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DAILY PICK_Car&Tech

불필요한 액세서리

자동차 액세서리는 차에 기능을 더하고 스타일을 좋게 한다. 나만의 개성을 살리고, 차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런데 왜 붙이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액세서리도 많다. 때로는 붙임으로써 차에 불편을 주는 경우도 종종 본다

2017.12.01

(위) 정말 이런 범퍼가드가 필요하다고? 모험이라도 떠날 작정이 아닌 다음에야. 

(아래) 플라스틱 몰딩은 당신의 차를 우스꽝스럽게 만들 뿐이다. 정말 그게 있어야 한다면 차라리 C4 칵투스를 타고 다니시라. 

 

 

한때 자동차용품 사업을 했는데, 일부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그게 좋아서 시작한 장사였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불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나를 발견했다. 기업의 생리는 매출을 늘리고 지속시키지 않으면 쓰러지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불필요한 액세서리를 만들고 소비자를 유혹한다.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범퍼가드가 하나의 예다. 차의 앞뒤로 달린 범퍼는 보호할 대상이 아니어서 범퍼가드란 말부터 모순이다. 수풀을 헤치며 정글 탐험을 할 때 차체의 긁힘을 막고 야생동물과의 충돌을 대비한 부시가드는 오프로드용 SUV에 분명 필요한 장비다. 그러나 도심에서는 오히려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도심을 달리는 데 SUV가 필요한가 싶지만 부시가드는 더더욱 필요 없는 장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메이커가 앞장서 부시가드 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 외국에서 법으로 사용을 제한하면서 자연스럽게 유행이 사라졌다. 뒤에 달린 범퍼가드는 정말 사용가치가 없고 차에 무게만 더하는 애물단지였다. 오프로드에서는 차의 이탈각을 심하게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앞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였을까, 한때 뒤 범퍼가드를 많이 달았다. 외국인이 보기에 조금 창피한(?) 장비는 애프터마켓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통했는데, 제조업자는 무언가 팔 물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은 적당한 고객 답례품이 필요했고 고객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차가 무거운 만큼 연비도 나빴을 것이다. 국산차 여명기에는 모두 헝겊으로 된 시트를 달고 나왔고, 새 차를 사면 시트커버를 하는 것이 당연했다. 헝겊으로 된 의자는 어느 정도 타다가 더러워질 무렵 시트커버를 씌우면 될 것 같은데, 새 차에 새 시트커버가 당연해서 결국 폐차하는 차의 시트는 모두 깨끗한 것이 아이러니했다. 시트커버도 진화하면서 부가가치를 더한 제품이 나왔다. 인조가죽 커버는 악취를 내뿜는 바람에 한동안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군데군데 솜을 넣어 모양을 낸 시트커버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애써 만든 시트의 인체공학적인 굴곡을 모두 망쳐버렸다. 모두 부가가치를 더하고 싶은 영세업자들의 노력이었다. 다행히 시트커버 유행은 가죽 시트가 나오면서 사라졌다. 진짜 가죽으로 된 의자를 인조가죽이나 헝겊으로 덮어씌울 수는 없었다. 한때 휴대폰 거치대라는 것도 전국적인 유행을 탄 적 있다. 요즘같이 내비게이션을 쓰기 위함이 아니었다. 운전 중 휴대폰을 들고 사용하면 위험하니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라는 장비였다. 그 발상도 이해가 어렵지만, 그런 장비를 나라에서 법적으로 강제하는 듯싶었다. 그 결과 전국의 모든 차에 쓸모가 의심되는 장비를 달았다. 스피커는 성능이 떨어져 항상 잡음이 심했던 기억이다. 지금도 그 장비가 왜 필요했던가 궁금하다. 차에 붙이는 플라스틱 몰딩은 오너가 멋지다고 생각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부정적인 효과도 없지 않았다. 예를 들어 도어의 테두리를 따라 보호 몰딩을 붙이면 그 자체로 지저분해 보인다. 상처를 막기 위해 붙인 몰딩인데 그 몰딩이 상처 같아 보였다. 파란색 문콕 방지 스펀지를 붙이고 다니는 것은 오랫동안 새 차 기분을 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웃음을 자아낸다. 그래도 그 스펀지가 내 차를 보호하는 목적보다 남의 차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 같아 예쁘게 봐줄 수 있다. 유리창을 새카맣게 틴팅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자유다. 검게 칠한 유리 때문에 운전자 간 소통이 어렵고, ‘거리의 분노’를 부추기는 것은 나 혼자만의 걱정이다. 정말 걱정인 것은 요즘 들어 앞 유리창을 검게 하는 거다. 앞 유리창 틴팅은 물론 필름 업체의 매출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했을 거다. 검게 칠한 앞 유리는 시야를 방해한다. 더구나 밤에는 운전자도 잘 보이지 않아 더욱 강력한 헤드라이트로 바꾸고, 그래서 마주 오는 차에 피해를 주고, 단속의 대상이 된다. 유리창을 검게 하고 앞이 잘 안 보여 허우적거린다면 참 바보스러운 짓이다. 시간이 지나 지금의 앞 유리 틴팅을 되돌아보면 어이가 없을 것 같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액세서리

CREDIT

EDITOR / 박규철 / PHOTO / 랜드로버 / MOTOR TREND

Twitter facebook kakao Talk LINE