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DAILY PICK_Car&Tech

와일드 하이브리드 캠리

반찬 없이 먹기 힘든 쌀밥 같던 캠리가 이제는 반찬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가 됐다

2018.01.05

“차 정말 괜찮아.” 먼저 새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한 선배가 다른 후배에게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사실 뭔가 크게 바뀌었다고 하니 궁금하긴 한데, ‘캠리가 그래봐야 캠리지’라는 선입견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던 터였다. 선배의 글 덕분에 새 캠리 하이브리드 시승차를 받을 때의 마음은 과거 캠리를 앞에 두었을 때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었다. 캠리는 미국 브랜드보다 더 미국 소비자에 맞춰 만든 차다. 1990년대 이후 줄곧 그래온 덕분에 아주 오랫동안 미국 중형세단 시장에서 판매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렉서스(그래봐야 같은 토요타 계열이지만)를 빼면 일본 브랜드가 썩 기를 펴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것도 그 영향이 크다. 하지만 개성이나 모는 맛을 기대하기 어려워 반찬 없이 먹는 쌀밥처럼 밍밍한 차라는 이미지가 있다. 꼭 그런 이미지를 의식해서는 아니겠지만 토요타는 TNGA라는 새 플랫폼을 개발해 신형 캠리의 뼈대로 삼았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캠리를 만든 것이 몇 세대 전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걸 보면 크게 달라졌으리라 기대하게 된다. 일단 외모는 조금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격하고 날렵하다. ‘쏘나타 쇼크’에 방향 전환을 한 이전 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보다 더하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이전보다 분위기가 젊어진 건 분명하다. 휠베이스와 길이, 너비가 이전 세대보다 커졌지만 언뜻 봐서는 오히려 작아진 느낌이다. 차체와 더불어 보닛이 크게 낮아진 까닭이다. 가운데를 아래로 파놓은 옆 유리로 3박스 세단 특유의 비례감을 유지한 것도 그런 느낌에 힘을 보탠다. 그 덕분에 휠 지름이 18인치인데도 큰 덩치에 알맞아 보인다. 독특한 비대칭 대시보드가 시선을 끄는 실내도 과거의 고루한 모습과는 딴판이다. 가늘게 가로 놓은 모양의 버튼들은 매끄러운 평면에 터치스크린을 담은 센터페시아를 돋보이게 만든다. 대신 계기반 구성은 고전적이다. 원형 에너지 모니터와 속도계 사이에 컬러 스크린을 놓았고, 엔진 회전계는 없다. 해상도가 높아 글씨와 그림이 또렷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터치스크린보다 계기반 안의 스크린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쉽다. 주요 기능은 스티어링휠 왼쪽 스포크에 있는 버튼으로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다.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은 동급 다른 차들과 비슷한 높이인데 시트가 낮은 편이어서 시선을 앞으로 두면 살짝 파묻히는 느낌이 든다. 가족용 세단으로는 앉는 자세가 스포티하고, 유독 짧은 기어 레버가 그런 느낌에 방점을 찍는다. 그러면서도 턱이 낮은 옆 유리 덕분에 시야는 좋다. 넉넉한 크기의 컵홀더와 깊은 센터 콘솔 등 수납공간도 아쉽지 않다. 앞뒤 좌석은 모두 적당히 두툼한 쿠션과 공간 덕분에 편안하다. 하이브리드 차에 필수인 대용량 배터리는 트렁크 대신 뒷자리 아래에 놓았다. 그 덕분에 적재공간은 휘발유 모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길고 큰 짐도 실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적어도 실내 구성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라서 감수해야 할 핸디캡 같은 건 없다고 봐도 좋다. 2.5리터 휘발유 엔진은 최고출력이 178마력이다. 전기모터 출력은 이전보다 살짝 낮아진 120마력이며, 복잡한 구동계를 거쳐 나오는 시스템 출력은 엔진과 모터를 합한 것에서 87마력이 빠지는 211마력이다. 최대토크는 22.5kg·m로 3600~5200rpm에서 나온다. 효율을 높이면서 조금 허전한 성능을 내는 엔진은 전기모터가 보완한다. 전기모터가 내는 최대토크는 20.6kg·m로 엔진과 큰 차이가 없다. 시승하는 동안에는 하이브리드 차라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을 만큼 시스템의 작동 변화가 매끄러웠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이 잘 숙성되었다는 증거이고,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쓰는 모든 차들이 지향해야 할 특성이기도 하다.

 

비대칭 대시보드가 시선을 끄는 캠리의 실내. 센터페시아에 터치스크린 패널과 가느다란 버튼을 달아 세련된 느낌이 물씬 난다.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돼 있다면 속도계 바늘이 시속 30킬로미터 정도를 가리키기 전까지 엔진은 꿈쩍 않고 모터만 열심히 움직일 때가 많다. 시동이 걸리는 건 소리와 진동으로 알 수 있지만,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저속으로 달릴 때뿐이다. 속도가 어느 정도 오르고 나면 일부러 감각에 날을 세우지 않는 이상 시동 전후를 구분하기 어렵다. 방음 처리로 적당히 여과돼 들어오는 구동계와 배기 쪽 소음에 비해 차체 아래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덜 걸러지는 탓이다. 그래도 실내는 전반적으로 조용하다. 가상 6단 수동 기능이 있는 전자제어 CVT는 기어 레버를 운전자 쪽으로 당기면 수동 모드가 된다. 기어 레버 뒤에는 에코, 노멀, 스포트 주행 모드 선택 버튼이 있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 반응이 상당히 무뎌지고 공기조절장치 등 주요 편의장치들이 전기를 아껴 쓰는 티를 낸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가속페달 반응이 빨라지고 변속기가 CVT인데도 엔진 회전을 꽤 높은 영역까지 끌고 간다. 노멀 모드에서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스포트 모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반응하지만 오른발에서 힘을 빼면 서둘러 절약 정신을 되찾는 노멀 모드와 달리 스포트 모드에서는 활기찬 상태가 어느 정도 유지된다. 스포트 모드가 감속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에 더 적극적인 게 재미있다.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편안한 주행감각은 캠리의 오랜 전통이다. 하지만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전에 없던 차진 감각이 더해졌다. 대체로 충격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풀어내는 대륙적 서스펜션 세팅의 틀이 어느 정도 이어지고는 있지만, 텅 빈 듯 헐거웠던 스티어링 반응과 차체 움직임은 이제 조금 진득해졌다. 적당한 선에서 다루는 재미와 승차감의 편안함을 좋은 뜻으로 타협했다는 뜻이다. 과거 캠리에서 부족했던 점을, 그것도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느낄 수 있을 만큼 채운 것은 분명 뼈대부터 새롭게 만든 토요타의 저력이다. 토요타가 국내에 새 캠리를 내놓으며 ‘와일드 하이브리드’라고 한 건 마케팅 차원의 과장이다. 그렇지만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특별하다는 이질감이 거의 없는 데다 모는 이를 부추기기도 하는 주행감각까지 조금 더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무난한 대중차 영역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점차 줄어드는 세단 시장의 크기를 고려하면 이번 캠리에 쏟아부은 토요타의 노력은 조금 과하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결과물이라면 전동화 시대가 본격화돼도 캠리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좋게 이어가는 바탕이 될 것이다.  _류청희(자동차 평론가) 사진_박남규

 

SPECIFICATION
TOYOTA CAMRY HYBRID 

기본 가격 425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2.5ℓ DOHC+전기모터, 211마력(시스템), 22.5kg·m 변속기 CVT  공차중량 1655kg 휠베이스 2870mm 길이×너비×높이 4880× 1840×1445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7.1, 16.2, 16.7km/ℓ CO₂ 배출량 155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캠리

CREDIT

EDITOR / 류청희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Twitter facebook kakao Talk LINE
  • · (주)가야미디어  
  • · 등록번호:인터넷뉴스사업자 서울, 자00454  
  • · 등록일: 2014년 3월 10일  
  • · 제호: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 · 발행인: 김영철  
  • · 편집인: 백재은  
  •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81길 6 06195  
  • · 연락처: 02-317-4800  
  • · 발행일: 2013년 8월 1일  
  •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재은  
  • · 사업자등록번호120-81-28164  
  • · 부가통신사업 신고 제 2-01-14-0017 호 통신판매신고 제 2009-서울강남-01075호  

Copyright kayamedia Corp.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