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DAILY PICK_Car&Tech

피를 나눈 형제의 진검승부

피를 나눈 형제가 진검승부를 벌였다. 어차피 한 번은 맞붙었어야 할 운명이다. 왕좌는 언제나 하나니까

2017.12.06

아마 올해만큼 뜨거웠던 적이 없었을 것이다. 한국차 브랜드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 말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D 세그먼트에 신차 두 대를 연달아 밀어 넣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게다가 이 둘은 당당히 독일차들을 라이벌로 지목했다. 이제 막 머리를 올린 주제에 지난 몇십 년간 그 시장을 장악해온 지배자와 경쟁하겠다니. 이 얼마나 좋은 얘깃거린가. 제네시스 G70와 기아 스팅어는 그렇게 2017년을 화끈하게 달궜다. 물론 국내 시장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론과 소비자 모두 데뷔 전부터 떠들썩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관심의 방향이 두 브랜드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렀다. 독일 라이벌과의 비교가 아닌 두 차의 비교에 집중됐다. G70와 스팅어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나눈 일란성 쌍둥이. 가격까지 비슷하니 시장의 이런 반응은 지극히 합당하다. 그래서 우린 독일차와의 비교에 앞서 두 차를 맞붙였다. 참고로 두 시승차는 엔진(2.0리터 터보)은 같지만 구동방식은 다르다. G70는 사륜구동, 스팅어는 후륜구동 모델이다. 

 

 

독일차 브랜드의 실내가 아니다. 제네시스 G70다.

 

 

주행 품질 및 핸들링
스팅어는 스포티하다. 일단 운전자와 만나는 지점이 그렇다. 차와 하나가 된 듯한 감각을 전달한다. 시트가 낮게 깔려 있고 운전대는 작고 두툼하다. 제대로 만든 스포츠 GT 모델의 느낌이다. 하지만 풍경은 차분하다. 운전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패키징과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스포츠’가 아닌 ‘스포티’라는 주제로 잘 엮었다. 시동을 걸어도 실내로 파고드는 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코너를 부드럽게 달려보면 롤링이 실제보다 작은 것처럼 느껴진다. 단정한 디자인과 정숙성에 어우러진 스포티한 운전 자세와 정제된 움직임. 시각적인 자극은 적지만 감각만큼은 상당히 스포티하다. 핸들링 성향도 딱 이렇다. 콤팩트한 차체를 무기로 코너를 민첩하게 뛰어드는 느낌보단 긴 휠베이스와 큰 차체를 십분 활용하며 코너 전체를 하나의 획으로 깔끔하게 베어나가는 감각이 강조돼 있다. 확실히 순수 스포츠 세단보다는 스포츠 GT 모델의 감각이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스티어링 감각이다. 무게가 적당한 운전대는 노면 상황을 한결같은 감각으로 전달한다. 과격하게 몰아붙여 뒷바퀴가 뜨겁게 달아오르더라도 앞바퀴의 감각은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유럽 스포츠 세단의 조향감각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브랜드 최초의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스팅어는 슬라럼 테스트에서도 이 두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적당한 롤링 덕분에 바깥쪽 바퀴에 무게가 실리며 앞바퀴의 접지력이 높아진다. 명료한 조향감각은 운전자가 확신을 갖고 코너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여기에는 앞바퀴가 자유로운 후륜구동 방식이라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급차선 변경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를 잘 따라붙지 못한다. 종종 한 박자 늦어 오버스티어를 일으킨다. 물론 자세 제어장치의 효과적인 진화와 함께 금세 자세를 가다듬긴 한다. 확실히 스팅어는 짧은 코너보단 긴 코너에 적합한 GT에 가까워 보인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노면의 질감이 실내에 그대로 전달된다. 이번 시승차가 이전 시승차보다 누적 주행거리가 길고 타이어 상태도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조금 더 매끄러워질 필요가 있다. G70는 스팅어보다 여러모로 고급스럽다. 가벼운 운전대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스팅어보다 더 쾌적한 기분을 준다. ‘스포티’의 부담감 대신 럭셔리한 감촉으로 채운 것이다. 승차감과 주행 감각도 마찬가지다. 스포티함이 기저에 깔려 있지만 스팅어보단 차분하고 매끄럽다. 플로어로 전달되는 감각마저 더 부드럽다. 마치 방진 매트가 얇게 한 겹 더 깔려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젊은 김선관 기자가 G70의 핸들링에 실망했던 거나 중년의 이진우 기자가 G70의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주행감에 감탄한 것 모두 같은 이유 때문인 듯하다. 주행 모드에 따른 서스펜션 변화 폭은 G70가 훨씬 크다. 사실 G70는 스팅어보다 휠베이스가 짧아 선회 응답성은 좋지만 직진 안정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차분한 주행감을 내야 하는 에코 모드에서 뒤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바꿔 직진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한다. 아이러니한 세팅이다. 스포츠 모드에선 뒤가 더 큰 폭으로 단단해지며 예리한 선회 특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스팅어보단 직설적이지 않다. 각 동작을 유연하고 고급스럽게 처리한다. G70는 제원을 보고 짐작한 것과는 다른 차다. ‘럭셔리’라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스포티한 감각을 더한 느낌이다. 슬라럼 테스트에서 G70는 밸런스에 집중한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스팅어보다 앞쪽이 더 부드러워 코너 진입 속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휠베이스가 짧아 뒷바퀴가 따라붙는 느낌은 더 빠릿빠릿했다. 즉, 선회 특성이 매우 간결하다는 이야기다. 급차선 변경 테스트에서도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G70 실내에선 반사가 심한 소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은은한 광택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동력 성능 비교의 핵심은 가볍지 않은(둘 다 1.6톤을 훌쩍 넘는다) 프리미엄 세단이 2리터 터보 엔진을 사용할 때, 조금이라도 가벼운 후륜구동과 접지력이 우수한 사륜구동 중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를 확인하는 데에 있었다. 엔진 힘이 충분하다면 네바퀴굴림 방식이, 그렇지 않다면 조금이라도 가볍고 저항이 적은 뒷바퀴굴림 방식이 더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모델은 최종 감속비를 포함한 변속기 기어비와 타이어 규격도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측 결과는 후륜구동인 스팅어가 월등히 좋았다. 접지력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0→시속 20킬로미터 구간에서 G70는 사륜구동의 장점을 발휘해 스팅어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지만 1단 최대토크 시점을 찍는 시속 40킬로미터 부근에서 거의 1초나 벌어졌다. 2단으로 변속한 직후인 시속 60킬로미터에서 G70가 다시 접지력을 높이며 그 간격을 0.4초까지 줄였지만 이후로는 무게와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씩 뒤처졌다. 스팅어의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은 8.8초였으며 G70는 이보다 0.8초 느렸다. 참고로 접지력이 큰 의미가 없는 추월 가속에서는 속도에 관계없이 스팅어가 약 0.3초씩 앞섰다. 제동 테스트에서도 스팅어가 이겼다. 스팅어 시승차의 브레이크 상태가 별로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스팅어의 휠베이스가 더 길다는 점과 G70의 앞 서스펜션이 조금 더 부드럽다는 점이다. G70는 급제동 시 다이브 현상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뒷바퀴의 접지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다. 시속 80킬로미터 제동에서는 스팅어가 이겼지만 주행 관성이 작아 다이브 현상도 적은 시속 60킬로미터 제동에서는 G70가 이겼다는 점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아울러 G70는 급제동 시 요철을 만나면 안정성을 잃고 ABS 공주거리도 길어졌다. 서스펜션 설정을 바꿔 차체의 움직임을 좀 더 차분하게 다스리는 게 좋겠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스팅어의 실내는 남성적이다. 선과 면이 한층 경쾌하게 뻗어 있다. 그래서 더 큰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운전석과 실내 공간
“난 이 운전대가 너무 마음에 들어. 가느다래서 쥐는 맛도 좋지만 여기 있는 버튼을 누르는 느낌도 참 좋아. 부드럽고 매끈해.” 김형준 편집장이 G70의 스티어링휠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전 공조장치 조절 다이얼 주변을 오돌토돌한 알루미늄으로 감싼 게 마음에 들어요. 잡고 돌리는 느낌이 정말 좋거든요.” 이번엔 김선관 기자가 G70의 다이얼을 자꾸 돌리며 말했다. “G70는 화려함을 억제하면서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있어. 그래서 스팅어보다 고급진 느낌이 강해.” 이진우 기자 역시 G70의 실내가 스팅어보다 고급스럽다는 데 동의했다. “G70는 럭셔리라는 틀을 정해놓고 만들었어. 그래서 구석구석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강하지. 반면 스팅어는 차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한 느낌이야.”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스팅어의 투박한 인테리어를 애써 두둔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대시보드 전체를 가죽으로 휘감은(스팅어는 모니터 쪽에 플라스틱을 남겨뒀다) 고급스러운 G70의 인테리어에 마음을 뺏겼다. G70에 비하면 스팅어의 인테리어는 남루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깔끔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하다. ‘철컥’하고 눌리는 실내등 버튼도 투박하다. 스티어링휠만 해도 G70는 속에 우레탄 폼을 덧대 폭신한데 스팅어는 그냥 가죽을 둘러 딱딱하다. 앞시트 역시 G70가 좀 더 고급스럽다. “작은 차에 큰 시트를 달아서 대형 세단을 타는 느낌이야. 몸이 느끼는 만족감이 커. 마무리도 좋고.” 김형준 편집장은 G70의 시트도 마음에 들어했다. “G70의 앞시트가 스팅어보다 고급스럽긴 하지만 앉았을 때 느낌은 스팅어가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몸에 착 감긴다고 할까요?” 김선관 기자가 편집장의 눈치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G70 시트는 붕 뜬 느낌이 들어.”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김선관 기자의 말을 거들었다. 나 역시 디자인은 G70의 시트가 더 마음에 들었지만 앉았을 때 푸근한 건 스팅어였다. G70 시트는 등받이 부분이 볼록해 몸을 밀어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운전석은 G70가 훨씬 고급스럽고 좋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두 차는 옵션이 거의 비슷하다(스팅어는 선루프와 드라이브 와이즈 등을 넣은 플래티넘 익스트림 패키지이고, G70는 옵션을 그득하게 담은 스포츠 패키지다). 모두 앞자리에 열선과 통풍 시트를 챙겼고 운전석만 메모리 시트를 달았다. 열선 스티어링휠과 크루즈컨트롤, 무선충전 거치대도 갖췄다. 그런데 G70는 열선 스티어링휠의 온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두 차 모두 센터페시아 아래 USB 포트를 챙겼지만 G70는 센터콘솔 안쪽에 USB 포트가 하나 더 있다. 옵션에서도 G70가 스팅어를 앞섰다. 더 따질 것도 없이 G70의 승리를 선언하려던 순간 뒷자리에 탄 김선관 기자가 소리쳤다. “G70 뒷자리에 타보셨어요? 정말 끔찍해요. 옴짝달싹할 수 없을 만큼 비좁아요.” “어떻게 앉을 순 있겠지만 앞시트 아래에 발을 넣을 수가 없어!” 나윤석 칼럼니스트도 뒷자리에 앉았다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커다란 시트를 앞에 그냥 달아놓은 탓에 뒷자리가 좁아진 것 같네요. 요즘은 얇으면서 푹신한 시트도 많은데….” 김형준 편집장이 처음으로 G70에 불만을 나타냈다. 솔직히 키 160센티미터인 내게 G70의 뒷자리는 좁아터진 정도는 아니다.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앉아 있을 순 있다. 하지만 문제는 타고 내릴 때다. 쿠페처럼 루프 라인을 날렵하게 만들어 아무 생각 없이 타다간 머리를 부딪친다. 반면 스팅어는 뒤쪽 루프라인이 둥글게 부풀어 있어 머리를 부딪칠 염려가 적다. 뒷자리가 여유로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우린 모두 스팅어의 뒷자리가 G70보다 열 배쯤 좋다는 데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타려면 G70가 낫다는 결정적인 이유를 발견했어. 스팅어는 뒷시야가 좋지 않지만 G70는 뒷시야가 좋아서 주차하기가 훨씬 편해.” 이진우 기자가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그건 이유가 될 수 없어. 어라운드뷰 모니터가 있잖아!”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이진우 기자의 말에 반박했다. “스팅어는 대시보드가 일자야. 하지만 G70는 운전자 쪽으로 기울었지. 이것만 봐도 두 차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어. 스팅어 실내가 모두에게 공평한 공간이라면 G70는 운전자 중심이지. 뒷자리가 좁은 것도 그런 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거고.” 김형준 편집장은 G70의 좁은 뒷자리마저 이해하려 했지만 한 번도 뒷자리에 앉지 않았다. 서인수

 

 

연비
이번 달 ‘헤드 투 헤드’의 차종을 정하고 고민이 많았다. 스팅어와 G70가 일란성 쌍둥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행감각 평가는 조금 낫다. 휠베이스가 다르고 서스펜션 세팅도 조금 차이가 날 테니까. 두 브랜드의 지향점과 차체 형태도 딴판이니 실내 공간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어 보였다. 난관은 연비였다. 둘은 플랫폼, 엔진, 변속기(기어비), 휠 크기 등이 완전히 같았다. 심지어 타이어까지 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을 썼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구동방식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G70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단 까닭에 동력 손실과 저항, 그리고 무게 65킬로그램이 늘어 후륜구동인 스팅어보다 연비가 낮았다. 공인연비는 스팅어가 리터당 9.1, 11.8, 10.1킬로미터이며 G70가 리터당 8.4, 11.3, 9.5킬로미터였다(시내, 고속, 복합). 시승을 통해 확인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 차에 성인 세 명이 타고 시내 30퍼센트, 고속도로 7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약 100킬로미터를 달린 결과 스팅어는 리터당 10.8킬로미터, G70는 리터당 10.4킬로미터의 연비를 기록했다(트립 컴퓨터 기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요즘 사륜구동 시스템들은 대개 전자식이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순항할 땐 주요 구동축에만 동력을 전달하지만 발진 가속에선 나머지 구동축에도 동력을 전달한다.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에선 연료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에서 약 4.4퍼센트에 불과했던 두 차의 연비 차이가 시내에서 8.3퍼센트가량으로 늘어나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구동방식이 같은 차를 비교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G70 후륜구동 모델의 공인연비를 찾아보니 리터당 9.2, 12.4, 10.4킬로미터다. G70 후륜구동 모델의 복합 연비가 스팅어 후륜구동보다 3퍼센트라도 높은 건 무게가 40킬로그램 가볍기 때문이다. 물론 전면적이 거의 비슷할 테니(높이는 같고 너비는 스팅어가 20밀리미터 넓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공기저항계수(Cd)가 더 낮다는 점도 결코 무시할 순 없을 거다(G70 RWD 0.28, 스팅어 RWD 0.30). 복합 연비는 공기저항이 큰 영향을 미치는 고속 연비를 고려한 결과이니 말이다. 후륜구동 모델들의 복합 연비 차이보다 고속 연비의 차이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시승차들의 연비 차이가 고속에서 줄어든 데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고. 사실 이 두 차에 쓰인 세타 터보 엔진은 꽤 오래전에 나왔다. 15년 전에 데뷔한 초기형 자연흡기 세타에서 가지를 친 엔진이다(물론 스팅어와 G70에 쓰인 세타는 한 번의 세대교체와 수차례의 자잘한 개선을 거친 최종 진화형이긴 하다). 하지만 출력과 효율 면에선 독일 경쟁자의 최신 엔진에도 밀리지 않는다. 252마력 2.0리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뒷바퀴를 굴리는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1.3킬로미터이고 비슷한 엔진(252마력, 2.0리터)에 7단 듀얼클러치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맞물린 아우디 A4 TFSI 콰트로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1.6킬로미터다. 하지만 가속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두 독일차의 제원상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은 5.8초다. 제네시스와 기아가 밝힌 공식 기록은 없지만 우리가 측정한 결과에서는 스팅어 후륜구동이 8.8초를 찍었고 G70 사륜구동이 9.57초를 기록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제원상의 기록과 실측 기록의 차이는 보통 1~1.5초 된다(실측이 늦다). 두 차와 독일 경쟁자들의 성능이 이렇게 벌어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엔진의 특성(세타2 GDI 터보는 최고출력 발생 시점이 너무 뒤로 밀려 있다)과 변속기의 완성도(기어비가 느슨하고 직결감이 떨어진다)로 보인다. 류민

 

 

구매와 소유 비용
기아 스팅어 2.0 터보 플래티넘 모델의 기본 가격은 3780만원, 제네시스 G70 2.0 터보 스포츠 패키지는 4295만원이다. 시승차로 온 스팅어는 플래티넘 모델에 렉시콘 프리미엄 패키지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된 익스트림 팩을 적용하고 퍼포먼스 패키지와 드라이브 와이즈2를 옵션으로 달고 있었다. G70는 스포츠 패키지에 전자식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H트랙과 컴포트 패키지, 컨비니언스 패키지 등을 옵션으로 넣었다. 즉, G70는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적용했고, 스팅어는 사륜구동 옵션만 빠진 사양이다. 시승차 가격은 각각 4660만원, 5245만원이다. 기아와 제네시스는 차를 인수할 때 드는 부대 비용(3만7000원)이나 할부 프로그램(할부 이율 3.5퍼센트) 등이 동일하다. 두 브랜드 모두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국적(국산차), 엔진 배기량 등 조건이 같아 보험료도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자기차량손해 비용이 G70가 조금 높다. 신차 가격 차이 때문이다. 주요 소모품 비용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비스 센터에 따라 조금은 다를 수도 있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 “왜 3500만원짜리 기본 모델인 스팅어 프라임엔 드라이브 와이즈2(전방추돌 경고와 차선 이탈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포함된다)를 넣을 수 없는 걸까? 이 옵션을 넣으려면 무조건 3780만원짜리 플래티넘을 사야 하잖아.” 옵션에 깐깐한 서인수 기자가 스팅어 가격표를 보더니 불만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플래티넘 모델에 렉시콘 오디오, 드라이브 와이즈2, 와이드 선루프까지 넣으니까 4240만원이네. 생각보다 비싸.” 옵션 가격을 체크하던 김형준 편집장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시승차처럼 플래티넘에 옵션을 가득 채우는 것보다 드림 에디션을 선택해 풀 옵션 모델을 만드는 게 가격이 더 저렴하네.” 김형준 편집장의 말처럼 구성하면 4390만원이다. 약 270만원이 저렴한 셈이다. 하지만 두 모델의 구성이 완전히 같진 않다. 드림 에디션을 선택하면 익스트림 패키지에 들어가 있는 나파 가죽시트나 스웨이드 천장(헤드라이닝) 등의 옵션이 제외된다. 

 

 

G70를 사고 싶어 하는 이진우 기자는 G70 운전석에 앉아 자신만의 차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앞좌석 통풍 시트와 이중접합 유리가 들어간 3995만원짜리 슈프림을 선택할래. 그리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이 들어 있는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을 넣을 거야. 아, 렉시콘 오디오도 빼놓을 수 없지.” 가격을 따져보던 그는 곧 표정이 바뀌었다. “4355만원이네.”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그 값이면 가장 비싼 그랜저 3.3 가솔린을 살 수 있다. “G70 렉시콘 오디오는 좀 별로지 않아? 슈프림에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필요 없으니까 컨비니언스 패키지 빼고 렉시콘 오디오도 빼야겠어. 차라리 운전석 메모리 기능이 있는 컴포트 패키지를 넣는 게 나을 것 같아. 아 참, 와이드 선루프는 필수지.” 서인수 기자의 말을 들은 이진우 기자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본 가격도 G70가 더 비싼데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H트랙 때문에 가격이 약 50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같은 뒷바퀴굴림 모델이었으면 가격차는 300만원 전후가 되겠어. 그런데 스팅어는 지금 어느 정도 할인을 해줘.” 두 차를 보며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말했다. 이 말에 모두들 “얼마나요?”를 외치며 구매 혜택을 확인했다. 하지만 다들 실망한 눈치였다. 생각보다 할인 폭이 크지 않았나 보다. 김선관

 

 

 

최종 결론 
우린 G70와 스팅어의 성격이 별 차이 없을까 봐 걱정했다. 시승차의 구동방식을 달리한 것도 사실 그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비슷하면 사륜구동 선택과 관련된 이야기라도 끌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딱히 그럴 필요가 없었다. 둘은 지향점이 꽤 달랐다. G70는 균형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전형적인 프리미엄 세단이었고 스팅어는 남성미에 실용성까지 더한 콤팩트 그란투리스모였다. 안팎 분위기와 구성, 그리고 주행감각까지 이런 차이는 모든 부분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제네시스가 G70의 라이벌로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 아우디 A4를 지목한 것도, 기아가 스팅어로 BMW 4시리즈 그란쿠페, 아우디 A5 스포트백 등과 경쟁하겠다고 나선 것도 시승을 마친 후에야 이해가 됐다. “G70는 가슴으로, 스팅어는 머리로 선택하는 차야.” 시승을 마치고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는 그 의견에 동의했다. 넓은 뒷좌석과 넉넉한 짐 공간 등 일상생활을 생각하면 확실히 스팅어가 더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G70는 촉촉하고 매끈한 감각으로 우릴 끊임없이 유혹했다. 그런데 사실 감성을 자극해야 하는 건 G70가 아닌 스팅어여야 한다. 그들이 지목한 독일 경쟁자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현실적인 3시리즈 세단과 낭만적인 4시리즈 그란쿠페가 좋은 예다. 이번 ‘헤드 투 헤드’의 트로피가 G70에 돌아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스팅어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건 아니다. 스팅어는 꽤 매력적인 차다. G70의 감성 자극 지수가 그보다 조금 더 강할 뿐이다. 그 차이는 크지 않다. 우리의 결론이 3:2로 나온 것처럼.   류민

 

 

테스터의 선택

KIA STINGER 2.0 TURBO
나윤석 G70의 고급스러움은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반떼보다도 좁은 뒷좌석이 발목을 잡았다. 스팅어는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실용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성과 감성이 더 잘 조화를 이룬 차다. 운전 재미가 뛰어나면서도 ‘가족’이라는 대의명분도 놓치지 않은 차가 바로 스팅어다. 김선관 의외성이 승부를 갈랐다. G70에 대한 높은 관심에 가려졌을 뿐이지 매끈하고 우아한 주행을 경험해보고 나면 스팅어만 보일 거다. G70보다 2.0리터 엔진에 더 잘 어울리기도 하고.

 

GENESIS G70 2.0 TURBO HTRAC
이진우 뒷자리가 좁은 건 어쩔 수 없지만 휠베이스가 짧아서 회전반경이 작다. 그리고 주차가 좀 더 쉽다. 덕분에 어라운드뷰 모니터 등이 들어간 컨비니언 패키지(190만원)를 뺄 수 있다. 서인수 비슷한 값이면 돈 쓴 티가 나는 차를 사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스팅어의 운전재미가 G70보다 조금 낫긴 하지만 나머지를 모두 이길 만큼은 아니다. 게다가 난 뒷자리에 누굴 태울 일이 거의 없다. 류민 내게 어린아이가 있었다면 두말없이 스팅어를 골랐을 거다. 사랑하는 처자식을 옹색한 뒷좌석에 몰아넣고 싶진 않으니까. 하지만 아이는커녕 아직 결혼도 안 한 내겐 G70가 조금 더 매력적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비교 기사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Twitter facebook kakao Talk 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