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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Car&Tech

산을 넘어 태양과 마주하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사람들은 ‘일출’을 보기 위해 운전대를 잡는다.

2017.12.29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우리나라 가장 높은 곳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따뜻한 차 안에서.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사람들은 ‘일출’을 보기 위해 운전대를 잡는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지만 태양 입장에서는 괘씸하지 않을까? 365일 동안 안중에도 없다가 1월 1일에 우르르 자신에게 몰려와 소원을 비는 인간이 꼴 보기 싫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남들보다 조금 일찍 태양을 찾아가기로 했다. 먼저 목적지부터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새롭고 독특한 것을 탐닉하는 기자 정신을 발휘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좋겠다. 지도를 열고 통일 전망대부터 해안선을 따라 훑는 중 촬영 갔다 찾은 태백 매봉산 풍력발전단지가 떠올랐다. 주변에 다른 촬영을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풍력발전단지 아래에는 40여 만평의 고랭지 배추밭이 그림같이 펼쳐진다(배추 농사가 한창인 10월 말까지는 정상까지 출입이 통제된다). 


목적지를 정했으니 어떤 차를 타고 갈 것인가 고민했다. 동장군의 화가 최고조에 이른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까지 오를 수 있는 능력과 왕복 600킬로미터가 넘는 장거리 주행에도 즐거운 차가 필요했다. 다시 한번 새롭고 독특한 것을 탐닉하는 기자 정신을 발휘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확실하게 검증된 것보다 검증해볼 가치가 있는 차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선배의 추천은 르노삼성 QM6 4WD였다. ‘르노삼성+네바퀴굴림’이라는 조합이 뭔가 어색했다.  그래서 QM6로 결정했다. 앞으로 계속 어색할지 잘 어울릴지는 이번 여행에서 증명될 것이다. 태백의 일출 시각은 7시 32분.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300킬로미터다. 서둘러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서서히 높였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끝에 묵직함이 느껴졌다. QM6는 발끝 움직임에 맞춰 177마력의 힘을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뽑아냈다. 2시간을 달려 제천 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탔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얼어붙은 노면에 바퀴가 미끄러지는 게 스티어링휠을 통해 손으로 전해졌다.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2WD 모드에서 AUTO 모드로 전환했다. AUTO 모드는 노면 조건과 속도에 맞게 접지력이 충분한 바퀴 쪽으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네바퀴굴림 시스템(All Mode 4X4-i) 기능 중 하나다. 덕분에 얼어붙은 노면을 만나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릴 수 있다. 기온은 영하 12℃까지 떨어졌지만 다행히 노면 상태는 양호했다. AUTO 모드로 긴 오르막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로 가는 길(매봉산길)이 나오는 삼수령(피재)에 도착했다. 이곳부터 약 3킬로미터 정도 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상향등을 켜니 노면이 반짝이는 게 보였다. 재빨리 4WD LOCK 모드로 전환했다. 계기반에 표시등이 들어오니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배추밭 사이로 난 구불구불한 길을 QM6와 난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올라갔다. 


거대한 풍력발전기 몇 대 지나치자 포장된 도로가 끝났다. 이곳부터는 작은 돌과 흙으로 된 비포장도로다. 가장 높은 곳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QM6를 비포장도로에 올렸다. QM6는 무슨 일이 있냐는 둥 무덤덤하다. 노면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탑승자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해 서스펜션이 열심히 움직일 뿐. 풍력발전단지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다. 시계를 확인하니 6시 50분이다. 일출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세팅하고 차에 탔다. 차 안에서 따뜻하게 일출을 감상해도 감동은 똑같다. 일출 시각이 가까워지자 동쪽은 붉게 물들고 풍력발전기가 장난감처럼 작게 보일 정도로 거대한 배추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머리 위로 쏟아지던 별들은 어느새 일을 마치고 하나둘 퇴근했다.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 새해 일출을 맞았다. 하지만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차를 타고 올라가 조용히 일출의 감동을 즐길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혼자 일출을 보러 떠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 떠나보길 바란다. QM6 정도의 SUV라면 외로움을 든든함으로 채워줄 친구가 될 테니. 구본진

 

 

 

 

 

모터트렌드, 일출, 드라이브

CREDIT

EDITOR / 구본진 / PHOTO / 최민석,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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