중소형 SUV 시장은 신흥국과 유럽에서 판매량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가장 핫한 시장이 됐다. 과거에 없던 SUV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실 SUV는 소비자들을 현혹하기에 아주 좋은 제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비자 입장에서 SUV는 같은 급이라도 세단보다 더 커 보이고 타고 내리기 편하며,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도 넓어 운전이 편하다. 생산자 입장에서 SUV는 기본 모델에서도 세단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책정할 수 있고 또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끼워 넣으면서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이전보다 차체가 커졌다. 휠베이스와 길이가 각각 54, 53밀리미터 길어졌다. 너비도 9밀리미터 넓다.

 

하지만 SUV는 세단보다 무거워 반응이 느리고 연비도 떨어진다. 무게중심이 높아 좌우 롤이 심하다. 바람 저항도 심해 풍절음도 크다. 때문에 일반적인 SUV들은 세단보다 핸들링이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소비자들도 이 점에 대해 무감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SUV를 타면 무슨 핸들링까지’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나 또한 이런 타성에 젖은 게 아닐는지. 요즘 나오는 SUV 중에서 뛰어난 핸들링을 지닌 차는 거의 만나보지 못했고, 시나브로 그게 당연한 듯 치부했을 것이다. 그런데 신형 X3를 타면서 무언가 육중한 둔기로 뒤통수를 강타당한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왜 나는 그동안 SUV를 타면서 빠르고 정확한 핸들링을 탐하지 않았던가?’ 신형 X3는 처음 움직이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고 편한 스티어링 조작감을 선사했다. 가볍게 돌아가면서 앞바퀴 움직임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손끝에 전달됐다. 이때부터 기분이 좋아졌던 것 같다. 노면을 묵직하게 짓누르는 타이어 질감도,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노면 충격을 다독이는 서스펜션도 좋았다. 주행 질감이 이전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다. 그러고 보니 신형 X3는 BMW의 CLAR(CLuster ARchitecture) 모듈러 플랫폼을 처음 사용한 SUV다. CLAR은 7시리즈에 처음 사용됐고 얼마 전 출시한 5시리즈도 사용하는 뒷바퀴굴림 플랫폼이다. 그러니 X3는 BMW에서 가장 비싼 플랫폼을 사용한 유일한 SUV인 셈이다. 물론 비싼 카본 코어는 빠졌다. 속도를 약간 올리자 기분이 더 좋아진다. 예의 그 부드러움은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하체에서 든든한 힘이 느껴진다. 마치 대배기량 스포츠세단이나 GT카의 하체와 비슷한 느낌이다. 속도를 더 올리니 하체가 딱 버티고 차체를 이끈다. 직진 안전성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훌륭하다. 이 차의 섀시는 시속 400킬로미터도 능히 견뎌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긴 BMW에서 최고 성능을 내는 M5도 CLAR 플랫폼을 사용한다. 물론 이곳저곳을 보강했겠지만. 특히 코너에서의 움직임이 좋다.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최대 55킬로그램이나 줄였지만, 2톤에 가까운 차체가 롤 없이 감아나가는 품새가 여간 아니다. 뒤쪽도 아주 빠르게 따라온다. 앞쪽 알루미늄 안티롤 바가 롤을 줄이고 x드라이브가 앞뒤 좌우로 구동력을 배분하면서 그립을 만든 덕분이다. 앞바퀴 그립이 이전보다 좋아진 것과 앞뒤 무게 배분을 정확히 50:50으로 맞춘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미드십 스포츠카도 아니고 SUV의 무게 배분이 이렇게 완벽한 차는 X3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이 265마력이다. 두툼한 토크를 듬뿍듬뿍 밀어 넣어주는 덕분에 시원스럽게 가속한다. CLAR 섀시와 잘 어울리는 엔진이다.

 

최근 몇 년간 SUV를 타면서 이렇게 스포티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나 싶다. 7시리즈로부터 물려받은 섀시가 아주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신형 X3는 7시리즈에게 섀시만 물려받은 게 아니다.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를 연동한 경고 및 제동 기능, 풀 LED 계기반과 터치스크린 모니터, 제스처 컨트롤, 디스플레이 키 등을 가져왔다. 더불어 X3 최초로 3존 에어컨이 들어가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도 된다. 실내 소재도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 그리고 더 크다. 길이×너비×높이가 4710×1890×1670밀리미터로 이전보다 53밀리미터 늘었고 9밀리미터 넓다. 반면 높이는 8밀리미터 낮다. 휠베이스도 54밀리미터나 길다. 여러 면에서 3세대 X3는 상품 가치가 월등히 높아졌다. 특히 BMW 특유의 핸들링이 돌아온 것이 반갑고 또 반갑다. 사실 2세대 X3는 1세대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났지만 핸들링이 좋아졌다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2세대를 타면서 10여 년 전 선배의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3세대는 2세대보다 월등히 높아진 상품성 외에도 뛰어난 핸들링과 스포티한 차체 움직임으로 기본기까지 충실한 SUV로 거듭났다. 점점 치열해지는 D 세그먼트 SUV 시장을 대비해 BMW는 X3의 상품성을 높임과 동시에 뚜렷한 캐릭터를 부여하고자 했다. 7시리즈의 섀시를 깔고 최첨단 편의 및 안전 시스템을 가득 넣었다. 더불어 BMW가 가장 잘하는 달리는 성능을 더욱 보강하면서 캐릭터를 명확히 했다. 그렇게 신형 X3는 D 세그먼트 SUV 시장에서 가장 잘 달리고 재미있는 SUV가 돼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왜 SUV를 타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제조사들에게 양보하고 타협을 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핸들링은 차를 컨트롤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자 수단이다. 세상 모든 차는 그 형태와 크기에 상관없이 빠르게 반응하고 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유독 SUV에 관대했다. SUV를 사면서 정교한 핸들링을 중요한 척도로 생각하지 않았고, 타면서도 빠른 움직임과 반응성을 가치 판단의 기준에서 아주 멀리 떼어놓거나 등한시했다. 신형 X3 덕분에 나 또한 최근까지 수많은 SUV를 타면서 핸들링과 차체 반응성을 중요한 가치 기준의 척도로 놓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나오는 SUV들은 실용성과 편의성은 훌륭하지만 기본적인 핸들링과 차체 움직임에선 눈에 띄는 차가 극히 드물다. 대부분 핸들링이 반박자 늦고 코너에 들어가면 롤이 심해지고 그립이 떨어져 오른발을 왼쪽으로 옮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응이 느리고 뒤뚱거리는 차는 재미가 없을뿐더러 안전성도 떨어진다.  10여 년 전, 선배가 1세대 X3를 타면서 “세단보다 훌륭한 핸들링”이라며 놀라워했던 것처럼, 나 또한 3세대 X3의 핸들링으로 자동차의 기본적인 가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어쩌면 우린 10여 년이란 시차 속에서 X3로 인해 접점에 닿았던 건 아닐까? 다음에 X3를 시승하게 되면 후배와 함께 가볼까 한다. 먼 훗날 후배는 내가 선배를 기억했던 것처럼 새로운 시대의 X3를 타면서 날 기억할지도 모를 일이니까.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모터트렌드, 자동차, BMW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최민석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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