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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욜로’와의 이별 여행

지난 2년 동안 ‘욜로(YOLO)’는 내 모든 소비 생활을 지배했다.

2017.12.29

호미곶 아래쪽으로 10분쯤 내려가면 인파에 부대끼지 않고 조용히 일출을 볼 수 있다.

 

참 대책 없이 흥청망청 돈을 써댔다. 지난 2년 동안 ‘욜로(YOLO)’는 내 모든 소비 생활을 지배했다. ‘인생 한 번인데 뭐 어때?’라는 욜로 타령을 하며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집으로 배송시켰다. 그렇게 하나하나 사다 보니 집에는 모터사이클과 LP 턴테이블, 비디오 게임기, 신지도 않는 신발이 넘쳐났다. 충동구매도 한몫했다. 에누리라는 단어에 말초신경계부터 아드레날린이 분비됐다. 물건을 구입하면 할인한 만큼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물론 이렇게 쓴 돈을 나 혼자만 갚아나가는 건 아니다. 가깝게는 다음 달의 ‘나’와 멀게는 3년 뒤의 ‘나’까지 모두 힘을 모아 결제일이라는 고개를 넘었다. 하지만 넘어도, 넘어도 고개는 끝도 없이 나타났다. 모두 힘을 합쳐도 가끔은 못 넘는 달도 생겼다. 이러다간 욜로가 아니라 골로 갈 것 같았다. 도대체 미래의 나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걸까? 이제라도 멈춰야만 한다. 적폐 청산만큼 내 빚 청산도 중요하다. 결심을 굳건히 하기 위해 동해로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1월 1일 무거운 몸을 이끌고 괜히 떠오르는 태양을 보러 가는 게 아니다.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하니 가는 거다. 


함께할 차를 정해야 한다. 앞으로 꿈꾸는 새로운 삶을 대변해줄 수 있는 차였으면 좋겠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텅 빈 그런 삶과는 이제 이별하고 싶다. 그렇다면 내 선택은 QM3다. 이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 수입 소형차를 타던 친구가 느닷없이 QM3로 차를 바꿨다. 처음엔 그가 왜 차를 바꿨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 주유비가 반이나 줄어 적금을 늘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심 질투가 났다. 적금은커녕 청약통장 하나 없는 내 신세를 한탄했다. QM3는 국내 브랜드 B 세그먼트 SUV 중에서도 최고 연비를 자랑한다. 공인 복합 연비가 무려 리터당 17.3킬로미터다. 일출 장소는 경북 포항으로 정했다. QM3라면 서울에서 39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포항까지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780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니 내심 불안하긴 했다. QM3의 연료 탱크는 45리터, 여기에 공인 연비인 리터당 17.3킬로미터를 곱하면 778.5킬로미터기 때문이다. 믿을 건 고속도로 연비뿐이다. QM3 연비는 시내에서도 그리 나쁘지 않지만 고속도로에 올라가면 ‘정말 좋은’ 연비로 바뀐다. 포항으로 가는 동안 리터당 16.9킬로미터로 시작한 평균 연비가 리터당 27.4킬로미터까지 올랐다. 조금만 신경 쓰면 평균 연비가 리터당 30킬로미터가 나온다는 친구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그제야 믿었다. 연비만 좋은 것도 아니었다. 주행 감각이 상당히 부드럽다. 급격한 조작만 피한다면 주행과 승차감은 편안하다. 


연비 올리는 매력에 푹 빠지고 있을 때쯤 바다 안에서 쑥 솟아오른 ‘상생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호미곶에 도착한 거다. 연료게이지를 확인하니 반이나 더 남았다. 일단 반은 성공이다. 호미곶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일출을 보기 위해 호미곶 아래쪽으로 10분쯤 더 내려갔다. 그곳에서의 일출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었다. 어두웠던 하늘은 파래지고 붉은색이 서서히 올라왔다. 아직 일출 시간이 되려면 20분이나 남았는데도 이미 해는 올라올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 뭐든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으면 해는 뜨지 않는다. 결심하러 왔건만 깨달음을 얻었다. 아침 식사로 물회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 포항으로 가는 길엔 보이지 않던 QM3의 다채로운 수납공간이 눈에 띄었다. 차를 타다 보면 지갑이나 보조배터리, 스마트폰 등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애매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작은 차라고 걱정했는데 실내 곳곳에 주옥같은 공간들이 숨어 있다. 필요 없는 공간을 짜내서 억지로 만든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공간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QM3의 유럽 모델인 캡처에도 없는 운전석 암레스트를 달았다. 대시보드에도 수납공간이 따로 있다. 이곳은 딱 스마트폰을 위한 자리다. 서랍식 글러브박스는 또 어떻고. 나처럼 뭐든 구별하고 줄 세우는 사람들에게는 축복과 같은 공간이다. 음, 컵홀더는 조금 아쉽다. 너무 뒷좌석 쪽으로 붙어 있어 컵을 놓고 뺄 때 손을 깊이 넣어야 한다. 서울에 도착했다. 주유소엔 들렀냐고? 천만의 말씀. 연료게이지는 아직도 한 칸이나 남았다. 왕복 780킬로미터를 달리고도 기름이 남았다니, 금세 바닥을 내보이는 내 통장 잔고와 사뭇 달랐다. QM3와 함께라면 그 어떤 장거리 주행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포항보다 더 먼 부산에 갈걸 그랬다.  김선관

 

 

 

 

 

 

모터트렌드, 일출, 드라이브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최민석,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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