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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한국 자동차 흑역사

우리 자동차 역사는 성공 스토리로 볼 만하다. 반면 짧지 않은 역사에 사소한 오점도 많았다. 지난 기억 속에 창피했던 현상과 아쉬웠던 자동차를 골라본다

2018.01.02

외국의 자동차를 가져와 조립 생산한 초창기 자동차는 모두 괜찮았다. 그 나라의 성공한 모델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1960년대의 코로나, 코티나 등 모두가 당시 도입한 나라에서 베스트셀러였다. 그런데 GM코리아에서 내놓은 ‘시보레 1700’은 그렇지 않았다. 당시 대형차만 만들던 미국 GM은 코로나에 대적할 소형차가 없었다. 그래서 호주 GM인 홀덴의 모델을 가져와 시보레 1700으로 내놓았다. 홀덴 토라나는 본국에서도 실패한 모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8000대 정도 생산으로 끝났다. GM의 새마을 트럭은 철판을 손으로(?) 접어 만든 차로 나름 고유 모델이었다. 이런 차도 잘만 하면 매력 있는 차가 될 수 있는데, 디자이너 없이(?) 만든 차는 날카로운 모서리가 무서웠다. 새마을 트럭은 시보레 1700 엔진을 얹어서인지 연비도 나빠 실패작으로 끝난다. 
1960~70년대 차는 사이드미러가 보닛 앞쪽에 달려 있었다. 새나라, 코로나를 일본에서 들여왔기에 메이커는 그대로 만들었고, 그게 곧 법이 됐다. 한발 늦게 들여온 유럽 차들은 A필러 아래 달린 원래 사이드미러 대신 새로 보닛 끝에 달아야 했다. 크롬으로 번쩍이는 새 사이드미러는 전체 디자인과 조화 없이 생뚱맞았다. 나는 보닛 끝에 달린 거울을 싫어했는데, 자연스러운 라인을 거스르는 것 같아서였다. 이런 사이드미러는 1980년대 들어 일본 자동차의 세계 수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우리는 당연히 그들 법을 따랐다. 자동차 디자인의 세계적인 거장 주지아로가 멋진 포니를 내놓았지만 우리는 고급 버전을 만든다면서 창피한 치장을 한 적도 있었다. 모던한 포니의 보닛 끝으로 클래식한(?) 사이드미러를 붙이고, 패스트백 디자인에 할 수 없는 비닐 톱을 씌우고, 장안동에서 파는 것 같은 휠 캡을 갖다 붙였다. 사이드 몰딩은 도어 표면의 튀어나온 부분이 아니라 들어간 부분에 붙여 나를 놀라게 했다. 자동차 디자인에 영업사원의 입김이 닿은 부작용이었다.
큰 덩치에 작은 엔진을 얹은 차는 역사가 깊다. 세금 때문에 배기량 작은 엔진을 원하지만 품위를 생각해 커다란 차체를 원하는 고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1983년형 대우 로얄 XQ는 대형차 보디에 1.5리터 82마력 엔진을 얹은 차였다. 힘이 모자란 정도가 지금 차와는 달라 정말 언덕길을 오를 수 있을까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중형차 뉴 코티나 역시 경쟁 상대인 대형차 로얄 시리즈에 맞서기 위해 크롬으로 잔뜩 치장한 차로 변장했다. 가벼운 스텔라에 수출형 5마일 범퍼를 붙인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크롬을 잔뜩 더해 소나타라 이름 지어진 그 차는 무게에 짓눌린 작은 타이어가 가여웠다. 
현대와 대우가 그랜저와 로얄 살롱으로 경쟁할 때 기아는 협력사인 마쓰다에서 가져올 마땅한 대형차가 없었다. 마쓰다에서 가장 큰 차는 준대형차였다. 그래서 기아는 929를 들여다 앞뒤를 늘려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만들었다. 가운데 휠베이스를 늘리기에는 문제가 많아 앞뒤로 범퍼를 늘렸다. 경쟁 차와 수치 싸움을 위해서였다. 실내공간은 그대로인데 앞뒤로 길이만 늘린 차는 매우 언밸런스했다. 기아 아벨라는 기아 프라이드를 잇기에 매력이 조금 모자랐다. 아벨라를 노치백으로 만든 차 아벨라 델타는 역대 가장 못난 차가 아니었나 싶다. 현대정공이 디자인하고 기아 이름으로 나온 카스타는 현대정공 싼타모를 대체하는 차였다. 싼타모보다 훨씬 못한 차를 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대우 레조는 피닌파리나 디자인이라 했지만 울리에즈가 그린 것으로 생각되는 디자인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구형 에쿠스, 쏘렌토, 그랜저 등 밝은 LED 테일램프가 눈부신 차는 국산차의 무지를 드러낸 차로 슬픈 역사가 될 것이다. 영업사원들은 고급차에 필수 아이템이라며 LED를 원했다. 고급차일수록 눈부신 정도가 강한 LED는 가진 자에 대한 반감을 불렀다. 차주들은 영문을 모른 채 돈 자랑만 하는 무지한 오너가 됐다.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눈부신 테일램프 불빛에 얼굴을 찡그리는지 반성할 일이다. 앞차 테일램프에 눈이 시릴 때마다 구형차라도 리콜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흑역사

CREDIT

EDITOR / 박규철 / PHOTO / Heyhoney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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