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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Lifestyle

올해의 주인공

뜨겁게 웃었고 치열하게 내달린 2017년. TV 속 화려한 시상식은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빛난 2017년의 주인공을 뽑았다. 각 분야 전문가가 선정한 지극히 사적인, 그리하여 가장 ‘사랑한’ 올해의 주인공들.

2017.12.13

 

지난 9월, 세운상가는 1단계 재생 사업을 마치고, ‘다시-세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1967년 준공했으니 50년을 기념할 성대한 이벤트인 셈이다. 우리 역사에서 세운상가만큼 흥망성쇠가 뚜렷한 건축은 없을 것이다. 기차처럼 늘어선 건물의 배치는 1945년 일본이 전쟁을 대비해 마련한 공터에서 비롯했다. 그 당시에는 초거대 스케일이던 콘크리트 덩어리에는 박정희 정권의 불도저 근대화, 한국 최초의 주상 복합으로서 건축가 김수근이 그린 유토피아, 첨단 생활을 누리고자 한 중산층의 욕망과 같이 시대를 대변하는 가치가 뒤엉켜 있다. 이번 재생 사업은 김수근이 계획한 공중 보행로 개념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는 종묘-세운상가-남산-용산공원-한강을 보행/녹지 축으로 연결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뜻한다. 밀림을 방불케 하는 종묘의 신성한 영역을 조망하고, 인근 서울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9층 옥상만으로도 올해 가장 인상적인 건축으로 언급할 이유는 충분하다. - 배윤경(건축가, 건축 칼럼니스트)

 

 

 올해의 책, 출판 평론가 장동석이 꼽은 올해의 책은 글깨나 쓰는 소설가, 시인도 아닌 어느 우동집 사장의 책이다. 신상목 작가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 한데 저자의 이면을 보면 흥미롭기 그지없다. 신상목, 그는 잘나가는 외교관이었다. 탄탄대로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벌인 일이 우동집이라면 누가 놀라지 않겠나. “일본에서는 관료들을 ‘매미’라고 한다. 땅속에서 7~8년을 살다가 나무로 기어 올라와 열흘 남짓 맴맴거리다 죽는 매미.” 직장 생활 17년, 지금이 아니면 늦을 것 같았고,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벌써 5년째 그는 강남역에서 우동을 판다. 그 와중에 짬짬이 월간지에 글을 연재 중이고, 이를 모아 책 한 권을 냈다. 그 책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다. 일본에서 보낸 5년. “사람들은 지금의 일본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 메이지 유신을 꼽지만, 그 이전의 에도 시대에 주목해야 한다.” 원동력으로서의 에도 시대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그는 딱딱한 역사서가 아닌 일상의 소재를 통해 에도 시대를 풀어냈다. 뜨겁게, 그리고 냉철하게.

 

 

“검정치마는 이 3집의 테마를 사랑으로 정하고 발표했다. 그러나 고루한 사랑 노래 따위는 여기에 없다. 이 점이 일단 가장 중요하다. 사랑에 대해 우리 모두는 몽상한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보이듯 검정치마처럼 ‘우아하게’ 몽상할 줄 아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7년 이보다 사랑을 우아하게 몽상한 뮤지션과 앨범은 없었다. 2017년 이보다 멋진 사랑꾼을 봤다면 알려달라. 아마 거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검정치마의 <Team Baby>는 삶과 사랑과 예술이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공간에, 정확히 기거하고 있는 앨범이다.” - 배순탁(음악 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누아르의 탈을 쓴 고전적 비극 멜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영화와 무관한 논란으로 맥없이 주저앉았다. 아니, 그럴 뻔했다. 이 영화는 스스로 ‘불한당원’이라 칭하는 뜨거운 관객에 의해 다시 일어섰다. 이 팬덤은 비극 멜로의 주인공을 ‘빳빳하게 펴져’ 돌아온 설경구와 천사와 전갈의 속성을 겸비한 임시완, 그리고 누아르의 본성이 멜로임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던 변성현 감독이 만든 결과다. 부지불식간에 관객을 ‘감기게’ 하는 마력을 직접 경험하기를 바란다. - 박혜은(<맥스무비> 편집장)

 

 

올해의 공연이라는 질문을 받고, 당장 국내외 작가와 단체의 다양한 작품이 떠올랐다. 어쩔 수 없이 기준이 필요했고, 첫 번째 기준으로 국내 작가가 쓰고 연출한 올해 초연작을 삼았다. 그러고도 많은 작품이 남았고, 두 번째 기준으로 가성비를 삼았다. 공공 기관의 지원을 받은 작품을 제외했지만, 그럼에도 우수한 작품이 여럿 되었다. 결국 높은 완성도에 비해 덜 알려진 비운의 명작이 이 상의 취지에 어울린다 생각하고, 조선소 노동자의 삶을 현실성 있게 그린 연극 <말뫼의 눈물>을 최종 선정했다. 당위를 주장하는 작품치고 거칠지 않은 작품이 많지 않은데, 이 작품은 모든 인물에게 삶의 알리바이를 세심하게 제공하면서, 모두를 사랑하게 하는 작품이다. 바람이 있다면, 이번 어워드 선정을 통해 이 작품이 재공연되기를 바랄 뿐이다. - 김일송(공연 칼럼니스트)

 

 

반이정 평론가가 언급한 작업은 이샛별의 ‘루프-모뉴먼트’다. “사실 이 작품은 내게 아픈 작업이다. 내가 더 이상 작업할 수 있을까? 우울과 슬럼프에 빠졌을 시기, 가학적으로 반복하듯 그리고 또 그렸다.” 자신을 향한 가학적인 몸짓. 연필 드로잉을 통한 반복적 행위, 그 안에는 작가의 고뇌와 번민이 끝없이 꼬리를 문다. 가면을 쓴 사람, 꽃으로 눈을 가린 얼굴, 마치 보호색처럼 녹색 숲에 숨은 사람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굽은 거울’, ‘녹색 에코’에는 공통으로 인물이 등장한다. “서치한 인물과 사건을 재배치한 거다. 인물의 캐릭터와 사건이 녹아든 잔혹 동화 같은 느낌이랄까?” 욕망이 발생하는 눈 위에 그려진 꽃, 녹색이라는 보호색 속에 위장한 사람들. 작가는 이를 통해 자본이 만든 세계, 그 이면의 것을 조용히 꺼내 보인다. 

 

 

“소니가 레코드플레이어를 내놨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레코드의 본질을 담은 디자인에 신기술을 접목한 채. 레코드플레이어를 더 많이 즐기려면 콘텐츠가 필요한 법. 소니는 29년 만에 LP를 재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LP 인기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지속되는데, 이를 두고 아날로그의 귀환이나 열풍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흥미롭게도 일본에서 레코드 붐을 견인하는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데, 이들에게는 ‘Old is New Hip’이다.”  - 전은경(<월간디자인> 편집장)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점? 소니 턴테이블 PS-HX500은 아날로그 사운드 재생은 물론 원음에 충실한 디지털 리핑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아날로그 음악을 HRA 디지털 음원으로 저장 가능하다는 얘기다.

 

“두말할 것 없이 프리츠 한센의 세븐체어를 추천한다. 올해 세계에게 판매 1위가 한국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만큼 올해 사랑받는 아이템이지만 유행을 타지 않고 활용도 높은 아이템이다. 해마다 리미티드 컬러를 구입하는 컬렉터도 많아진 것 같다.” - 조희선(인테리어 디자이너)

사진 속 제품은 프리츠 한센의 2017 한정판 세븐체어다. 부드러운 누드 컬러와 관능적인 매력의 멜롯 컬러 2가지로, 24K 도금 로즈 골드 다리가 인상적이다. 12월 31일까지만 판매하는 한정판으로, 비블리오떼끄에서 판매한다.

 

 

바에 자주 가지 않는 이라도 그의 이름은 익히 들었을지 모른다. 월드 클래스 바텐더 대회를 섭렵한 탄탄한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인기를 끄는 손석호. 커피바 K, 키퍼스를 거쳐 올해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건 바를 오픈했다. 한남동에 문을 연 소코 바(Soko Bar)다. 연말 이곳에 가려면 바지런을 떨어야 할 듯하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SNS상에 핫 플레이스로 알려졌으니. 칵테일이 있는 안락한 아지트,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공간. 마치 웰컴 주스처럼 속을 달랠 옥수수 수프를 세팅하는 센스는 또 어떤가. “대표 칵테일을 꼽자면 진 베이스에 스피아민트, 라벤더, 라임, 브로콜리, 바질을 넣은 허브 빌리지다.” 오리지널 칵테일, 맞춤 칵테일은 물론 위스키, 코냑 등 주종을 세는 건 무리다. 하지만 역시 첫 잔은 상큼함이 지배적인 허브 빌리지로 시작하자.

“손석호 바텐더는 지난 4월 한남동에 ‘소코 바’를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 바를 찾았고 장안의 도시 남녀는 개화기 경성의 응접실을 찾는 기분으로 소코에서 술을 마셨다. 손석호 바텐더는 바 팀을 단단하게 꾸렸고 직업 학교에서 후배를 가르치는 일에도 열성을 다하는 중이다.” - 손기은(<GQ> 피처 디렉터, 술 담당)

 

 

“이 스웨덴 SUV는 모양이 단아하고 공간은 아늑하며 주행은 따뜻하다. 안전 장비는 당연하다는 듯 면밀히 챙겼고, 스피커 음색은 기본 모델에서조차 청명하다. 심장을 뛰게 하는 뜨거운 기운은 없지만, 대신 거기에는 천생의 배필을 만난 것처럼 평생 곁에 두고 싶다는 설렘이 있다. 모름지기 제품이란 탐심(貪心)을 자극해야 한다. 생빚을 내더라도 가져 마땅하겠다는 마음. 사심 가득한 올해의 차로 XC60을 선정한 이유다.” - 김형준(<모터트렌드> 편집장)

8년 만의 풀 체인지. 스웨디시 다이내믹 SUV를 표방한 더 뉴 XC60은 기술도 물론이지만, 실내 인테리어는 누구라도 반할 만하다. 가격도 매력적인데, XC60 D4 모멘텀은 6,090만원, 인스크립션은 6,740만원이다.

 

 

풍정사계 신흥 양조장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술. 각종 상을 휩쓸고 얼마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풍정사계 춘’이 만찬주로 선정되며 정점을 찍었다.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내리는 가운데 순식간에 솔드 아웃. 12월 판매분까지 모두 예약 마감. 2017년은 풍정사계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운달 한국술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술. 친환경 오미자를 1,000일 발효 숙성해 오미로제를 증류한 뒤 추가로 1,000일을 숙성한 제품. 패키지도 고급스럽고 맛도 세계 유수의 명주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외국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술이다. - 이지민(대동여주도(酒) 콘텐츠 제작자)

 

 

“이탈리아 남부의 생산 품종인 프리미티보로 만든 와인으로, 약간의 달콤한 뉘앙스와 적절한 보디감 등이 밸런스를 이룬 2017년 롯데백화점 베스트셀러다.” - 박호준(롯데백화점 주류 바이어)

이탈리아 풀리아 지역 내 만두리아 지방에서 생산하는 이 와인은 프리미티보 100%의 레드 와인. 잘 익은 체리, 자두, 코코아, 바닐라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달콤한 피니시가 돋보인다. 부드러운 타닌감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금양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한다.

 

 

 

 

 

더네이버, 2017, 올해의 주인공

CREDIT

EDITOR / 설미현 / PHOTO / 박우진 /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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