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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가족의 이름으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형 패밀리 세단을 구매자 관점에서 비교했다. 엔진과 안전 사양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것과 거의 같은 어코드와 캠리다

2017.12.11

 

 

여전히 잘 팔린다 지난해 토요타는 미국에서 38만8618대의 캠리를 판매했다. 이는 토요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다. 어코드는 34만5200대가 새 주인을 만났고, 이는 혼다의 판매 순위 3위에 근접한 수치였다.

 

 

요즘 듣는 이야기들은 주문처럼 똑같다. ‘크로스오버가 인기 있고 세단은 죽었다. 세단 판매량은 매달 감소 중이고 크로스오버와 SUV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물론 취향에 상당한 변화가 있긴 하지만 세단에 대한 사망 선고는 크게 과장된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선 200만대가 넘는 중형 4도어 세단이 딜러 전시장의 문턱을 넘었다. 2017년 들어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는 모두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쳤다. 중형 세단 잠재고객을 위해 한바탕 비교 테스트를 벌일 때가 됐단 얘기다. 두 신형 세단의 성능과 핸들링은 필수 체크 항목이다. 하지만 이동의 편안함과 스마트 기능을 우선순위 목록 상단에 두는 실용주의적 구매자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철저한 검토도 병행했다. 각각의 차에 타보니 캠리의 문(전체 모델에서)은 기우뚱한 금속 헛간과 엇비슷한 텅빈 깡통 소리를 내며 닫힌다. 어코드의 문은 닫힐 때 럭셔리카의 확고하게 단단하고 묵직한 소리를 낸다. 구매자의 첫인상을 좌우할 이런 요소는 토요타 판매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실내의 경우 캠리의 금속 느낌 트림은 만족스럽다. 일부 다른 소재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품질이 훨씬 낫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품질은 아니다. 컵 홀더 주변과 도어 아래쪽 패널의 검은색 플라스틱은 싸구려 같은 느낌이 난다. 하지만 대시보드와 의자의 두드러지는 스티치 마감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어코드는 흥미로움을 넘어서 세련됨으로 직행한다. 마치 혼다가 아우디 디자인 세미나에서 필기라도 하고 온 느낌을 준다. 혼다의 모조 다공질 우드 트림과 브러시 처리한 금속 부품은 상위 클래스에서 빌려온 것처럼 보인다. 에어컨의 후면 발광 노브는 사용 전에는 흰색, 사용 중에는 다이얼의 냉방과 온풍 방향에 따라 파란색이나 빨간색으로 빛난다. 인테리어 소재는 캠리는 물론 여느 가족용 중형 세단에 기대하는 것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전한다. 의자의 경우 캠리 XLE는 가죽이지만 평평해서 조절식 허리받침 외에는 충분하게 몸을 잡아주지 못한다. 의자 아래쪽 쿠션 역시 허벅지를 떠받치기에는 짧다. 어코드는 더 비싼 EX-L 모델에 가죽 시트가 마련된다. 하지만 캠리보다 편안하며 특히 코너를 돌 때 몸의 측면을 잘 잡아준다. 캠리와 어코드 둘 다 이전 세대보다 의자 위치를 낮췄다. 덕분에 좀 더 경주용차 같은 느낌이 든다. 나이 많은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릴 때는 고역이 될 수도 있겠다.

 

 

 

복잡해! 캠리는 ‘전화’ 화면에서 운전자의 전화기를 연동시킬 수 없다. 메뉴로 가서 셋업-블루투스-장비 추가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토요타 씨,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기능에 있어선 캠리와 어코드 모두 큼지막한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우고 터치식 버튼과 물리 버튼을 함께 쓴다. 어코드의 스크린은 대시보드 위에 떠 있고 캠리의 그것은 가운데에 매립돼 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캠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인테리어 디자인과 더 조화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어코드의 시스템이 훨씬 더 직관적이다. 캠리의 물리+터치 버튼 배치는 하나같이 혼란스럽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제공하는 건 어코드뿐이다. 토요타는 대신 자체 개발한 다운로드 가능한 일련의 앱을 제공한다. 그중 하나인 스카우트 GPS 링크 앱은 운전자 전화기에서 실행시킨 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띄울 수 있다. 캠리와 어코드 둘 다 상위 모델에서 와이파이 핫스폿을 제공한다. 계기반에는 둘 다 매립식 풀컬러 디지털 스크린을 썼다. 하지만 혼다의 것이 훨씬 더 크다. 계기반의 절반을 덮으며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계기 디스플레이 조작은 모두 스티어링휠 버튼으로 한다. 둘 다 쓰기 편하지만 어코드의 스크린이 더 직관적이다. 캠리 XLE에는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지만 어코드는 해당 기능을 최상위인 투어링 모델에서 제공한다. 반대로 캠리 엔트리 모델에는 XLE 절반만 한 풀컬러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있다. 사고 회피에 도움이 되는 운전자 지원 기능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와 혼다 센싱이 전체 모델 기본 사양이다. 차선이탈 경보, 차선 유지, 전방충돌 경보, 자동 긴급제동,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혼다 시스템이 토요타보다 정교하며 특히 차선 유지 기능이 그렇다. 토요타 시스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차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스티어링을 보정하는 것에 그친다. 혼다 시스템은 차가 코너에 진입할 때 직선도로와 같은 정도로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게끔 스티어링을 조절한다. 차선 인식도 훨씬 일관됐다. 캠리와 어코드 둘 다 사각지대 감시, 후방 카메라, 주차 센서(옵션)를 제공한다. 하지만 캠리에는 어코드에 없는 360도 카메라가 있다. 둘 다 변속레버 앞쪽에 USB 포트 하나와 12볼트 전원 연결장치를 배치했다. 토요타는 여기에 표준형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까지 얹었다(혼다는 고급 모델에만 있다). 캠리와 어코드 모두 열선 시트가 기본이며 어코드 투어링 모델에는 캠리에 없는 통풍 시트도 있다. 캠리 상위 모델에는 두 개의 급속충전 USB 포트가 있지만 낮은 등급 모델은 앞쪽에 포트가 딱 하나뿐이다. 어코드의 기본적인 선루프에 비해 캠리는 파노라믹 선루프를 제공한다. 반면 어코드에는 캠리에 없는 캡리스 연료주입구가 달려 있다. 뒷좌석에 기어 올라가야 하는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캠리와 어코드 모두 넓다. 하지만 어코드는 거실처럼 넉넉하고, 특히 무릎과 머리 공간이 충분하다. 캠리에 앞서 언급한 커다란 선루프를 추가하면 뒤에 앉은 사람들은 크게 줄어든 머리 공간 때문에 불편을 호소할 거다. 게다가 어코드는 전 모델에 뒷좌석 송풍구가 있지만 이는 캠리 상위 모델에만 적용된다. 캠리와 어코드 모두 뒷좌석에 USB 포트나 12볼트 전원이 없지만 어코드 최상위 모델은 뒷좌석에 열선 시트를 제공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혼다는 오디오 볼륨과 조절 노브를 부활시켰다. 여기에 직관적이고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스마트폰 같은 인터페이스를 곁들였다. 오디오의 음색은 어떤 모델이건 캠리보다 풍성하고 맑다.

 

베이비 시트를 설치해야 할 때가 오면 어코드가 근소하게 앞선다. 캠리와 어코드는 모두 뒷문이 넓게 열리고 입구가 커서 베이비 시트를 쉽게 넣을 수 있다. 어코드는 뒷좌석의 다리 공간이 더 넓어서 앞좌석 다리 공간을 희생하지 않고 덩치 큰 역방향 카시트를 넣을 수 있다. 어코드는 걸쇠 앵커를 의자 바닥과 위쪽의 직물 또는 가죽 플랩 뒤에 숨겨놓았다. 캠리는 앵커를 플라스틱 덮개 뒤에 감추었는데 덮개가 튀어나오면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캠리의 연결고리는 훨씬 찾기 쉽고 장착도 용이하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혼다의 앵커를 찾으려면 쿠션 사이를 한참 더듬거려야 한다. 상부 결속용 앵커는 두 차 모두 머리받침 뒤쪽 아주 먼 곳에 배치했다. 닿기 쉬운 것은 혼다 쪽이다. 캠리는 C필러와 머리받침이 두꺼워서 다소 무리하게 몸을 뻗어야 닿는다. 승객 대신 길고 가느다란 짐을 실어야 할 경우 어코드는 뒷좌석을 접었을 때 나오는 입구가 확실히 더 크다. 캠리와 어코드에 큰 짐을 실으려면 트렁크 내부에 있는 핸들로 뒷좌석을 푼 다음 차 옆으로 가서 손수 의자 등받이를 접어야 한다. 캠리와 어코드의 트렁크 입구는 서로 크기가 비슷하며 둘 다 트렁크 바닥에 별도의 적재 공간을 두지 않았다. 어코드 트렁크는 더 깊고 약 28~56리터 더 넉넉하다. 스프링을 사용한 어코드의 트렁크 덮개는 15센티미터 높이까지 열리는 반면 스트럿을 사용한 캠리의 트렁크 덮개는 완전히 열린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은 가족용 세단 운전자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한참 아래쪽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록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엔진부터 살펴보자. 캠리의 2.5리터 4기통 엔진이 어코드의 1.5리터 터보 4기통보다 시끄럽고 거칠다. 캠리는 공회전 때 약간의 진동이 있다. 어코드의 진동은 훨씬 더 작고 약하다. 주차장에서 벗어나면 캠리의 스로틀 반응이 더 돋보인다. 1단 기어 구간이 짧아서 빠르게 출발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기어들은 다소 밋밋하다. 출발해서 달리기 시작하면 캠리의 엔진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힘이 넘치며 열심히 속도를 올린다. 신형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고 매끄럽다. 다만 다운시프트는 그리 부드럽지 않다. 추월 가속 때는 변속기가 어떤 기어를 넣을 것인지 애매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스포트 모드는 전혀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 혼다의 CVT는 여전히 업계 최고다. 하지만 어코드에 적용된 CVT는 너무 늘어진 느낌을 준다. 출발 후에 열정적인 반응을 얻으려면 예상보다 스로틀을 많이 열어야 한다. 적응되고 나면 풍부한 토크를 내는 작고 가벼운 엔진이 진가를 발휘한다. 속력을 붙이는 과정이 캠리보다 자연스럽다. 기어를 바꿀 일 없는 CVT라 좀 더 부드럽게 달리기도 한다. 여느 CVT의 고질병인 “웅웅” 소리도 내지 않는다. 드래그 경주를 위해 출발선에 세우면 각자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두 차가 완전히 대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캠리의 2.5리터 엔진은 203마력, 25.4kg·m의 힘으로 7.6초 내에 시속 97킬로미터에 도달한다. 그리고 192마력, 26.5kg·m의 힘을 지닌 어코드의 터보차저 1.5리터 엔진도 정확히 같은 결과를 낸다.

 

 

하지만 제동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온다. 캠리의 브레이크 페달은 길기 때문에 원하는 제동력을 얻으려면 다소 깊고 세게 밟아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시속 97킬로미터에서의 제동거리는 37미터다. 브레이크 반응은 어코드 쪽이 훨씬 낫지만 1.5리터 터보 모델에 달린 단단한 타이어의 그립이 충분하지 않아서 같은 속도에서 멈추려면 41미터가 필요하다. 고속도로 입체교차로든 지방의 즐거운 시골길이든 두 차는 핸들링 역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어코드 섀시는 눈에 띄게 반응이 빠르고 스포티하다. 코너링은 차분하고 차체를 제어하는 능력도 훌륭하다. 한편 캠리는 같은 상황에서 차체가 더 기울어진다. 몸이 좌우로 미끄러지는 평평한 의자 때문에 그런 느낌이 더 악화된다. 어코드 스티어링은 더 무겁지만 보다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캠리 스티어링은 가볍고 너무 민감해서 차를 휙휙 움직이게 만드는 느낌이다.  빠르게 질주하든 편안하게 끌고 다니든 상관없이 승차감은 거의 비슷하다. 다시 말해 편안한 가족용 이동수단으로 이상적이다. 하지만 어코드의 탁월한 자세제어 능력은 이 부분에서도 빛을 발한다. 캠리와 달리 거친 노면에서도 머리가 격하게 흔들리는 일이 거의 없다. 실내 소음도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캠리는 중간 정도의 엔진 소음과 타이어 마찰음, 그리고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릴 때 사이드미러에서 바람 소리가 난다. 어코드는 바닥을 통해 전해오는 혼다 고유의 타이어 소음이 여전하다. 연비의 경우 캠리는 시내와 고속도로, 복합 연비가 각각 리터당 11.9, 16.6, 13.6킬로미터다. 어코드 1.5T는 143킬로그램의 감량 덕분에 리터당 12.7, 16.1, 14.0킬로미터의 연비를 얻어냈다. 고속도로에서만 살짝 뒤질 뿐 어느 모로나 캠리보다 낫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출발 전 품었던 수수께끼와 다시 직면했다. 과연 어떤 차를 사야 하지? 미국에선 더 저렴하게 캠리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옵션을 추가하면 어코드와 같거나 더 비싸진다. 전반적으로 살펴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어코드는 더 편안하고 공간도 넉넉하며 고급스럽기까지 하다. 실내 정숙성, 승차감, 조향감도 어코드가 앞선다. 주행감각도 한결 우아하다. 그리고 여러 기능도 훨씬 사용자 친화적이다. 간단히 말해 토요타는 더 나은 캠리를 만들었지만 혼다는 더 좋은 차를 만들었다.   에디터_김형준

 

 

 

 

 

모터트렌드, 자동차, 세단

 

CREDIT

EDITOR / Scott Evans / PHOTO / Wes Allison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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